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가 제왕의 학(學)을 위해 선조에게 지어 바쳤다는 ‘성학집요’는 책을 읽는 자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몸을 가다듬고, 자리를 잡는다. 시선을 차분히 두고, 작게 읊조린다. 마음을 비우고, 넉넉히 유영한다. 이때 자신과의 연관을 놓치지 않고 성찰한다. 한 구절을 읽으면 이것을 어떻게 적용 실천할지를 고민한다.(朱子曰, 讀書, 須要斂身正坐, 緩視微吟, 虛心涵泳, 切己省察, 讀一句書, 須體察這一句我將來甚處用得.)”-한형조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무엇보다 자신과의 연관성, 적용, 실천이 와닿습니다. 여러분은 새해 어떤 책을 읽을 계획이신가요? ‘문화경제’는 이번 호 특집을 통해 2022년 경제경영서 4권을 소개합니다. 추천 기준은 ‘적용과 실천 가능성’입니다.
먼저 데이터 분석 전문가이자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인 송길영 씨의 ‘그냥 하지 말라’는 코로나19로 인해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는 개인과 사회에 섬뜩한 경고장을 날립니다.
팬더믹을 통해 우리가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우리가 상상했던, 생각했던 일들이 문득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재택근무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체감조차 되지 않았던 ‘재택’은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건창호, 한샘, LX지인 등 인테리어 관련 기업은 ‘홈오피스’로 큰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41조 5000억 원이던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60조 원을 웃돌며 45%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고 합니다.
미리 생각하고 진정성 있게 준비해 행동에 옮기는 개인과 기업만이 ‘주체적 성공’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신흥 소비권력으로 부상하는 시니어 세대, 메타버스, NFT… 생각이 현실이 된다
특집 기사를 통해 소개된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역시 전망과 준비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또 하나의 책입니다. 이 책은 고령화 추세를 공급과 수요 감소라는 비관론이 아닌 ‘기회’로 ‘단언’합니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 ‘에이징 테크’ 등 새로운 시니어 트렌드는 독자들이 올 한해 생각, 기획, 적용해 볼 만한 중요한 비즈니스 아이템입니다. 책은 지금 세상을 움직이는 막강한 신흥 소비권력 5070 시니어 세대가 무엇을 원하며 갈망하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며 무엇을 사고 싶어 하고 어떤 것을 버리고 싶어 하는지 등 그들의 취향과 욕망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과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2022 미래지도’는 메타버스, VR, 블록체인, 암호화폐, NFT, 2차전지 등 2022년 성장 분야별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을 지도처럼 보여줍니다. ‘거인의 포트폴리오’는 거인들의 검증된 투자전략을 소개하고 있어 새내기 투자자들이 참고할만합니다.
다시 성학집요의 ‘책 읽는 자세’로 돌아가 봅니다. ‘메타버스, 암호화폐가 현실이 된 디지털 세상에 무슨 책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책은 여전히 ‘생각· 적용 ·실천’이라는 뜻밖의 선물을 줍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연일 네거티브만 난무합니다.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의미 없는 대선후보 토론회 대신, 차라리 책 한 권을 두고 후보들이 자신의 의견을 나누는 ‘대선후보 독서토론회’를 열면 어떨까요? 후보들이 가진 생각과 적용, 실천의 방법을 이렇게라도 살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