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 맹물에 된장 푼 해장국이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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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골프장에서 판매하는 음식이 가격 대비 질과 맛이 떨어지고, 비싼 곳이 너무 많아, 골퍼의 한 사람으로서 분통이 터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최근 필자는 준재벌이 운영하는 여주의 S 골프장에서 내놓은 중간 그늘집 자장면을 조사해봤다. 즉석 자장면을 끓여서 내놓고 1만 3000원을 징수해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봉지 자장면은 삼류 식품회사 제품으로 정말 맛도 맛이지만 기름 냄새로 먹을 수가 없었다.
또한 동두천의 K 골프장 해장국은, 새벽에 준비가 미비해 국이 달여지지 않은 채 맹물에 된장 풀고 채소 삶은 것을 내놓았는데, 도저히 역겨워 먹을 수가 없었다. 밥도 어제 쓰다 남은 저녁밥이라서 그런지 미지근하고 떡이 되어 있어 숟가락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고도 1만 5000원이란다.
동두천 M 골프장. 이곳 그늘집 삶은 달걀은 삶는 기술이 부족해 껍데기와 흰자위가 한꺼번에 묻어서 나오는데 3300원을 받는다. 라운드 후 클럽하우스에서 먹는 김치전골은, 냉동 수입 돼지고기를 사용해 해동이 덜 된 고깃덩어리를 15분 끓였는데도 속은 아직도 고기 얼음덩어리가 그대로 남아 있다. 미안하다는 말도 듣지 못하고 2만 5000원을 내고 나오면서 골프장 욕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이런 비위생적이고 음식의 질과 상관없는 바가지요금은, 대한민국 골프장의 30%를 웃도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기도 여주의 T 골프장과 여수의 K 골프장의 그늘집 자장면은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경북 예천 H 골프장 5번 홀 그늘집 파전은 막걸리와 한 잔 하면 정말 맛있어 다음 파 3홀에서 홀인원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전남 땅끝마을 F 골프장의 아침 전복죽은 감칠맛이 좋아 다시 한 그릇을 더 들고 싶은 심정이다.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별미 음식을 내놓아 칭찬도 받고 수입도 올리고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 1석 3조의 효과를 보는 곳이 많다.
골프장 음식의 악평과 호평은 골프장 경영자의 음식에 대한 관심과 대고객 서비스 자세에 따라 달라진다.
▲골프장 자장면으로 배를 채우고 있는 필자. 사진 = 김의나
한국 골프장의 그늘집을 포함한 클럽하우스의 식당 운영권은, 40% 정도가 외부 업체에 위탁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한국골프장경영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위탁을 받은 운영업체 중에 일부는 고객 만족은 뒷전이고 저렴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폭리를 취해야지만 골프장 측에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라는 전언이다.
이런 악평 골프장의 경우, 위탁업체의 계약 기간이 끝나고 떠난 다음에도 골프장 클럽하우스 식당은 아무도 찾지 않고 외부 식당으로 발길을 돌리게 돼 텅텅 비게 된다.
결국 골프장 경영악화로 이어져 부채를 짊어지는 골프장으로 전락하는 파국을 맞이하는 원인이 된다는 점을 골프장 경영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리 = 박현준 기자)
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