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구 독서경영] ‘메신저’: 마스터는 이렇게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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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 소장)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의 창조자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강력하고 효과적인 메시지가 상대를, 혹은 전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얘기한다. 세계적인 메신저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으며, 또한 타인의 마음을 흔드는 메시지를 어떻게 창조할 수 있었는지 소개하고 있다. 특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를 찾아서 전하는 사람을 뜻하는 ‘메신저’에는 누가 있으며, 그들이 사용한 메시지 전달 기술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경영자는 기업을 혁신시키기 위해 직원들의 열정을 자극시킬 메시지가 필요하고, 정치인은 자신을 지지하는 대중을 만들기 위해 효과적인 메시지가 필요하다. 또한 가정에서는 부모의 메시지에 따라 아이의 생활 태도와 삶이 달라진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소통의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메신저로 거듭나야 하고, 메시지를 의미 있게 다룰 줄 아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메신저들이 사용한 메시지 전달 기술을 ‘T.R.D. 법칙’으로 정리했다. Trigger(격발) → Remind(연상) → Diffusion(확산) 과정을 거쳐야 메시지가 상대방의 머리와 가슴에 살아남아 꽃을 피우고 향기를 퍼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모두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는 ‘메신저, 트리거의 마술사’라는 제목으로 격발의 법칙을 설명한다. 메시지가 상대방의 머리와 가슴에 적중하기 위한 조건과 방법이다.
두 번째 파트는 ‘메신저, 리마인드의 달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연상(Remind)의 법칙을 분석한다. 메시지의 씨앗을 전하고 수신자가 스스로 꽃을 피우도록 만드는 연상의 힘을 알려주는 장이다.
세 번째 파트 ‘메신저, 디퓨전의 혁신가들’은 확산(Diffusion)의 법칙을 설명한다. 격발과 연상으로 전해진 메시지가 스스로 확산하고 확장되기 위해 필요한 메신저의 역할을 제시했다.
▲ 메신저는 이렇듯 빤히 보이는 상황에 뛰어들어 충격과 반동의 메시지를 전파함으로써 예측 가능한 결말의 물줄기를 바꾼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결집해 현실을 변화시키는 물리적 힘으로 전환시킨다. 이처럼 메신저가 만들어 낸 새로운 상황을 후세 사람들은 ‘변화’라고 말하고 ‘혁신’이라고 평가한다. [‘프롤로그 - 모든 변화와 혁신은 메시지에서 시작된다’ 중]
▲ 결론적으로 말해서 약점이란 존재하지 않고 장점이라는 것도 영원하지 않다. ‘약점이라는 좌표’와 ‘장점이라는 좌표’만이 있을 뿐이다. 메신저는 약점과 장점에 얽매이지 않고 이러한 좌표를 이동시킬 수 있는지 살핀다. 메신저에게 약점이란 없다. 메시지를 부여하여 변화시켜야 할 대상과 상황이 있을 뿐이다. [‘약점이 아니라 약점이라는 좌표만이 존재할 뿐’ 중]
▲ 꿈은 현재에 매몰되어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더 멀리 이끄는 힘을 지니고 있다. 꿈을 가진 사람이 내다보는 그 지점은 메신저가 표적으로 삼은 지점이기도 하다. 오늘과 내일만 바라보는 사람은 오늘과 내일만을 위한 행동을 할 뿐이다. 이 상태에서는 메신저가 원하는 변화와 혁신을 이루기 힘들다. 이 매몰되고 고정된 시각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 편재에만 머물러 있는 사람의 고여 있는 생각을 뒤흔드는 것이 바로 꿈에 의한 격발이다. [‘꿈이라는 격발의 발사대’ 중]
▲ 메신저도 이러한 넛지의 작용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연상’이 바로 그것이다. 넛지가 행동을 변화시키는 부드러운 개입이라면 연상은 마음과 생각을 변화시키는 부드러운 개입이라 할 수 있다. 일단 대중을 향해 격발된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연상을 통해 보다 확고하게 메시지가 정착되는 단계가 필요하다. 행동경제학에서의 넛지가 알려진 것은 2008년이었지만 과거 수많은 메신저들은 이미 ‘메시지의 넛지’를 활용해 왔다. [‘메시지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넛지, 연상’ 중]
▲ 메신저가 자주 저지르는 잘못 중의 하나는 팩트가 곧 의미를 부여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팩트 위주의 메시지를 알려주면 그것은 곧 대중에게 객관적인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고 그로 인해 메시지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메시지가 좀 더 온전하게 사람들의 마음속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팩트나 객관성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팩트 너머에 있는 의미, 팩트 사이에 가려져 있는 틈새의 통찰을 뽑아 대중에게 연산시켜야 보다 확실한 메시지가 전달된다. 의미가 가미된 팩트는 비로소 새로운 메시지의 결을 갖추기 때문이다. [‘대중이 팩트를 볼 때, 메신저는 의미를 본다’ 중]
