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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 - 중국에서 벤처 창업] 中직원 잘하고 못하고는, 韓사장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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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71호 신동원 네오위즈 차이나 지사장⁄ 2016.02.25 08:56:57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신동원 네오위즈 차이나 지사장) 2004년 처음 중국에 도착해 했던 일은 중국인 구인이었다. 중국어가 가능한 한국 직원을 통해 채용 사이트를 통해 중국인 직원을 채용했다. 포지션은 출납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할 여직원이었다. 담당 팀장의 의견대로 한 여직원을 뽑았는데, 썩 회사 생활을 즐겁게 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회사 세팅 단계여서 인테리어를 하는 등 회사 분위기도 좀 어수선했다. 이 직원은 근무시간 도중 갑자기 핸드폰이 꺼지고 사라졌다. 공금도 약간 들고 나갔는데, 본인의 월급을 스스로 챙겨나간 수준이었다. 이 회사에서 일하기 싫다는 표현을 그렇게 했기에 많이 놀랐다. 나의 중국인 구인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후에도 중국인을 구인할 때는 주로 잘 알려진 채용 사이트에 유료 회원으로 가입한 뒤 그곳에서 최대한 많은 이력서를 확보해 면접을 보았다. 당시에는 중국인 인력이 부족했던 시기라 마땅한 인력을 찾기가 참 어려웠다. 인력 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한국에서 기대했던 수준의 인력을 찾기 힘들었다. 이력서에 적힌 내용이 부실하거나 사실과 다르기도 했고, 당시 중국어를 할 줄 모르는 나로서는 타인의 눈을 빌어 구인을 하는 데 한계가 많았다.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내내 중국인 인력들은 참 많이 들락거렸던 것 같다. 한국인에 비해 쉽게 나가고 쉽게 들어오는 경향이 많았다. 중국의 평균 재직 기간이 1.5년을 넘지 못한다는 수치가 증명하듯 춘절을 기점으로 이직이 가장 많았다. 

2009년 신노동법이 발표되고

다음차이나를 정리하고 있던 시기의 일이다. 본사에서 비즈니스 지속 여부와 예산을 확정해주지 않아, 새해가 시작되었는데도 거의 3개월째 직원들과의 계약을 못하고 있었다. 이때, 평소 성실하고 똑똑한 직원 중 한 명이 나에게 뭘 들고 들어왔다. ‘중화인민공화국 신노동법’의 일부 구절을 프린트한 내용이었다. 요지는 계약 기간 종료 후 새로운 계약을 미루면 1개월에 위로금 1개월치씩을 노동자에게 지불해야 한다는 규정이었다. 그렇게 3개월치 위로금을 요구했고, 나는 직원에게 크게 실망하여 마음을 다친 경험이 있다. 주위 시니어 중국인들로부터 그러한 요구는 정당해 보인다는 조언을 듣고, 이러한 것이 문화적 차이라는 걸 알게 된다. 즉, 한국인은 의리, 사람간의 관계 지향적인 속성이지만 중국인은 개인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며, 개인 간의 관계는 회사와 관계없는 사적인 문제라는 거다. 

2015년, 이직하지 않는 중국 직원들

2010년 네오위즈차이나로 옮기면서, 이젠 중국을 좀 더 이해하고 사랑해보겠노라 다짐했다. 이러한 마음이 직원들에게도 전달된 걸까, 필자가 뽑은 직원들은 거의 이직을 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끔 회사 사정으로 다운사이징을 한다든지 하는 이유로 직원을 떠나보내긴 했지만 그들에게도 일이 잘 풀렸고, 나중에는 편하게 회사에 놀러오기도 했다.

▲중국의 취업 사이트 51job.com에 게재된 LG전자 채용 공고.

중국에서의 나의 전반기 5년 반(2004년부터 2009년)과 후반기 5년 반(2010년부터 현재)은 이렇게 많이 달랐다. 그 사이 중국인 직원들의 의식이나 경제 수준이 많이 달라져서일까? 아니다. 직원들은 그대로였다. 다만 내가 바뀌었다. 현지화되어 있지 못하고 직원들을 위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지사장에서, 직원들 개개인을 진심으로 위하고 챙길 줄 하는 리더로 말이다. 이렇듯 똑같은 리소스를 가지고, 심지어 동일한 인물들의 리더라도,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중국인 직원들의 호응이 다르다. 대부분 조직의 문제는 ‘내 탓’에 많이 일어난다. 그런데 많은 한국 기업의 수장들은 그것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추천을 통한 검증이냐, 채용 사이트를 통하느냐

가장 이상적인 채용 방법은 추천이다. 지인을 통해 추천을 받는 게 큰 리스크를 줄여주고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검증이 가능하다. 채용 사이트를 통할 경우는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을 투여해야 한다. 지원자가 많은 반면 내실 있는 후보는 적기 때문에 지원서를 읽고 걸러내는 판단을 잘해야 한다. 이를 못하고 막무가내로 다 면접을 보면 엄청난 시간, 정력의 손실이 따른다. 면접은 최소한 한 사람당 1시간 정도는 이야기를 해야 그 사람의 인성과 실력을 알 수가 있다. 면접 시에는 한국에서처럼 너무 사적인 질문을 해서는 안 된다. 결혼은 언제 하냐,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는 있느냐 등은 금기시되는 질문이다. 

▲중국의 취업 사이트 zhaopin.com의 초기화면 중 일부.

추천도 이제는 인재 풀이 적어져 점점 어려워지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채용 사이트를 기본 풀(pool)로 활용하되, 후보자의 SNS(웨이신, 웨이보 등)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과 정보력을 검증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좋은 인재는 누구나 탐내고 모두가 찾아다니는 원석이다. 하지만 좋은 원석도 리더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보석이 될 수도 있고, 돌멩이처럼 튕겨 나갈 수도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되는’ 원리다.

나에게도 시행착오가 있었고, 어떤 방식이 중국인 인재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지 실험한 결과가 있다. 제일 좋은 결과는, 회사의 비전 공유보다 개인의 인생에 대한 배려와 관심에서 나왔다. 필자가 직원들에게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나는 당연히 우리 회사가 잘되면 좋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너의 인생이고 포지셔닝이다. 네가 이 시장에서 경쟁사의 담당자들보다 못하면 우리 회사엔 미래가 없다. 네가 전문가가 돼야 하고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회사를 위해 일하기보다는 너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걸어라. 그러면 너 자신을 이 시장에서 제대로 포지셔닝할 수 있고 우리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너를 많이 찾을 거다. 네가 잘되어 더 큰 곳으로 간다면 난 잡지 않을 거다.” 

직원들에게, 과거 내가 직원으로 일할 때 싫어했던 것들을 강요하지 않고, 회사를 최대한 편한 장소로 만들어줬을 때, 직원들은 비로소 일을 즐길 수 있었고, 한국인 직원 이상으로 일할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직원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회사 문화는 그렇게 완성돼 갔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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