•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문화]영화와 공연이 만나 ‘썸타면’?

공연과 스크린 넘나드는 컬래버레이션 활발

  •  

cnbnews 제448호 김금영 기자⁄ 2015.09.17 08:49:06

▲프레인글로벌은 뮤지컬 해븐의 박용호 대표를 프로듀서로 영입해 뮤지컬 제작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프레인글로벌의 두 번째 작품으로 이름을 올린 뮤지컬 ‘쓰릴미’의 한 장면. 사진 = CNB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최근 영화 ‘베테랑’이 누적 관객 1200만 명을 돌파하며 1000만 돌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개봉한 ‘암살’ 또한 누적 관객 1200만 돌파 성과를 이뤘다. 이젠 1000만 관객 영화가 낯설지 않다. 이에 질세라 공연 또한 1000만 관객 시대를 맞고 있다. 1997년 첫 공연을 시작한 ‘난타’가 작년 12월 국내 최초로 1000만 관객 선을 넘어선 것.

이처럼 영화와 공연 시장은 모두 몸집을 불리며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렇게 사랑받는 두 장르가 서로에게 이끌리는 ‘썸’을 탄다면? 두 분야의 만남이 공연 제작 및 상영, 공연화-영화화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화와 공연의 장점을 살린 연합이 두 장르의 팬을 모두 그러모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PART 1. 영화사의 공연 제작 분투기
“흥행 성공” 쇼앤뉴, “공연 무산” 명필름, “기대주” 프레인글로벌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공연 제작에 뛰어든 영화사의 움직임이다. 대표적으로 영화 투자·배급사 NEW를 들 수 있다. NEW는 공연제작 자회사 쇼앤뉴를 설립하고 2013년 창작 뮤지컬 ‘디셈버’를 제작하며 공연 시장에 뛰어 들었다. 이 뮤지컬은 김준수, 박건형이라는 스타 캐스팅, 영화 ‘킬러들의 수다’ ‘웰컴 투 동막골’ ‘하이힐’부터 연극 ‘서툰 사람들’ ‘허탕’까지 영화와 공연 모두에서 활동해온 장진 감독의 연출, 50억 원의 대규모 제작비로 주목 받았다. 그리고 故 김광석의 노래를 바탕으로 설레는 사랑의 감성을 녹여내 흥행에 성공했다. 창작 뮤지컬 단일 판매 최고 기록을 갱신했고, 순수익 10억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쇼앤뉴는 뮤지컬 ‘디셈버’에 이어 꾸준히 공연 제작을 이어가 이듬해인 2014년엔 연극 ‘월남스키부대’를 내놨다. 영화배우로도 친숙한 심원철이 각본, 연출, 출연까지 강행했고, 관객 동원에 성공해 올 6월까지 앙코르 공연을 이어나갔다.

▲명필름의 첫 제작 뮤지컬로 화제를 모은 창작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공연이 무산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 = 명필름

그리고 올해 또 새 공연을 선보인다. 현재 DCF대명문화공장2관에서 음악극 ‘올드위키드송’을 올리고 있다. 이 작품은 쇼앤뉴와 배우 김수로의 첫 컬래버레이션 작품이다. 공연 예술 시리즈를 선보이는 ‘김수로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김수로는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머더 발라드’, 연극 ‘데스트랩’, 음악극 ‘유럽블로그’ 등 다양한 공연을 이어왔다. ‘디셈버’와 ‘월남스키부대’에 이어 ‘올드위키드송’까지 흥행 3연타를 날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쇼앤뉴가 공연 제작부터 흥행까지 성과를 올렸다면 영화 제작사 명필름은 아쉬운 사례다. 명필름의 첫 뮤지컬 제작은 화제가 됐다. 올 8월 자체 제작한 창작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선보일 계획이었다. 2001년 명필름이 제작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명필름 아트센터의 개관작으로 올릴 예정이었다. 자세한 공연 일정과 공식 포스터도 공개됐다.

원작 영화의 감독을 맡은 임순례 감독도 뮤지컬 팀을 만나 “명필름에서 직접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제작하며 영화의 본질적인 부분과 맞닿는 작업을 한다. 아직까지도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잘 봤다고 인사해주는 분들이 많은데, 영화 팬들이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통해 새 장르를 접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아 영화를 만든 사람으로서 기쁘다”고 격려했다. 그러나 공연장 시설에 문제가 생기면서 개관이 연기됐고 공연도 취소됐다. 차후 공연장 문제가 해결되면서 명필름이 뮤지컬 제작에서도 다크호스로 떠오를지 영화계와 공연계 모두가 지켜보는 중이다.

