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3.08.21 09:56:15
‘그것이 알고싶다’ 피프티피프티 편이 방송 직후 편파적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가운데 다른 그룹 뉴진스, 방탄소년단(BTS)와의 비교 부분에 KBS PD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피프티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둘러싼 진실공방과 케이팝 아이돌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소속사 어트랙트, 외주 용역사 더기버스, 멤버들 측의 인터뷰를 다뤘는데, 피프티피프티 멤버의 한 가족은 “돈이고 뭐고 다 둘째치고 ‘가수를 안 했으면 안 했지, 다시는 (소속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멤버들이) 공황장애로 여러 번 발작도 겪었고, 한 번은 병원에서 실신해 산소호흡기로 깨어난 적도 있었다”며 “소속사에 CCTV도 있었고 숙소에 감시와 통제가 너무 심하고 압력이 심했다”며 “소속사가 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전속계약서상 멤버들과 소속사의 수익 분배 비율이 3대 7이라는 점도 공개됐다. 외주 용역사 더기버스 측이 스웨덴 작곡가로부터 사들인 ‘큐피드’ 데모곡을 거의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발매한 정황도 드러났다.
영국 케이팝 전문기자와의 인터뷰도 담았다. 해당 기자는 피프티피프티의 노래 ‘큐피드’의 현지 인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에서 OOO가 엄청 인기가 많다고 알고 있는데 영국에서는 사실 거의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그룹의 이름은 묵음처리 됐지만,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발음과 입모양 등으로 해당 묵음을 뉴진스라 추측했다.
방송 엔딩 부분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그룹으로 우뚝 서기까지 그들 뒤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아이돌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는 멘트가 나왔는데, 일부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드러냈다.
현재 방탄소년단 정국의 솔로 데뷔곡 ‘세븐’은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전주보다 순위가 한 계단 오른 24위를 기록하며 5주 연속 진입했고, 뉴진스의 ‘슈퍼 샤이’는 전주보다 열네 계단 내려간 77위로 6주 연속 이름을 올렸으며, 피프티피프티의 ‘큐피드’는 전주보다 열아홉 계단 하락한 95위로 21주 연속 진입하는 등 모두 활약하고 있는데 굳이 한 팀의 성과를 높이고자 다른 팀의 노력을 낮게 표현했다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들이다.
해당 내용이 방송된 이후 KBS 예능 프로듀서 고국진 PD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체 무얼 얘기하고 싶은 걸까. 감정에 호소하는 마지막에서 할 말을 잃었다”며 “문제 가수에 대한 인기를 표현함에 있어 많은 기사와 데이터로 표현할 수 있었는데 굳이 타 가수가 누군지도 모른다는 해외 기자의 인터뷰를 넣은 의도는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혹평이 이어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사태의 쟁점이 된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의 학력과 이력 위주나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이 독자 활동을 위해 한국어 팀명과 활동명에 대한 개별 상표권 출원 신청을 한 사실 등은 다뤄지지 않고, 피프티피프티 멤버가 제작진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진행자인 김상중이 직접 읽은 대목 또한 편파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네티즌은 “한쪽에서의 입장에 편향된 방송이 아쉽다”, “정작 궁금한 건 다루지 않고 이미 보도를 통해 나온 사실들만 정리했다”, “후속 취재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너무 편파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그동안 피프티피프티의 입장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었는데 이를 다룬 기회였다”, “나름 중립적이었다고 본다”, “여론이야말로 너무 한쪽으로 쏠려 있는 느낌” 등 다른 의견들도 있었다.
한편 피프티피프티는 국내엔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4인조 여성 아이돌이었지만 신곡 큐피드 싱글 앨범이 발매 4주 만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깜짝 진입한 이후 최고 17위를 기록하고 21주가 넘도록 상위권에 머무르는 기염을 토하며 ‘중소돌의 기적’으로 불렸다.
대세 행보에 급제동이 걸린 건 6월부터다. 피프티피프티는 6월 19일 어트랙트가 정산자료 제공 의무와 멤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타협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라는 취지로 조정에 회부해 9일 조정기일을 열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일단 종결됐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