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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서가, 포용 공간 혁명 다루는 ‘열린 공간이 세상을 바꾼다’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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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9호 김금영⁄ 2018.12.10 15:42:00

공공청사인 주민센터가 달라졌다. 이름도 바꾸고, 공간도 달라졌다. 동장실이나 기능실이 줄어들거나 압축돼 다른 곳으로 옮겨졌고,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넓어졌다. 민원 카운터로 나눠진 민원인과 공무원 공간의 이분법적 구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민원 카운터의 경계는 사라졌거나 흐려졌고, 공공 공간의 혁신은 이미 시작됐다. 이것은 몇몇 공간에서 드러나는 형태가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공간의 진화와 혁신은 어떻게 이뤄질까? 더 넓은 의미에서 현대 공간의 진화를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힘과 계기는 무엇일까?

공간서가가 ‘열린 공간이 세상을 바꾼다 - 포용 공간 혁명’을 펴냈다. 이 책은 사회 현상과 도시의 특징, 건축가론을 통해 사람들이 산업혁명 이후 도시 건축 공간을 어떻게 점유하고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지속 가능한 공간을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저자 천의영은 1999년 매장과 주택 재생 프로그램인 MBC 신장개업과 러브하우스에 출연했고, 서울디자인올림픽 총감독과 광주폴리Ⅲ 총감독, 서울시 공공 건축가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이제 공유가 아닌 포용의 시대”라며 “도시를 점유하고 있는 공간들이 기능과 역할, 사용자 부문에서 포용성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책은 총 네 개의 챕터로 구성돼 열린 공간이 중요한 이유와 예시들을 설명한다. 첫 번째 ‘공간의 경계가 무너졌다’는 공간이 변화와 혁신을 하게 된 배경, 그리고 베네치아 공화국의 공공건축가라 할 수 있는 안토니오 팔라디오를 언급한다.

두 번째 챕터에서는 산업혁명부터 지금까지 공간의 진화와 변화를 엿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커피하우스의 발생이다. 1686년 영국 시내에 에드워드 로이드가 커피하우스를 개장한다. 근대 커피하우스는 각 지역의 다양한 정보와 이념, 그리고 서로 다른 문화를 포용하면서, 여행이 많은 이방인 방문객들에게도 적정한 비용을 지불하면 잠정적 공간 주권을 선사하는 ‘사회적 공간 장치’로 성장했다. 또한 MoMA에 관한 새로운 시각도 제시한다. “MoMA는 여성 차별이 있었던 문화계에서 성적 포용성을 증가시킨 혁신적 공간 플랫폼”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세 번째 ‘포용의 뮤지엄이 만들어지다’는 뮤지엄이 어떻게 다른 기능을 포용하게 됐는지, 그 특징은 무엇인지, 구체적인 뮤지엄의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사례로 뽑은 뮤지엄들은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들이거나 뮤지엄 건축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들의 작품이다. 저자는 “뮤지엄의 기능이 상호융합, 복합현상으로 늘어나는 것은 현대적 공간의 개별적 다양성과 개방성이 늘어나는 열린 공간체제 확대의 일면”이라고 말한다.

‘열린 포용 공간이 해답이다’는 포용적 성격을 띤 뮤지엄 외 상업 공간과 공공 공간의 사례를 설명한다. 성수동의 수제화 산업을 기반으로 도시를 재생하고자 했던 성수역 하부에 개설한 공동 매장 프롬 SS나 식재료와 음식점을 결합한 그로서런트 개념을 도입한 밀라노 포르타 누오바의 이탈리,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선도하는 복합문화 공간 텐코르소코모, 무네아키가 설립한 CCC 등을 언급한다. 저자는 “장소의 잠재적 욕망과 가능성을 상품화해 장소의 매력을 증가시키는 것 이외에, 특정 장소의 브랜딩 아이덴티티를 위해 핵심가치와 핵심정신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면서 성공적인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10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이 원칙들은 지역의 특성이 달라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어떤 도시 건축 공간을 조성해야 하는지를 역설한다.

한편 공간서가는 월간 ‘SPACE(공간)’의 편집부가 발행하는 건축예술 분야 단행본 브랜드다. 1966년 창간 이후 한국 건축문화예술의 담론을 생성해 온 ‘SPACE’의 역할을 확장한 것으로, 동시대의 건축과 예술을 더 깊은 호흡과 시선으로 대중과 공유하고자 한다.

천의영 지음 / 공간서가 펴냄 / 1만 6000원 / 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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