공연 전문 인력 영입해 제작과정 거쳐

프레인글로벌의 향후 행보에도 기대가 쏠리고 있다. 프레인글로벌은 2011년 자회사 프레인TPC를 설립했다. 류승룡, 류현셩, 오정세 등 영화배우가 소속된 프레인TPC는 영화 제작과 수입 및 배급 사업을 한다. 2014년엔 공연 및 음반 관련 레이블 ‘포트럭’을 설립하고 뮤지컬 배우 옥주현을 영입해 공연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올 7월엔 공연 제작사 뮤지컬 해븐의 박용호 대표를 프레인글로벌 뮤지컬 부문 프로듀서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박용호 프로듀서가 기획하는 작품에 프레인글로벌이 자금을 투자하고 마케팅을 지원하는 형태다.

프레인글로벌은 올 12월 ‘넥스트 투 노멀’을 선보이고, 두 번째 작품으로는 ‘쓰릴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두 작품 모두 박용호 프로듀서가 뮤지컬 해븐에서 성공적으로 선보인 바 있다. 2017년 공연을 목표로 대극장용 뮤지컬도 제작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다.


PART 2. 공연은 영화로, 영화는 공연으로
‘고래고래’ ‘공동경비구역 JSA’ 등 장르 넘나들어

장르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작품도 나오고 있다. 공연이 영화화되거나, 반대로 영화가 공연화 되는 사례들이다.

올 하반기 개봉을 앞둔 영화 ‘마차타고 고래고래’는 뮤지컬 버전 ‘고래고래’가 먼저 11월 15일까지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선보인다. 고등학교 시절 밴드 동아리였던 영민, 호빈, 민우, 병태 네 친구가 성인이 돼 각자의 삶을 살다가 오랜 꿈이었던 ‘자라섬 밴드 페스티벌’에 지원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극이다.

▲다양한 형태의 사랑 이야기를 다뤄 사랑받은 연극 ‘춘천 거기’는 영화로 만들어진다. 영화 ‘관상’ ‘우아한 세계’ 등을 만든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사진은 연극 ‘춘천 거기’의 한 장면. 사진 = 스토리피

‘고래고래’ 측은 “국내 최초로 기획 단계부터 영화 개봉과 뮤지컬 오픈을 동시에 계획했다”며 “뮤지컬 라이브가 갖는 매력과 영화만의 영상미를 각각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먼저 오픈하는 뮤지컬 버전은 5인조 라이브 록 밴드가 연주하는 서정적인 선율과 콘서트의 신나는 사운드가 어우러져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 한지상, 김신의, 김재범 등이 뮤지컬에도 출연한다.

영화 ‘김종욱 찾기’와 ‘살인의 추억’도 공연을 영화화한 사례로 유명하다. 올해 9주년을 맞이한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과 환상,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여성의 심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2006년 대학로에서 초연됐다. 총 3500회 공연으로 60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2013년엔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됐다. 2013년 중국 라이선스 공연에 이어 2016년 일본 라이선스 공연을 확정했다. 인기에 힘입어 2010년 공유, 임수정 주연의 영화로 제작돼 흥행에 성공했고, 같은 해 동명 소설도 발간됐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원작은 연극 ‘날 보러 와요’다. 연극에서 영화로 이어지는 장르 초월 성공이다. 연극 ‘유도소년’ ‘극적인 하룻밤’ ‘춘천 거기’ 등도 영화화된다. 

‘유도소년’은 1990년대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으로, 영화 ‘국제시장’을 제작한 JK필름이 영화 제작을 맡았다. 

우연히 하룻밤을 같이 보낸 남녀 이야기를 그리는 ‘극적인 하룻밤’은 대학로에서 꾸준히 공연되는 인기 작품으로, 올 하반기 동명의 영화가 개봉 예정이다. 

다양한 형태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춘천 거기’는 영화 ‘관상’ ‘우아한 세계’ 등을 만든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매력 있는 소재로 영화와 공연의 특성 살리고 대중 흥미 유발하는 효과

반대로 영화를 공연으로 만드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음악극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은 영화로 흥행성을 검증받은 뒤 공연으로 재탄생했다.

