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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마케팅①] 1만 원대 '김 세트'부터 1000만 원 넘는 '프리미엄 샴페인'까지

'초고가 vs 가성비' 상품 동시에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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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9호 김금영⁄ 2024.09.03 09:48:48

하반기 대목 중 하나인 한가위(추석)가 바로 코앞이다. ‘유통가 하반기 실적은 추석 대목에서 판가름난다’고 할 정도로 큰 장이기에 올해 추석 선물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1만 원짜리 김 세트부터 1000만 원이 훌쩍 넘는 프리미엄 샴페인까지, ‘초고가’와 ‘가성비’ 선물이 동시에 인기다.

백화점 3사, 희소성 갖춘 ‘프리미엄’으로 승부수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2024년 추석 선물 세트를 홍보하는 모델들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백화점들은 고급스러움을 내세운 제품들을 선보였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이번 추석 선물 세트 키워드를 ‘초 프리미엄(超 Premium)’, ‘익스클루시브(Exclusive)’, ‘큐레이션(Curation)’으로 지정했다. 특히, 이번 추석에는 ‘엘 익스클루시브(L Exclusive)’ 라인을 새롭게 기획해 ‘희소성’을 지닌 프리미엄 선물들을 출시했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이 단독으로 선보이는 1세트 한정 프리미엄 빈티지 샴페인 ‘살롱 버티컬 세트’(1460만 원)가 있다. 롯데백화점 측은 “오직 작황이 좋은 해에만 생산 가능해 20세기 내내 단 37개의 빈티지만 생산된 ‘살롱 르 메닐(각 750ml, 1996·1999·2002·2004)’ 샴페인 4병으로 구성됐다”며 “그 희소성으로 인해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를 지니고 있어 다이아몬드에 비유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알마스 골드 캐비아(30g)’는 10개 한정으로 판매한다. ‘알마스’는 러시아어로 다이아몬드를 뜻하며 2만 5000분의 1 확률로 탄생하는 알비노 철갑상어 품종에서만 생산이 가능한 캐비아다. 롯데백화점 측은 “한 스푼(3g)에 13만 원이라는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알마스 등급 캐비아라는 희소성으로 판매 2시간 만에 사전 예약이 몰리는 등 고객의 수요를 사로잡았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이 단독으로 선보이는 1세트 한정 프리미엄 빈티지 샴페인 '살롱 버티컬 세트' 제품 이미지. 사진=롯데백화점

국내에서 100병 한정으로 만나볼 수 있는 프리미엄 올리브오일 선물도 판매한다. ‘아버 사크리스 럭셔리 1000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250ml)은 스페인 파르가 올리브 품종으로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올리브 나무 35그루에서 생산되며 가격은 38만 원에 이른다. 한정으로 생산되는 1000병 중 국내 수입이 가능한 100병 전량 롯데백화점에서 단독으로 확보해 한정 수량 기프트로 선보였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수입 올리브유 판매는 올해 상반기 기간 동안 지난해 동기간 대비 40% 신장세를 기록하며 다양한 품종의 프리미엄 올리브유에 대한 수요를 증명했다.

이 밖에 롯데백화점이 국내 사업을 펼치고 있는 ‘바샤커피 햄퍼 기프트’를 30세트 한정으로, 멕시코 장인이 만든 프리미엄 테킬라인 ‘클라쎄 아줄 테킬라’(375ml)를 300세트 한정으로 판매한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시시호시’와 양태오 디자이너가 협업해 기획한 ‘양태오 디자이너 경대(鏡臺) 헤리티지 에디션’도 30개 한정 수량으로 출시해 전통 소품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추석 선물을 선보였다. 가격은 20만 원대부터 62만 원대까지 아우른다.

