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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 - CNBOX] 가상현실 활용한 재난교육 콘텐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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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91호 안창현⁄ 2016.07.08 17:34:34

▲CNBOX가 개발한 ‘트레인 디재스터 VR’의 한 장면. (사진=CNBOX)


(CNB저널=안창현 기자) 올해 초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5G를 향하여’란 TV 광고가 방영됐다. KT가 제작한 이 광고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가상현실이나 홀로그램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멀리 있는 시청자들도 올림픽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5G는 현재의 무선통신보다 300배에서 1000배 가까이 빠른 전송률을 나타낸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이를 통해 대용량의 가상현실이나 홀로그램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광고에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타트업 CNBOX 유미란 대표가 출연한 것은 이런 5G와 VR 기술이 접목되기 때문이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회사 CNBOX는 지난 2014년 재난 대처 가상현실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주목받은 스타트업이다. 가상현실은 그동안 주로 게임이나 이벤트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각광을 받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CNBOX는 이를 공공 가치를 중요시한 재난 교육 콘텐츠에 활용했다.

▲KT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5G를 향하여’ 광고에 유미란 대표가 출연했다. (사진=KT)


이들이 선보인 ‘트레인 디재스터 VR(Train Disaster VR)’은 지하철 화재 상황 시 시민들이 골든타임 내에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을 구현했다. 재난 대응 교육을 통해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치명적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체험자는 기어 VR이나 오큘러스 리프트 등의 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하고, 마치 게임처럼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할 캐릭터를 선택한다. 그리고 가상현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다양한 선택지와 마주해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면 지하철 객실 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문을 부수고 나갈 것인지, 비상벨을 찾을 것인지, 아니면 먼저 입과 코를 물티슈로 막을 것인지 등의 선택을 해야 한다. 이런 재난 가상현실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재난 대처 능력을 기르면, 향후 실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트레인 디재스터 VR’ 개발해 주목

유 대표는 “세월호 참사 등 재난 대비 안전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나 미국 등 안전교육이 생활화된 나라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런 교육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재난 대처 교육은 머리로 안전수칙을 외우는 것으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제와 유사한 상황에서 몸으로 익혀야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유 대표는 학교나 공공시설 등에서 이런 안전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장비들을 갖추고 있지만, 일부를 제외하곤 일반 시민들까지 직접 교육에 참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재난 상황을 간접 체험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가상현실과 재난 교육 콘텐츠가 융합된다면 실제 상황과 같은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가상현실을 이용해 지하철 화재 상황 시 대처요령을 간접 체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 (사진=CNBOX)


사실 ‘트레인 디재스터 VR’과 같은 콘텐츠는 높은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콘텐츠는 아니다. 유 대표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하철 재난 가상현실은 본래부터 대중적인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는 아니었다. 콘텐츠의 공공적인 가치를 먼저 생각했다.”

물론 이점도 있다. 게임 등 재미를 강조하는 분야에서 가상현실이 주목 받고 있지만, 이는 대중적인 트렌드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재난 교육 콘텐츠는 꼭 필요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그런 유행의 흐름을 따르지 않는다. 콘텐츠의 수명이 훨씬 길다고 할 수 있다.

“수익성이 좋은 콘텐츠는 많이 있다. 그런데 우리 이웃이나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단, 이런 콘텐츠를 CNBOX가 혼자 개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지자체나 공공기관들과 함께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 대표는 남들이 부러워할 대기업에 멀쩡히 잘 다니다 사회 복지사 공부를 하고, 뒤늦게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에 흥미를 느껴 창업까지 하게 된 케이스다. 회사 대표인 그가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수익성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당장 딱히 돈 되지 않는 안전 교육 콘텐츠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것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다.

▲CNBOX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모델을 가상현실 속에서 체험하는 마케팅을 지원했다. (사진=CNBOX)


공공성 있는 콘텐츠 고민할 때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가상현실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얻는 노하우로 다른 사업들에 도움을 받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계약해 가상현실을 이용한 마케팅을 지원했다. 실제 벤츠 전시장에 가야만 출시 모델을 볼 수 있지만, 가상현실 안에서 신형 모델을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현재 CNBOX는 ‘트레인 디재스터 VR’에 이어 보다 실제적인 재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가상현실과 더불어 보다 더 몰입적인 체험을 줄 수 있는 대체현실을 콘텐츠에 적용 중이다. 사용자의 움직임과 소리, 냄새 등을 가상화해서 오감을 자극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형태의 콘텐츠다.

▲CNBOX가 개발한 아동 안전 교육 콘텐츠. (사진=CNBOX)


유 대표는 “이제 가상현실 콘텐츠 시장이 조금 활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고,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사용자들에게 보다 매력적인 경험을 주면서 가상현실은 각 산업과 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술 개발에 앞장서면서도 가치 있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 또한 놓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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