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3.10.03 10:29:05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간신히 8강 티켓을 거머쥔 대표팀에 격려와 쓴소리를 동시에 남겼다.
김연경은 2일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배구 여자부 한국과 네팔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지금 대표팀에 가장 중요한 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어제 베트남전을 앞두고는 팀 분위기가 좋았는데, 뭔가 정신적으로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 보이더라. 잘 이겨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그는 이어 “대표팀에 주전 6명의 선수가 명확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어느 정도 고정을 해서 성적 여부와 관계없이 기회를 주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날 네팔과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21, 25-14, 25-11)으로 이기며 조 2위로 8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날 C조 첫 경기인 베트남전에서 1, 2세트를 따낸 뒤 3, 4, 5세트를 내리 내주며 역전패했다. 특히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베트남에 패해 충격을 줬다. KBS 해설위원으로 베트남전을 중계했던 김연경도 충격을 받은 듯 경기 후 별다른 코멘트를 남기지 않고 경기장을 떠난 바 있다.
하지만 네팔전을 앞두고 김연경은 후배들의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해 직접 관중석으로 내려와 후배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배구 팬들에게도 “우리 선수들을 너무 나무라지 말아달라”며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미래 세대들에게 어떻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지 다 같이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배구계 최고의 스타이기도 한 김연경은 최근 KBS에서 해설 첫 도전으로 화제가 됐다.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김연경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KBS 해설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관련해 배구선수 이재영 공식 팬클럽 재영타임은 팬카페 게시물을 통해 김연경의 여자배구 해설위원 위촉을 비난하며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앞과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일대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담은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앞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배구선수는 2020~2021시즌 흥국생명에서 김연경과 함께 활약했으나 팀 불화설과 쌍둥이의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지며 팀에서 방출됐다. 두 사람은 이후 그리스 리그로 이적했지만, 이재영은 부상으로 조기 귀국해 현재까지 소속팀이 없는 상태로 개인 훈련 중이다.
2021~2022시즌을 그리스 리그에서 소화한 이다영은 이듬해 루마니아에서 시즌을 치렀고, 2023~2024시즌은 프랑스 리그에서 뛴다. 이다영은 지난달 5일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연경과 갈등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김연경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거나 김연경을 ‘성희롱, 갑질 가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영 또한 배구전문 잡지 ‘더스파이크’와의 인터뷰에서 “흥국생명 시절 김연경의 괴롭힘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연경의 소속사인 라이언앳은 지난달 16일 “김연경 선수에 대해 악의적으로 작성돼 배포된 보도자료 및 유튜버에 대해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선처 및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