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3.08.28 09:45:05
자우림 보컬 김윤아가 일본 후쿠시마 제0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비판한 가운데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딸 정유라 씨가 이를 비판했다.
정씨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중졸’이라 이해를 못 하는 건가. 일본(인)은 지구에 안 사는 거냐”라며 “‘RIP(Rest In Peace를 줄인 말로, 고인의 죽음을 애도할 때 쓰는 표현) 지구’라고 하면 일본인은 어디에 사느냐”고 물었다.
이어 “일본인은 뭐 단체로 방사능 면역이라도 있는 거냐. (김씨) 말만 들으면 다 죽게 생겼는데, 이 간단한 질문에 답도 못하면서 ‘몰라. 아무튼 해양오염 일본 전범’ 이러면 장땡인 거냐”라고 거듭 물으며 “나라가 무슨 행동을 할 때는 자국민의 이익이라는 게 있어야 할 텐데, (일본이) 지구를 오염시킬 정도의 오염수를 자기네 나라 앞 바다에 푸는 게 대체 무슨 이득이 있는 거겠냐. 일본인은 생선 안 먹고 일본에는 비 안 오냐”고 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공부를 해서 국제원자력기구에 들어가서 연구 결과를 들고 반대해야지, 과학이라고는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마지막으로 공부한 사람이 평생을 과학 공부해 온 사람의 말을 ‘아 몰라, 아무튼 맞다’고 이러면 안 창피하냐”라고 물으며 글을 마쳤다.
전 전 의원도 김윤아를 공개 비판했다. 전 전 의원은 25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김윤아 씨가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 대해 며칠 전부터 24일엔 ‘지옥이다!’라며 격분하더라”며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났을 때 ‘처리도 안 된 오염수’가 방류됐지만 이번은 ‘처리수’라고 하더니, 그때는 왜 가만있고 지금 와서 분노하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전 의원은 김윤아가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해 일본 오사카 식당에서 청어 소바를 먹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캡처해 공개하며 “2016년과 2019년 김윤아 씨는 ‘일본 먹방러’로 끝내줬다”고 비꼬며 “‘제 2의 문재인’이 목표인지, ‘제2의 청산규리’가 롤모델인지 궁금하다”고 힐난했다. 청산규리는 2008년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 논란이 벌어졌을 때 당시 촛불집회에 참석한 배우 김규리가 “미국소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입에 털어 넣겠다”고 하자 극우성향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를 중심으로 김규리에게 붙였던 별명이다.
자우림의 일본 영구 입국금지 조치를 취해달라는 청원도 제기됐다. 유튜브 채널 ‘신의 한수’ 측은 일본 외무성에 “처리수가 방류된 후 자우림 김윤아가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이후 지구는 멸망하고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을 상대로 선동을 했다”며 “일본 외무성 차원에서 일본에 대한 영구 입국금지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윤아 외에도 배우 장혁진 역시 생선조림 사진을 찍어 공유하며 “오염수 방출의 날. 이런 만행이라니. 너무나 일본스럽다. 맘 놓고 해산물 먹을 날이 사라졌다. 다음 세대에게 죄지었다”라는 글을 올렸다. 다만 현재 장혁진은 해당 글을 삭제한 상태다.
현재 김윤아 개인 인스타그램엔 다양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김윤아는 “우와아아!! 말로만 듣던 그 분들이 친히 댓글 달러 와 주시다니!! 직접 만나는 건 오랜만이다”라고 대응했다.
일각에서는 김윤아에 대한 비난이 도를 지나쳤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이렇게 공격을 받아도 되는 거냐”, “개인의 의견을 말했을 뿐인데 선동이라는 이미지를 뒤집어 씌우냐”, “김윤아 응원한다”, “이렇게까지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유명인이 이런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 “소신 발언했다”. “일본인도 오염수 방류 반대한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반면 “과학적 근거가 있는데 씁쓸하다”, “노래 좋아했는데 실망이다”, “이번 발언은 경솔했다”, “불안감만 더 크게 조성했다”, “일본 여행 열심히 다니지 않았나”, “이번 사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 “파급력이 있는 사람들은 SNS에 올릴 글을 조심해서 써야 한다” 등 비판의 의견들도 이어졌다.
앞서 김윤아는 24일 인스타그램에 ‘RIP 地球(지구)’라고 적힌 이미지를 게시하며 “며칠 전부터 나는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블레이드러너 +4년에 영화적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 방사능비가 그치지 않아 빛도 들지 않는 영화 속 LA의 풍경”이라며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비판했다.
김윤아는 X(옛 트위터)를 통해서도 물이 순환하는 과정이 담긴 이미지를 올리며 “중학교 과학, 물의 순환. 해양 오염의 문제는 생선과 김을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생선을 앞세워 최악의 해양 오염 사태는 반찬 선택 범위의 문제로 한없이 작게 찌그러진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본은 24일 오후 1시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이미 134만 톤의 오염수가 1000여 개의 대형 탱크에 들어있으며, 현재도 원전 부지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인해 오염수가 추가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