현대백화점에서 2024년 추석 선물세트 주요 상품들을 직원이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도 프리미엄 선물 수요를 겨냥하는 최고급 상품을 마련했다. 1++등급 한우 중에서도 마블링 최고 등급(No.9)만 사용한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과 ‘현대명품 한우 프리미엄’ 등이 대표적으로, 200만~300만 원대에 이른다.

청과 선물세트 구성도 다양화했다. 명절 대표 과일인 사과·배를 비롯해 다양한 신품종을 혼합해 구성한 상품으로 세분화된 고객 취향을 공략한다. ‘과일의 정점 특(特)’이 대표 상품으로, 이스라엘에서 수입해 국내 재배에 성공한 ‘갈리아멜론’과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국산 신품종 ‘슈팅스타포도’가 포함된 게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이 선보이는 프리미엄 킹크랩 찜 제품 이미지. 사진=현대백화점

수산물도 프리미엄을 입었다. 전통적 명절 선물인 굴비는 ‘현대명품 참굴비 10마리’, ‘영광 봄굴비 10마리’, ‘영광 마른 굴비 10마리’ 등 프리미엄 세트로 구성된다. 가격은 27만 원대부터 350만 원대까지 책정됐다. 킹크랩도 등장했다. 현대백화점은 2kg 이상의 킹크랩 1마리를 담은 ‘프리미엄 킹크랩 찜’, 1kg 이상 대게 1마리를 넣은 ‘프리미엄 대게 찜’과 700g 이상 랍스터 3마리로 구성된 ‘프리미엄 랍스터 찜’ 등이다.

독도 인근에서 조업되는 최상급 국산 새우로 독도새우라 불리는 ‘도화새우’와 스페인 청정 지역에서 한정 수량으로만 조업되는 프리미엄 새우인 ‘까라비네로 새우’, 크고 단단하며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 ‘블랙 타이거 왕새우’ 등 프리미엄 새우도 종류별로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 선물 세트인 '5스타' 물량을 지난 추석 대비 20%가량 확대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 선물 세트인 ‘5스타’ 물량을 지난 추석 대비 20%가량 확대했다. 5스타는 신세계백화점이 국내 유명 산지와 직접 협력해, 최상급의 상품을 엄선해 만든 초격차 프리미엄 명절 선물세트 브랜드다. 바이어가 한우·수산·청과의 국내 명산지를 발굴해 생산 과정을 관리하고, 상품까지 직접 개발·구성해 최고 수준으로 완성한다는 설명이다. 최종적으로 신세계백화점의 엄격한 기준에 부합한 상품만이 5스타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

2004년 처음 선보인 5스타는 20년간 매 명절 완판 행진을 이어왔다. 인기에 부응해 매년 10~20%씩 물량을 늘려왔는데, 최근 3년간 프리미엄 선물 수요가 더욱 높아지며 완판 시기가 3~5일씩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스타 대표 상품으로는 1++ 한우 중에서도 마블링 스코어 최고 등급인 9등급 최상급 부위로만 세트를 구성한 ‘명품 한우 The No.9’, 등심, 한우 한 마리에서 불과 2%만 생산되는 특수 부위를 세트로 구성한 ‘명품 미각 한우’ 등이 있으며, 85만 ~250만 원대로 구성됐다.

신세계백화점 명품 추석 선물 5스타 선물세트 이미지. 사진=신세계백화점

5스타 수산 세트는 위판장 경매 물량 중 상위 5% 안에 드는 1m 이상 크기의 특대 갈치, 3년 이상 자란 28cm 이상 크기의 굴비만을 선별해 구성했다. 대표상품으로는 특대 봄조기를 천일염으로 섭간한 후 36시간 냉풍 건조한 ‘명품 재래굴비 특호’, 청정 제주 바다에서 살집이 오르는 겨울에 어획한 갈치 중 특대 사이즈만 선별해 소포장한 ‘명품 제주 동(冬) 갈치’ 등이 있다.

