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기 변호사의 법 이야기] 원산지 속이면? 징역에 4배 과징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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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2013년 3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25곳에서 ‘안동·봉화’ 또는 ‘홍성 광천 한우 직판장’이란 간판을 내걸고 원산지를 속여 한우 330억 원어치를 팔아 온 혐의로, 민 모(43) 씨 등 15명을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매장은 수원, 안양, 대전을 비롯해 전국에 퍼져 있었습니다. 이들은 전국에서 한우를 경매 최저가에 구매했고, 3등급 판정을 받거나 열외등급을 받은 한우를 판매제품 이력 번호 옆에 ‘안동·봉화 직판장’ 등의 스티커를 붙여 원산지를 속였습니다.
이들이 운영한 매장은 1~2시간씩 줄을 서야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고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한우의 원산지가 문제됐지만, 최근 고춧가루, 쌀, 막걸리 원료의 원산지가 문제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식품의 원산지에 대한 단속 기사는 일 년에도 몇 차례씩 나옵니다. 그리고 각종 음식 관련 TV 프로그램에서도 식품 원산지에 대해 여러 차례 다룬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산지 표시를 속이는 일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음식점에서 식재료의 원산지를 표시할 의무를 가지게 된 것은 2008년부터입니다. 삼겹살이나 돼지갈비, 소갈비, 삼계탕 같은 고기류의 경우 국내산이면 국내산이라고 표시해야 합니다. 수입산일 경우, 미국이나 중국 등 수입한 나라의 이름까지 반드시 써야 합니다.
▲10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2별관 앞에서 황엽 전국한우협회 전무(가운데)가 원산지표시 위반업소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취재진에게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그리고 쇠고기의 경우는 국내산이라도 한우인지, 육우인지, 젖소인지 반드시 구분해 적어야 합니다. 2013년부터는 가격을 표시할 때 100g당 얼마인지도 알려야 합니다. 예전에는 음식점 메뉴판에 ‘갈비 1인분 15,000원’ 이렇게 써놔도 괜찮았지만, 이제 ‘갈비 100g당 10,000원’ 이렇게 100g당 가격을 반드시 써야 합니다. 음식점마다 1인분 기준이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아래의 3가지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①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거나, 이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
② 원산지 표시를 혼동하게 할 목적으로 그 표시를 손상·변경하는 행위
③ 원산지를 위장하여 판매하거나, 원산지 표시를 한 농수산물이나 그 가공품에 다른 농수산물이나 가공품을 혼합하여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보관이나 진열하는 행위
위와 같은 행위를 하다 적발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倂科)할 수 있다”고 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즉, 징역형과 벌금 중 하나만 선택적으로 선고받는 것이 아니라 징역형과 동시에 벌금형도 함께 받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하거나 아예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아 두 차례 이상 적발되면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 등에 음식점 이름이 공개됩니다. 위 규정이 만들어질 당시만 해도 상당히 강력한 규정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러나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문제는 그 이후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6월 4일부터 원산지 표시 개정법 시행
신고자에게 최대 500만 원 포상금
그러다 올해 6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이 개정됐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2년간 2회 이상 농수산물 원산지 거짓 표시 금지 규정을 위반한 자에 대해 그 위반 금액의 5배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추가됐습니다. 즉, 2015년 6월 4일부터 징역형과 벌금형에 추가해 과징금 부과가 가능합니다.
구체적인 과징금 부과 기준을 살펴보면 △위반행위로 적발된 날부터 다시 위반행위로 적발된 날을 기준으로 해 위반행위의 횟수를 산정하고 △1회 위반행위로 적발된 날부터 2년간의 위반횟수를 합산해 과징금을 부과하며 △위반금액이 6000만원을 초과한 경우 그 위반금액의 4배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되, 최고 3억 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됐습니다. 즉 최대 3억 원의 과징금이 추가로 부과될 수 있도록 법률과 시행령이 개정된 것입니다.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농수산물에 대해서는 원산지 종합관리시스템 부정유통신고센터 (http://origin.go.kr)에 신고할 수 있으며, 신고자에게는 신고 건당 최저 5만 원부터 최고 200만 원까지 포상금이 지급됩니다. 보다 강력한 법률이 시행된 만큼 원산지 표시를 속이는 행위가 근절되길 기대해 봅니다.
(정리 = 안창현 기자)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