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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의 진화②]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의 뿌리는 1974년생 포니 “과거로부터 미래를 만든다”

반세기 전 ‘포니’에 담긴 대담한 정신과 디자인 유전자 전기차 아이오닉, N브랜드 최초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Vision 74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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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3호 김예은⁄ 2023.03.03 11:23:57

(왼쪽부터) 포니를 디자인한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이상엽 부사장이 1975년에 출시된 포니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현재와 미래에는 과거가 공존한다. 이를 대표적으로 대변하는 사례는 바로 현대차가 1974년 최초로 선보인 ‘포니’에서 시작된 정체성을 2023년인 현재까지 추종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반세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사회는 많은 부침과 변화를 거듭했으며, 현대차의 포니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다양한 요구로 진화하며 현재의 현대차를 완성해가고 있다.


현대차의 도약을 위한 도전과 새로운 브랜드의 시작점에는 과거의 뿌리에 대한 기반과 재해석이 공통으로 존재한다. 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며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을 론칭하고,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적용해 2021년 2월 내놓은 첫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5’는 포니에 기반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 브랜드인 N 브랜드를 기반으로 선보인 ‘수소전기차’의 미래 비전도 포니에 그 뿌리를 두었다.


포니의 시작은 1970년대 당시 전설적인 이탈리아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uigaro)가 1974년 10월 토리노 모터쇼(Turin Motor Show)에서 첫선을 보인 포니 쿠페로부터 시작된다.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인 ‘GFG 스타일’의 설립자 겸 대표로서,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 1, 2세대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99년에는 자동차 산업에 끼친 지대한 영향력을 인정받아 전 세계 자동차 저널리스트로부터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에 선정됐으며, 2002년에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1974 포니 쿠페 콘셉트 모델은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으나 당시 경제위기에 따른 사회적 이유로 결국 양산에 이르지 못했다. 대신 현대자동차의 신차 개발에 영감을 주는 아이콘 차량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가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첫 독자 생산 모델인 포니와 함께 선보인 포니 쿠페 콘셉트는 날렵하고 각진 아이코닉한 외관을 갖춘 현대차 최초의 콘셉트카이다. 현대차 포니 쿠페는 특유의 기하학적인 라인과 쐐기 모양의 코, 원형 헤드램프로 세기를 관통하는 아이콘 차량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지아로는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하는 ‘드로리안 DMC 12’를 디자인하면서 포니 쿠페를 기반으로 완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현대차는 ‘포니쿠페’를 첫 양산 스포츠카로 선보이고자 양산 프로토타입 차량까지 개발했으나, 당시 경제위기에 따른 사회적 이유로 결국 양산에 이르지 못했다. 대신 이에 영감을 받아 1975년 12월 4도어 세단 버전 포니가 출시된 이후 1976년 5월에는 포니 픽업이, 1977년 4월에는 스테이션 왜건 버전이, 1980년 3월에는 3도어 해치백 버전이 추가로 출시됐다.


포니는 한국에서 최초로 독자 생산된 모델이자, 해외로 수출된 첫 자동차로서, 현대차는 포니를 현대차가 국제 무대로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자 기념비적인 모델로 여기고 있다. 포니는 1976년 1월 영국에서 판매된 최초의 한국 자동차로 기록됐다. 같은 해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에콰도르, 이집트에 수출되기 시작했으며, 1978년에는 벨기에, 그리스, 네덜란드에도 수출됐다.


현대차 해외 시장 진출의 시작점이 된 모델 포니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현대차의 새로운 시작에 여전히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대한 첫 도전, 현대차만의 차별화 전략인 수소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비전과 같이 시대적 변혁과 도전의 기반에 포니가 있기 때문이다.

