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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자인 - 소소헌] 집 안팎으로 자연 끌어당긴 ‘힐링 나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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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54호 안창현 기자⁄ 2015.10.29 08:47:41

▲경기도 파주 헤이리 마을의 단층 나무집 소소헌. 사진 = 석정민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안창현 기자) 경기도 파주 헤이리 마을에 키 큰 나무들 사이로 아담한 단층 나무 집이 들어서 있다. ‘소소헌(小少軒)’. 고즈넉한 전통 가옥의 정취와 모던한 세련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집이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뤄 자연의 한 부분처럼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 깊다. 이 집을 설계한 가와건축사사무소는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그래선지 기초부터 마감까지 시멘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말 그대로 자연 친화적인 공간이 됐다. 나무와 창호지 등 전통적인 소재를 사용한 건물 디자인은 은은한 정취를 풍기면서 진정한 휴식을 위한 안식처를 제공한다.

소소헌은 숲 속에 위치한 작은 목조 건물이다. 69㎡ 남직한 이 작은 공간은 오랜 풍경화 속 한 장면처럼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이다. 겉모습뿐 아니다. 친환경 주택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도록 소소헌은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

우선 친환경 주택에 걸맞도록 에너지를 합리적으로 활용한다. 에너지를 적게 쓰고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설계부터 배려했다. 집은 해가 잘 드는 남향을 바라보고 있고, 남쪽 지붕에는 처마를 약 1.35m까지 길게 내 한여름의 뜨거운 햇빛과 비바람으로부터 안전하게 벽을 보호해 내구성을 높였다.

▲소소헌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뤄 마치 자연의 한 부분처럼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 깊다. 사진 = 최삼영

본채와 이어진 나무 테라스는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다. 나무 무늬가 선명한 건물 외벽과 바닥은 목조 주택의 매력을 뽐낸다. 숲 속의 오두막처럼 아늑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다.

테라스의 바닥과 단단한 원목 테이블까지 집안 곳곳에서 퍼지는 은은한 나무 향기가 느껴진다. 건물을 둘러싼 나무 테라스에서 손을 뻗으면 나뭇가지에 손이 닿을 정도다. 소소헌은 주변 자연 환경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 써 처마부터 테라스 바닥까지 배려했다.

동서남북 각 방향마다 조금씩 다른 환경 요소와 기후에 맞춰 공간이 디자인됐다. 동-서향을 바라보는 측면은 외부 블라인드와 덧문을 사용해 아침저녁으로 깊숙이 들어오는 직사광선을 차단했다.

▲긴 처마는 한 여름 뜨거운 햇빛을 적절히 차단하고 비바람으로부터 벽을 보호해 내구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사진 = 석정민

화장실과 창고가 위치한 북쪽에는 켜를 둬 겨울철 한파로부터 실내 열 손실을 줄였다.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은 목조 주택이기에 단열을 높일 수 있도록 열반사 단열재, 기밀성과 투습-방습성을 갖춘 재료 등을 이용해 시공하고, 이후 기밀성 테스트로 검증 받았다.

소소헌은 외부의 건물 느낌이 실내에서도 그대로 살아 있다. 실내 디자인에도 자연 친화성을 살려,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 주변 자연 환경이 더욱 돋보인다.

▲천장의 길고 좁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실내를 밝고 분위기 있게 해준다. 사진 = 최삼영

실내에는 가운데 부분에 직사각형의 주방을 두고 양쪽에 방을 배치했다. 각 공간은 분리돼 있지만, 필요에 따라 하나로 합쳐질 수 있도록 유연성을 줬다. 가변형 칸막이를 이용해 원룸형 공간에서 거실-식당-주방이 연결된 공간으로, 즉 가족 구성원의 생활 패턴과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변형시킬 수 있다.

▲소소헌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 주변 자연 환경이 더욱 돋보인다. 사진 = 석정민

실내 가운데 위치한 주방 겸 거실에는 천장을 받치고 있는 얇은 나무 지지대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런 천장 형태는 전통 한옥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은은하게 빛나는 노란색 조명으로 실내를 밝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넓고 길게 난 창문은 실내의 답답함을 없애주며 천장의 길고 좁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주방을 밝게 유지시킨다.

시멘트 전혀 사용하지 않은 목조의 매력
자연 친화적인 배려 돋보여

또 소소헌의 가장자리 방에는 커다란 창문이 나 있다. 바닥에는 나무 무늬가 선명하고, 하얀색 벽면 덕에 실내는 단출한 느낌을 준다. 방을 감싸고 있는 소재에 외부의 근사한 풍경까지 힘을 더해, 방 안에 들어가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듯한 기분이다.

▲목조 건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소소헌 외관. 사진 = 최삼영

집 뒤편으로 나 있는 벽면에는 낮은 높이로 긴 창문을 만들었다. 깊게 만든 창틀에는 나무받침을 놓아 편한 벤치처럼 실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동서쪽을 바라보는 벽면은 외부 블라인드를 추가해 길게 들어오는 직사광선을 차단했고, 나무 소재 블라인드를 이용해 전체 건물 디자인과 통일감을 줬다.

또 자연 채광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전통 창호를 이용했다. 강한 햇살을 자연스럽게 조율해줘 여느 장식보다 더욱 분위기 있는 조명 역할을 한다. 기능적으로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사용에 편리를 추구했다. 소소헌이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발휘하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의 철학을 담은 고즈넉한 공간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소소헌(小少軒) [SOSOhun]

건축가 | 최삼영
설계 | (주)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위치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569
용도 | 제2종 근린생활시설(게스트하우스)
건축면적 | 69.57㎡
대지면적 | 766.9㎡
연면적 | 124.54㎡
구조 | 폴파운데이션(기초), 경골목구조
디자인팀 | 최우진, 최명식
인테리어 | (주)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 (주)스튜가이엔씨
사진 | 석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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