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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변방에서 자생한 중견 현대 미술 작가들은 누구?

경기도미술관, ‘경기잡가(京畿雜歌)’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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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연수⁄ 2016.02.15 15:06:01

▲진기종, '자유의 전사'. 실리콘, 기타 오브제, 150 x 90 x 140cm(x2). 2015.


경기도미술관은 2월 19일~4월 3일 2016 경기아트프로젝트 ‘경기잡가(京畿雜歌)’전을 개최한다.


경기도에 축적된 문화자산과 특이성을 반영한 테마를 중심으로 기획하는 경기아트프로젝트의 일환인 이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에 다양한 결을 만들어낸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참여 작가는 김기라, 김태헌, 노동식, 배종헌, 윤상렬, 이중근, 이환권, 조습, 진기종, 함진, 홍경택이다.


전시제목 ‘경기잡가(京畿雜歌)’는 조선 후기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 지역에서 불린 노래다. 고상하고 바른 음악이라는 의미의 궁중에서 연주되던 정악(正樂)과는 달리, ‘소리’라는 의미에서 ‘잡가’라고 불렸다. 정악에 비해 저평가됐지만 당시 대중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변방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음악이었지만 결국 상층민과 하층민간의 양분화 되었던 문화예술의 권역을 넓혔고, 시대의 변화가 고스란히 투영돼 대중이 문화·예술의 주체가 되는 흐름에 일조했다.


이 전시는 주류 미술계와 거리가 있는 변방에서 생성된 현대 미술 작가들의 목소리를 잡가에 빗댄다. 미술관 측은 “이들이 이미 중견작가로서 독자적 예술세계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으나, 그 출발과 과정은 주류 사회가 마련해놓은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작동했다”고 전한다. 그들은 일류 미술대학이라는 학맥 등 기존의 전형적인 안전망 대신에 1990년대의 작은 대안 공간들, 비엔날레 등의 여러 방법들을 통해 주제 의식과 표현 방식에서 새로운 경향을 보여준다.


작은 부분에서 커다란 세계를 발견하는 작가 함진은 이번 전시에서 작품 ‘도시 이야기’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공간 속에 검은 점과 선을 그려놓은 것 같은 설치 작업은 그가 꾸준히 진행해 왔던 아주 작은 크기의 구상 작업과는 전혀 다르게 보이지만, 작가가 관찰한 주변의 작은 면면들이 추상적인 덩어리 안에서 구체적인 형태로 표현됐다.


스스로 작품 속 중심인물로 등장해 한국사회의 역사적 순간들에 기반을 둔 사진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조습 작가는 사회에 대한 냉철한 비판을 유치하고 해학적인 화면으로 보여준다. 그의 연출 사진 작업은 시나리오와 현장에서의 세밀한 연출에 의해 완성되는 영화 제작 방식을 닮았다.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일식' 시리즈로, 우리의 근대 국가가 탄생하게 된 계기를 전쟁으로 보고, 전쟁을 겪으며 살육 되어버린 인간, 서로 죽이거나 죽임을 당해 저승으로 가지 못한 채 이승을 떠도는 유령의 모습을 담았다.


김기라 작가는 영상과 드로잉을 통해 사회적으로 발언하는 예술가의 역할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30여 점의 드로잉 연작 ‘이념의 무게’는 망가진 신체의 일부를 확대 표현하거나, 본래의 쓰임새나 의미 체계를 잃어버린 사물들, 기형의 인체, 목적이 없는 행위 등을 표현했다. 정치적 이데올로기 및 현대 자본주의가 개인을 어떻게 변형시켜왔는지를 극단적으로 형상화해 인간사의 보편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미술관 측은 “199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에 나타난 다양성을 한데 증명해 보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 경기 지역 미술 현장에서 자생한 다양한 예술 활동의 국면들을 나누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기간 중에는 ‘잡가열창: 아티스트 토크’ 등의 전시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들이 직접 진행하는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다. 배종헌 작가가 그 첫 번째로, 전시를 여는 첫날인 2월 19일 오후 3시에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배종헌 작가를 시작으로 7주간 한 주에 한 번씩 ‘잡가열창: 아티스트 토크’가 예정돼 있다.


▲함진, '도시 이야기'. 폴리머클레이, 접착제, 철사, 낚싯줄, 가변 설치. 2013.

▲조습. '수박'. 피그먼트 프린트, 129 x 86cm.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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