포니의 영감을 받아 개발된 아이오닉 5 차량 앞에서 (우측부터)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이상엽 부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전기차 시장 도전, 아이오닉 5 디자인의 뿌리는 포니
현대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최초로 적용하고, 현대차가 제시하는 전용 전기차만의 가치를 담은 아이오닉5를 2021년 2월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5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지향점인 ‘전동화 경험의 진보’를 향한 여정의 시작이다. 또한 아이오닉 5는 전기차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를 알리는 친환경 차량으로,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닌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통해 전용 전기차만의 새로운 디자인과 전기차 시대에 자동차를 경험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제시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에 포니를 두었다. 아이오닉 5의 외부는 포니로 시작된 현대차의 디자인 유산을 재조명, 과거에서 현재와 미래로 연결되는 시간을 초월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모델인 아이오닉 5는 포니를 시작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한 현대차의 지난 45년간 여정과 현대차 디자인에 대한 존경을 담아 디자인됐다. 사진=현대자동차

이는 1974년 처음 공개된 포니가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시작을 알리는 아이콘이었던 것처럼 포니가 대변하는 현대차의 도전정신을 디자인에 담은 아이오닉 5도 첫 전용 전기차로서 새로운 전기차 시대를 선도해 나간다는 의미가 있다.

 

아이오닉 5는 포니를 연상시키는 측면 실루엣을 바탕으로 직선으로 곧게 뻗은 캐릭터 라인으로 독창성을 강조하고 동급 최장인 3000mm의 축간거리를 적용했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 고유의 디자인 유산을 계승해 차별화된 전기차 디자인을 완성하고, 전기차가 선보이는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전달하는 첫 차량이라는 의미가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가 포니를 시작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한 현대차의 지난 45년간 여정과 현대차 디자인에 대한 존경을 담은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파라메트릭 픽셀은 아이오닉 5의 헤드램프와 후미등, 휠 등에 적용돼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하고 진보적이고 미래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사진=현대자동차

이 밖에도 아이오닉 5의 핵심적인 디자인 요소는 파라메트릭 픽셀(Parametric Pixel)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만의 특별한 제품 디자인을 위해 기존의 차량 외관 및 인테리어를 새롭게 정의하며 아이오닉만의 파라메트릭 픽셀을 개발했다. 파라메트릭 픽셀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형상화한 아이오닉 5의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해 세대를 관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파라메트릭 픽셀은 전조등과 후미등, 휠을 비롯해 전기 충전구에도 적용돼 아이오닉 5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고객에게 미래 모빌리티가 선사할 창의성과 즐거움을 대변한다. 현대차는 이후 모든 아이오닉 모델에 도입될 보석 같은 독특한 디자인의 파라메트릭 픽셀이 미래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니 쿠페 콘셉트 차량과 이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N Vision 74의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N브랜드의 비전을 담은 최초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Vision 74
‘과거에서 얻은 영감을 통해 미래를 디자인한다’고 밝힌 현대차는 지난해 7월 포니에 기반을 둔 고성능 롤링랩(Rolling Lab, 움직이는 연구소) 차량 ‘N Vision 74’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롤링랩은 모터스포츠에서 영감받은 고성능 기술들을 양산모델에 반영하기에 앞서, 연구개발 및 검증하는 차량이다. 차세대 전동화 차량 개발을 위해 도입된 시리즈 N Vision 74는 현대차가 배터리 모터와 수소연료전지를 결합해 개발한 N 브랜드 최초의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으로, 수소전기차의 고성능 콘셉트를 실체화하고 포니쿠페 콘셉트 정신을 계승한 차량이다. 이는 과거 역사의 계승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미래의 고성능 차량에 대한 N브랜드의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N Vision 74는 전동화 시대를 넘어 더 먼 미래에도 ‘운전의 재미’를 제공하고자 하는 N브랜드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개발된 차량이다. 현대차가 2015년 N브랜드를 런칭하며 N브랜드의 지속 가능한 미래 방향성을 제시한 이후 7년 만에 공개한 ‘N Vision 74’는 수소 고성능 콘셉트를 7년간의 연구 끝에 실체화한 500kW급의 파워트레인과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충전 시간을 통해 새로운 운전 경험을 제시한다. 현대차는 N Vision 74를 ‘운전의 재미’를 향한 열정과 상상들이 움직이는 현실로 만들어진 동시에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꿈을 이룬 차량이라고 소개했다.

 

N 비전 74는 1974년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N Vision 74는 배터리 모터와 수소연료전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개발되었으며, 이를 위하여 새로운 레이아웃 구상부터 개발이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1974년 현대차의 콘셉트카였던 ‘포니쿠페’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현대차는 ‘포니쿠페’에 담긴 대담한 정신은 여전히 회사 전체의 사고방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N Vision 74는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고 극대화해서 집약적으로 반영한 차량이라고 밝혔다.


