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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라이프 ㉔ 가야문화 터줏대감 민홍철 의원] “신라·백제 했으니 이제 가야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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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52호 최서윤 기자⁄ 2015.10.15 08:57:34

▲수로왕릉에서 해설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민홍철 의원(오른쪽). 사진제공 = 의원실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최서윤 기자) ‘가야 문화’라고 하면 신비롭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김수로왕과 인도에서 건너 온 허 왕후.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결혼으로 기록돼 있다. 가야는 김수로왕과 형제들이 신라 유리왕 19년에 12 부족 연맹체를 통합해 세운 나라다. 금관가야를 맹주로 해서 여섯 개가 있었다. 가야는 562년, 대가야를 끝으로 신라에 병합돼 흔적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낙동강 하류 지역을 차지했으며 금관가야의 수도가 현재의 경남 김해다. 최근 김해를 중심으로 가야의 흔적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앞장서는 인사 중 한 명인 새정치민주연합 민홍철 의원을 7일 CNB가 만나 가야 역사로 여행을 떠나봤다. 

김해의 문화유적으로는 가락국(기원 후 42~532년) 시조대왕의 왕릉인 수로왕릉(首露王陵)을 우선 들 수 있다. 김해 김씨·김해 허씨·인천 이씨의 시조이며 가락국을 창건한 수로왕은 알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수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김해시 어방동 분산 정상부 17만9000㎡ 부지에 635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 가야테마파크 전경. 사진제공 = 김해시청

“김해를 방문하면 수로왕릉을 꼭 봐야 합니다. 김해를 대표하는 문화유적이지요. 서기 42년 가락국을 건국한 김수로왕은 인도 야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을 왕비로 맞았습니다. 서기 199년 세상을 떠나 이곳에 묻혔지요. 봄과 가을에는 수로왕과 수로왕비의 신위를 모신 숭선전에서 대제를 올리는 숭선전 제례가 진행되니 가을 여행지로 딱 좋습니다.”

수로왕릉·김해가야테마파크 등 가을 역사여행 명소

수로왕은 199년, 158세로 붕어(崩御. 임금이 세상을 떠남)했다. ‘삼국유사’의 ‘가락국기’에는 대궐 동북쪽 평지에 높이 일장의 빈궁을 짓고, 장사를 지낸 후 주위 300보를 수로왕묘로 했다고 한다. 왕묘는 1963년 사적 73호로 지정됐다. 1994년까지 보수공사가 실시돼 현재의 모습으로 정화됐다. 

“우리는 김수로왕의 리더십에 주목해야 합니다. 국가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흩어져 있던 부족들을 통합했으니까요.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한 것입니다. 또 인도의 왕후와 결혼하면서 국제적으로 교류하는 안목도 있었지요. 김수로왕은 김해 김씨의 시조로 그치지 않고 고대국가 지도자로서 역할을 했습니다. 수로왕에 대한 재발견이 필요합니다.”

▲김해시 내동에 위치한 연지공원. 주변에 가야의 거리, 김해문화원, 박물관, 수로왕릉, 허왕후의 능이 있다. 사진제공 = 김해시청

김해가야테마파크(가야역사테마파크)도 가볼만 하다. 이곳은 김해시 어방동 분산 정상부 일원 17만 9000㎡ 부지에 635억 원을 투입해 조성했다. 고구려·백제·신라와 함께 오랫동안 번영을 누린 제4의 제국 가야의 우수한 문화를 재조명하고, 관광객들이 가야의 역사-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몄다. 거대한 터에 태극전, 가락정전, 왕후전 등 가야왕궁을 재현했으며, 놀이시설인 ‘가야 무사 어드벤처’와 600석 규모의 뮤지컬 공연장, 카라반 캠핑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역사와 현대문화가 공존한다. 

“역사테마파크는 5월에 개장했습니다. 김해의 역사와 문화를 놀이시설과 접목시킨 곳이지요. 놀이공원 이상의 의의와 차별성을 가집니다. 입구에 있는 것은 가야의 철기 문화를 상징하는 철광산입니다. 벽면에 박혀 있는 6개의 거대한 알은 6개 세력이 모여 가야를 이룬 것을 의미하지요. 앞으로 프로그램을 보강하고 숙박시설을 확충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예정입니다.”

진례면에는 2009년에 개관한 김해분청도자관이 있다. 가야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김해 도자기의 전통을 계승·발전시키고, 도자기 고장으로서의 면목을 확립시키기 위한 곳이다. 분청도자관으로는 전국 최초라고 한다. 분청사기의 우수성을 계승·발전시키고 도예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해 분청 도자기축제(문화관광부 지정 축제)가 있습니다. 김해 지역의 도자 문화는 김해 토기에서 시작해 가야 토기로 이어졌습니다. 신라 시대와 통일신라 시대를 거쳐 조선 시대에 황금기를 이뤘지요. 여러 역사서를 보면 김해 지역의 도자 문화 자료들이 남아 있습니다. ‘경상도 지리지’ 김해도호부에는 김해의 토산공물이 자기라고 기록돼 있다고 합니다. 가야 토기의 주산지가 김해였습니다. 상동면 대감리 분청사기 가마에서는 김해, 장흥고, 명 등이 새겨진 분청사기가 출토됐습니다. 도자관에는 가마도 있고 작품을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도 많고 전시실도 있어 가볼만 합니다.”

