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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사람들 - 방배서 수사지원팀 김승철 경위] 15종 자격증 보유한 별난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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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67호 안창현 기자⁄ 2016.01.28 08:56:46

▲방배서 수사지원팀 김승철 경위. 사진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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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안창현 기자) 지난 10월 21일, 경찰의 날 70주년을 맞아 방배경찰서는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들을 뽑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함께 의지하며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들이 서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였다. 여기서 수사지원팀의 김승철 경위(60)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 김 경위는 태권도 4단은 기본, 실용영어 4급에 측량기능사, 행정사, 기능강사, 경비지도사 등 각종 자격증만 15종을 보유하고 있었다. 바쁜 생활 중에도 틈틈이 시간을 쪼개서 열심히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자격증 종류가 다양하게 보이지만, 모두 다 경찰 일을 하는데 필요한 자격증”이라고 설명했다. 자격증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만난 김 경위는 내년 정년퇴직을 앞두고도 부지런히 새로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일반 행정사, 기술 행정사, 외국어 번역 행정사 등 다양하다. 보통 행정사는 타인의 위촉을 받아서 수수료를 받고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를 작성해주거나 대리로 제출해 주는 업무를 하는데, 그런 일에 자격이 필요하니까…” 김승철 경위는 자신이 얼마 전에 취득한 행정사 자격증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행정사 자격증이 경찰 업무에 어떻게 도움이 돼냐?’는 질문에 그는 “경찰서마다 민원 봉사실 있지 않나. 그곳에서 사건사고 민원을 접수하거나, 서류 처리하고 대민 서비스할 때 행정사 일이랑 비슷하다”고 했다.

그렇게 따질 때 경찰 업무와 관련이 없는 것은 없었다. 김 경위의 다양한 자격증 종류를 살펴보면, 새삼 경찰 업무가 얼마나 우리 생활에 광범위하고 밀접하게 들어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김 경위는 경비지도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 “경비지도사는 말 그대로 경비를 지도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경비나 관리인들을 주기적으로 교육하는 일을 한다. 자격증 시험에 아예 ‘경찰 경비’ 과목이 들어가 있다. 경찰서의 생활안전과에서 하는 일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시위 집회 현장에도 경비지도사가 필요하다. 집회에서 경비지도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현장을 관리 감독하게 돼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런 점에서도 경찰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셈이다.

“하다못해 운전 교습을 해도 기능강사 자격증이 필요한 시대다. 직업들이 다양해지니깐 그에 해당하는 자격증도 점점 많아지는 것 아니겠나. 경찰 일도 마찬가지다. 경찰에서 특채를 뽑을 때도 외국어, 법학 등 업무에 맞는 자격을 요구한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36살에 경찰이 된 김 경위도 특채로 경찰서에 들어왔다. 그 이전에는 토목 관련 일을 했다. 그가 측량기능사 1급, 측지기사 2급 등 토목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그제야 이해가 됐다.

▲지난 10월 21일 ‘경찰의 날’에 방배경찰서는 이색 경찰관으로 김 경위를 뽑았다. 사진 = 서울방배경찰서

“사실 경찰은 어려서부터 되고 싶었다. 항상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직업적으로 약자에게 도움을 주고 봉사할 수 있는 직업이다.” 하지만 뒤늦게 특채로 경찰이 될 때까지 어린 시절의 꿈은 이룰 수 없었다. 그는 “키가 작어서 경찰이 되지 못했다”며 웃었다. 165㎝ 커트라인에 미달이라는 것. 키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그는 “164cm”라며 또 웃었다.

“열심히 봉사하는 꿈, 경찰 돼 이뤘다”

키가 작아(?) 경찰이 되지 못했던 김 경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열심히 따놓았던 자격증 때문에 경찰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특채로 무도 단증 2단 이상인 사람을 모집할 때 그의 태권도 단증 등이 효력을 발휘한 것이다. 경찰이 된 이후에도 그가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렇게 김 경위는 워드 2급 자격증을 시작으로, 경찰 업무와 관련한 다양한 자격증을 섭렵하기에 이르렀다. 생활영어 4급은 외국인을 상대하는 경찰서 내 외사과 업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시험을 봤다.

그가 원래 가지고 있던 토목기사 자격증도 도움이 됐다. “경찰 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직업군의 주민들을 상대하게 된다. 한 번은 토목 관련 일을 하는 주민의 일을 도와준 적이 있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됐다.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다 조금씩 도움을 받는 것 같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김 경위는 수사지원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말 그대로 경제팀, 지능팀, 사이버팀 등 수사팀을 지원해주는 업무다. 여전히 바쁜 업무로 시간에 쫓기지만, 그는 요즘 소방안전 관리기사 자격증 준비를 하고 있다.

“요새 소방 설비나 안전 쪽으로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이제 내년이면 경찰 일을 그만두게 되는데, 앞으로 진로를 생각해서 관리기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경찰 생활하면서 참 좋았다. 약자인 내가 경찰이 돼서 다른 약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참 좋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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