근작으로는 ‘공동경비구역 JSA’와 ‘만추’가 있다. 송강호, 이병헌 주연의 영화로 유명한 ‘공동경비구역 JSA’는 2013년 뮤지컬로 첫 선을 보였다. 영화의 원작이었던 박상연 작가의 소설 ‘DMZ’를 바탕으로 배경과 주제, 영화의 휴머니즘적 정서를 적절하게 섞어 뮤지컬만의 매력을 살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으로, 2013년, 2014년 공연에 이어 올 9월 18일 개막한다.

▲올 하반기 개봉을 앞둔 영화 ‘마차타고 고래고래’는 개봉 이전에 뮤지컬 버전인 ‘고래고래’를 먼저 선보인다. 영화 개봉과 뮤지컬 오픈을 동시에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현빈과 탕웨이가 출연한 영화 ‘만추’는 연극으로 만들어져 관객을 찾는다. 해외 유수 영화제를 석권하며 총 6번의 리메이크 작업을 거친 영화 ‘만추’는 7번째 리메이크로 연극이 된다. 뮤지컬 ‘셜록홈즈’ ‘빈센트 반 고흐’ ‘살리에르’ 등의 창작 뮤지컬을 선보인 HJ컬쳐의 첫 연극 작품으로 10월 개막 예정이다. 

영화의 공연화, 공연의 영화화에 대해 한 공연 관계자는 “매력 있는 소재를 영화와 공연 각 분야가 저마다의 특성을 살려 개성 있게 표현함으로써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며 “영화와 공연의 매력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어 관객의 호응도가 좋은 편이다. 앞으로도 영화와 공연의 활발한 교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ART 3. 영화관에서 느끼는 공연장의 땀과 열기
HJ컬쳐·메가박스 등 공연 실황 상영

세 번째 케이스는 영화관에 공연을 끌어들인 형태다. 영상화 작업을 거쳐 무대 위가 아닌 스크린 위에서 공연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국내 공연 뿐 아니라 해외 공연 실황까지, 공연장을 직접 찾기 힘든 관객에게 공연장의 열기를 전달한다. 10만 원대를 넘는 공연 입장티켓과 달리 1만 5000원대의 영화 입장권으로 관람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립극장은 2014년 3월 NT 라이브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NT 라이브는 영국 국립극장이 영국의 대표 연극을 촬영해 공연장과 영화관에 생중계 또는 앙코르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2009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이후 전 세계 500여 극장에서 150만 관객을 동원했다.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이 프로그램을 국립극장이 도입해 현재까지 ‘워 호스’ ‘코리올라누스’ ‘리어왕’ ‘프랑켄슈타인’ 등을 상영했다.

▲메가박스가 올 8월 극장에서 상영한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의 한 장면. 사진 = 메가박스

공연 제작사 HJ컬쳐는 국내 공연을 외국에서 상영하고 있다. 올해 자체 제작 뮤지컬 ‘살리에르’와 ‘파리넬리’의 상영회를 일본에서 열었다. 외국에서 첫 공연을 선보일 때 부담감을 줄이고, 공연에 대한 관심을 미리 고취시키기 위해 본 공연 진출 이전에 자막을 곁들인 공연 실황 영상을 먼저 선보이는 전략을 택했다. 3월 일본에서 선보인 ‘살리에르’의 경우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해 8월 재상영 되기도 했다.

저렴한 영화 티켓 가격으로 시공간 제약 없이 공연 관람하는 재미

HJ컬쳐 측은 “뮤지컬 상영회를 먼저 열어 현지 관객에게 보다 쉽고 가깝게 다가가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추후 공연을 통해 관객에게 순차적으로 다가갈 예정”이라며 “현재 공연 계획을 긍정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뮤지컬 ‘살리에르’가 개봉된 일본 도쿄 영화관 현장. 사진 = HJ컬쳐

국내에서는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이 해외 유수의 오페라, 연극, 뮤지컬, 클래식 등의 실황을 상영하고 있다. 메가박스는 올해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라 트라비아타’ ‘세비야의 이발사’ ‘호프만 이야기’ ‘가면무도회’ 등의 공연 실황을 상영했다. 롯데시네마도 오페라 ‘파우스트’ ‘아이다’ ‘후궁탈출’ ‘토스카’ 등 공연 실황을 상영했다.

이 같은 공연 실황 상영은 영화관을 자주 찾는 영화 팬에게 공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있다. 공연 팬들도 다각도에서 촬영된 클로즈업 화면을 통해 새로운 만족감을 준다. 배우의 생생한 숨소리와 얼굴에 흐르는 땀 한 줄기까지 큰 화면으로 전달되는 또 다른 매력이다.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