▲김해의 상징적 문화유적인 김수로왕릉. 1963년 사적 73호로 지정된 뒤 1994년까지 보수공사를 실시했다. 사진제공 = 김해시청

김해의 지붕이라 불리는 무척산의 등산로도 유명하다. 경남 양산시와 김해시 생림면의 경계에 있다. 산의 높이는 703m다. 장군바위, 연리지, 천지못, 통천정, 모은암, 기도원 등 볼거리가 많다.

“무척산의 정상에 가면 한라산 백록담이나 백두산 천지처럼 자연적인 저수지가 하나 있습니다. 이 저수지는 김수로 왕릉의 물줄기를 잡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수로왕의 국장을 치르기 위해 묏자리를 파는데 자꾸 물이 나왔던 것입니다. 이때 누군가 무척산 정산에 못을 파면 물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해 웅덩이를 팠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수로왕릉의 습지와 무척산이 통해 있다는 것입니다.” 

수로왕-허왕후 전설 품은 무척산·신어산 등산로

봄이면 철쭉축제를 여는 신어산(해발 630m)도 관광코스다. 신어산은 천년의 전설이 굽이굽이 흐르는 영험과 신비가 만개한 명산으로 유명하다. 북동쪽으로는 낙동강이 흐르고 남쪽으로는 광활한 김해평야가 펼쳐진다. 수려한 경관과 가락국 초기에 세워진 고찰 은하사, 동림사가 자리 잡았다. 이곳에도 수로왕과 허황옥 왕비의 신화가 깃들어 있다. 신어는 수로왕릉 정면에 새겨진 두 마리 물고기를 뜻한다. 가락국과 인도 아유타국의 상징이기도 하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5000여 장의 도자 타일로 꾸민 전시관이 명물이다. 사진제공 = 김해시청

“신어는 귀신 신(神)에 고기 어(漁)자를 씁니다. 김해의 신령스러운 산이지요. 김해의 각종 조형물 등에서 두 마리 물고기가 마주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신령스러운 물고기는 각국의 문화와 연결돼 있습니다. 김해와 인도 아유디야(아유타) 지역이 자매결연을 맺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도 두 마리 고기의 문양이 있으니 서로 문화적인 면에서 통한다는 얘기입니다.”

우리 역사에 불교가 처음 들어온 때는 서기 372년, 고구려 소수림왕 때로 공인돼 있다. 하지만 허 왕후의 오빠인 장유화상이 불교를 처음 전했다는 기록도 있다(그는 승려였다). 

“허황옥이 도래할 때 함께 온 장유화상이 불교 문화를 갖고 들어왔지요. 이때로 판단한다면 한반도에 불교가 들어온 역사가 300년 이상 앞당겨집니다. 아쉽게도 현재는 공인을 못 받고 있지요. 하지만, 앞으로 연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앞선 가야 문화가 일본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 역시 계속 연구돼야 하고요”라고 민 의원은 말했다.  

가야 문화의 발굴에는 고분 발굴 작업이 중요하다. 김해 봉황동의 청동시대 패총(조개더미)과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를 시도 중인 김해 대성동고분군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화포천 습지생태공원. 화포천은 국내 최대의 하천형 습지로 길이 8.4km, 넓이 299만 5000㎡에 달한다. 사진제공 = 김해시청

민 의원은 “김해는 패총이 유명합니다. 문화재청이 고분군 발굴 작업을 계속하고 있지요. 김해 대성동고분군과 함안 말이산고분군, 고령 지산동고분군 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기 위해 신청해 둔 상태입니다. 심사 통과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 뿐 아니라 문화재청과 유네스코 한국지부가 협조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지난 4월, 여야 영호남 의원들은 ‘가야문화권 지역발전을 위한 포럼’을 결성하고 가야 문화 살리기에 나섰다. 이 모임은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추진을 통해 가야 문화의 복원·발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7월 23일 법안을 발의했으며, 강동원(남원·순창), 김성곤(여수갑), 김종태(상주), 김태호(김해을), 민홍철(김해갑), 박민수(진안·무주·장수·임실), 여상규(하동·사천·남해), 우윤근(광양·구례), 이군현(고성·통영), 이완영(고령·성주·칠곡), 이정현(순천·곡성), 이종진(대구 달성), 조해진(창녕·밀양), 주승용(여수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가야테마파크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미라클 러브’. 가야 건국신화의 주인공인 김수로와 허황옥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진제공 = 김해시청

“여야 의원들이 가야 역사문화 포럼을 결성했습니다. 가야 문화권에 대한 체계적인 복원과 개발을 위한 지원특별법도 제출한 상태이지요. 지금까지 중앙정부는 가장 먼저 신라문화권을 시작으로 백제문화권까지 정비 했습니다. 이제는 가야문화권을 정비할 순서입니다. 지자체의 노력으로만 할 수는 없습니다. 특별법이 하루빨리 통과돼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복원작업을 해야 합니다.”

“가야문화 정비하면 日 관광객 오고 일자리 창출”

가야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민홍철 의원은 경제에 대한 관심도 크다.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문화융성시대를 연다고 했습니다. 한류의 세계화도 강조했고요. 가야 문화도 결국 같은 맥락입니다. 신라문화권을 정비해 경주문화엑스포를 했으니 가야문화권도 정비해 문화엑스포를 열어야 합니다. 특히 김해는 일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금강가야 문화가 일본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쳤으니까요.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일자리 창출도 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지요. 조각조각 나 있는 가야 문화를 발굴하고 복원시켜 지역 개발과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해야 합니다. 가야 문화권 정비를 위해 앞으로도 최대한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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