현대디자인센터 이상엽 부사장은 “N Vision 74는 현대차가 1974년 선보인 ‘포니쿠페’ 콘셉트카의 대담한 정신을 계승했다”며, “한국 최초의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과거 엔지니어들의 헌신적 열정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담아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LA 오토쇼'에서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호세 무뇨스(Jose Munoz) 사장이 ‘N Vision 74’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N Vision 74는 이러한 구조체 내에서 고성능과 냉각 성능의 밸런스를 찾아가면서 3채널 냉각시스템을 개발해왔다. N Vision 74는 주행 환경에 따라 배터리 또는 수소연료 사용 조건을 연구해서 냉각성능을 증진했으며, 뒷바퀴에 달린 트윈 모터를 제어하는 조건 역시 연구개발을 통해 정확하고 빠른 토크 벡터링을 구현했다. 이러한 현대차 N의 노력은 수소전기차의 긴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에 대한 장점을 통해 지속가능한 고성능 차량 및 모터스포츠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술 측면에서 N Vision 74는 배터리 모터와 수소연료전지의 서로 다른 두 개의 동력원이 최대한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개발돼 최고출력 500kW, 최대토크 900Nm, 최고속도 250km/h,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 600km를 발휘한다.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N Vision 74 와 RN22e(N Vision 74와 함께 공개된 E-GMP기반의 고성능 전기차 롤링랩)는 제품 라인업 전체의 개발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지니고 있고, 롤링랩은 단순 양산모델을 넘어 선행기술을 지속 개발하는 등대의 역할”이라며, “이런 독특하고 전략적인 접근은 현대차 및 N브랜드가 한계를 뛰어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도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N Vision 74는 지난해 12월 영국 BBC 탑기어 매거진이 선정한 ‘올해의 인기 차량(Instant Icon Award)’에 이름을 올렸다. N 비전 74가 수상한 올해의 인기 차량은 과감한 기술적 혁신으로 눈길을 사로잡으며 많은 인기를 얻은 제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탑기어 측은 선정 이유에 대해 “N 비전 74를 통해 현대차의 과거 디자인과 미래 고성능 차량 개발에 대한 추진력을 엿볼 수 있었다”며 “현대차가 N 비전 74를 통해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현대차그룹 CCO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자인 토크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선보였던 ‘포니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조르제토 주지아로, 반세기 만에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한다
현대차의 새로운 도전마다 기준점을 제시해온 포니는 2023년 반세기 만에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 현대차는 포니의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협력해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선보였던 ‘포니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지난해 11월 밝혔다.


현대차의 공식 초청으로 지난 해 11월 21일 방한한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디자이너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1974년 포니가 양산됐던 울산 공장을 돌아보는 등 현대차와의 협업을 시작했다.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디자인 토크 행사를 한 현대차는 이 자리에서 주지아로가 운영하는 GFG 스타일과 공동으로 포니 쿠페 콘셉트를 복원하기로 하고, 올해 봄 최초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복원 프로젝트는 포니 개발을 통해 자동차를 국가의 중추 수출산업으로 육성해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염원했던 정주영 선대 회장의 수출보국 정신과 포니 쿠페를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했던 당시 임직원들의 열정을 되짚어 보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헤리티지는 과거의 영광스러운 발자취이자 미래의 가능성을 새롭게 여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첫 고유 모델인 포니와 포니 쿠페 콘셉트는 전동화 및 모빌리티 시대에 새로운 도전을 앞둔 현대차에 커다란 정신적, 경험적 유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엽 부사장은 “오리지널 포니와 포니 쿠페 콘셉트는 세계적으로 디자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아이오닉 5’와 ‘N Vision 74’ 등 여러 모델에 영향을 미친 특별한 작품”이라며 “주지아로의 손으로 다시 태어날 포니 쿠페 콘셉트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그리다(Shaping the future with legacy)’라는 철학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포니를 디자인했던 시절,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 한국과 현대차의 디자인을 맡아 뿌듯했다”며 “현대차의 브랜드 유산을 기념하는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게 돼 매우 영광이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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