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밀접하게 한국 미술의 현재를 전달하는 미술 평론가 반이정이 한국 동시대 미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펴낸 책이다. 2000년 전후의 한국 동시대 미술의 흐름 중 1998년부터 2009년까지 12년에 집중하며, 세기가 바뀌는 짧은 10여 년 동안 한국 미술이 압축적인 성장을 경험할 때 저자가 몸소 경험한 생생한 한국 미술의 모습을 전한다.
헌정 사상 첫 정권 교체가 있었고 세상 전체가 구조 조정을 겪으면서 이전과는 다른 세상이 출현하던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한국 미술 역시 시대의 한 부분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저자는 1998년부터 2009년까지 그 12년을 동양화, 전시장(대안 공간), 미술 비평, 관객, 미디어 아트, 팝 아트, 미술 시장/미술계 스캔들, 여성 미술 등 각각 독립된 12개의 주제와 연결시킨다. 그리고 이때 각각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시대상과도 연관 지음으로써 미술과 현실의 유기적인 관계를 설득한다.
현대/동시대 미술책을 일반 독자가 접하게 되지 않는 이유는 전문 용어의 난립과 이론에 예속된 문장 및 표현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논의되는 모든 주제들에 이론을 내세우기보다는 현장의 경험을 구체적인 근거로 삼았고, 일반 독자의 독해 감각에 적합한 표현과 문장을 구사한다. 전문 용어나 생소한 외래어에 의존하지 않고, 일반인 독자까지도 막힘없이 한국 동시대 미술의 흐름과 쟁점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전공자와 일반인 사이의 진도의 격차를 좁히고자 했다.
반이정 지음 / 2만 5000원 / 미메시스 펴냄 / 5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