▲ 당신이 누군가의 메신저가 되고 싶다면, 혹은 당신을 이끌어 줄 메신저를 만나고 싶다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역할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고 링겔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은 어떤 조직이나 일에 참여하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구성원들이 조직 내에서 행하는 공헌도가 오히려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너지 효과가 ‘1+1=3’이 되는 것이라면 링겔만 효과는 ‘1+1=0.5’가 되는 현상이다. 이처럼 상반된 결과를 가름하는 경계에는 ‘주인 의식’이 있다. 링겔만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어떤 일과 사업을 위해 모인 구성원의 주인 의식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불꽃 튀는 스파크, 메신저와 메신저의 만남’ 중]
▲ 메신저가 철저하게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점은 곧 메신저의 광범위한 확산은 대중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곧 대중의 자발적인 참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메신저는 격발 시점부터 모든 것이 주도면밀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 물론 그러한 태도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 주도면밀함에 반드시 대중의 자발성이 결합되어야 한다. 모든 것을 혼자서 해내겠다는 것은 주도면밀한 것이 아니라 고집에 불과할 뿐이다. [‘참여의 즐거움, 메시지의 확산을 더욱 넓게’ 중]
▲ 하지만 세상이 시스템으로만 돌아가지 않듯이, 대상화된 사람들도 그저 그런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가진 주체성, 적극성, 삶을 행복으로 이끌어 가려는 원천적인 의지는 자본주의의 비정함에 늘 저항하기 때문이다. 탁월한 메신저의 존재가 빛나는 것은 바로 이 지점부터다. 그들은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원천적인 소통의 부재라는 상황에 굴하지 않고 인간을 따뜻한 감성으로 바라보고 소통을 통해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적극성을 깨우고 주체성을 북돋워 준다. 메신저들은 ‘함께하는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이며 변화와 혁신은 명령과 지시가 아닌 서로 돕고 배려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에필로그 - 소통을 멈추지 마라, 메신저의 상상은 현실이 될 것이다’ 중]
전 박사의 핵심 메시지
이 책은 메시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수많은 메신저의 사례를 통해 ‘무엇이 메시지가 되는가?’ ‘메시지는 어떻게 전해야 하는가?’ 같은 질문에 대한 도움을 준다. 단 하나의 메시지로 독일 통일의 초석을 마련한 빌리 브란트, 흑인 인권 운동의 비전과 방향을 정립한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개인의 삶을 의미 있는 사연으로 재발견한 오프라 윈프리 등의 강력한 메시지 전달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조직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리더, 대중과 교감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 신상품을 준비하는 기획자와 개발자, 고객에게 상품의 가치를 알리는 마케터와 유통업자를 비롯해 ‘소통의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메신저가 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 자신이 몰두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 상품의 가치를 구성원과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일상에도 메신저의 역할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실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메신저가 될 수 있고, 또 되어야 한다.
이 책이 진정한 메신저가 되는 능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메신저들이 사용한 메시지 전달의 기술인 T.R.D. 법칙, 즉 Trigger(격발) → Remind(연상) → Diffusion(확산) 과정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한 메신저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정리 = 안창현 기자)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 소장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