명품 청과 세트는 신세계 바이어가 직접 발굴한 산지의 우수 농가에서 난 원물 중, 3차례 선별 과정을 통해 당도와 크기, 과형, 색깔 등이 최상급인 상품만을 선보인다. 대표상품으로는 ‘명품 셀렉트팜 햄퍼’, 충북원예농협·안양골 영농조합과 협업으로 선별한 ‘명품 사과 배 만복 세트’, 추풍령 고산지의 일교차를 활용해 키워낸 고당도 프리미엄 ‘명품 샤인머스캣’ 등이 있다.

대형마트·편의점, 고물가 속 ‘가성비’ 내세워 인기

이마트가 올해 가성비 세트를 내세운 ‘사전예약 1차 기간’인 8월 2~23일 추석 선물세트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간 대비 약 4% 가량 매출이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마트

대형마트, 편의점은 ‘가성비’를 내세운 추석 선물세트로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가 올해 가성비 세트를 내세운 ‘사전예약 1차 기간’인 8월 2~23일 추석 선물세트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간 대비 약 4% 가량 매출이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기간 중 마지막 날인 8월 23일에는 역대 추석 중 하루 최대 세트 판매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마트 측은 “유통 노하우를 활용해 판매가격을 동결하거나 낮춘 세트들이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사과 선물세트는 전년 대비 매출이 50.5% 증가했다. 사과와 배 등이 혼합된 ‘과일 혼합 세트’ 매출은 25.6% 늘었다. 이마트는 유명산지 사과세트(사과 3.9㎏)의 가격을 지난해 대비 17% 인하하는 등 주력 과일 선물세트 가격을 평균 10% 내린 바 있다. 사전 기획과 트레이더스·이마트 에브리데이 통합매입 등을 통해 판매가격을 동결하거나 낮출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우와 옥돔, 김 선물세트 등도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상승했다. 이마트는 카드 할인행사를 통해 한우와 옥돔 선물세트를 20% 할인 판매했고, 원초 가격이 오른 김 선물세트는 통합매입을 통해 가격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동결했다. 그 결과, 1차 사전예약 기간 한우 선물세트는 매출 신장률이 두 자릿수에 달했고, 옥돔 선물세트는 신상품임에도 1000세트 가까이 팔렸다.

롯데마트 보틀벙커 잠실점에서 주류 선물세트를 홍보하고 있는 주류부문 상품기획자들의 모습.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도 실속족을 겨냥한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지난 추석과 비교해 3만 원대 이하 가성비 과일 선물 세트 품목을 30% 이상, 준비 물량도 20%가량 늘렸다. 특히 3만 원대 이상 8만 원대 이하의 가성비 와인 2묶음 선물세트 물량을 약 30% 확대했다.

대표 상품으로 ‘이탈리아 우마니론끼 비고르 세트’를 엘포인트 회원 대상으로 3만 원대에 판매한다. 유명 연예인이 마셔 SNS 상 화제가 됐던 이탈리아 와인 레드/화이트 2종으로 구성됐다. 1만 원대 가성비 선물 상품으로는 ‘포르투 발도우로 토니 포트’가 있다.

GS25에서 고객이 추석 소불고기 전골 도시락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GS리테일

편의점 GS25는 고물가 장기화 속 가성비 선물을 준비하려는 고객을 위해 1만~1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620종의 명절 상품을 준비했다. GS25 측은 “과일, 한우세트부터 주류, 통조림, 전자기기까지 사실상 전 카테고리 내 실속형 상품을 다양하게 마련해 명절 물가 안정 및 고객 선택의 폭을 크게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명절 물가 안정 취지로 예년 명절 대비 행사 상품 규모와 할인 폭을 높여 사전 예약 구매 혜택을 강화했으며, 이 기간 구매 고객은 최대 50% 규모의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선물뿐 아니라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한 도시락도 내놓았다. 9월 10일 출시하는 ‘추석 소불고기 전골 도시락’은 지역 특색을 살린 한식 메뉴 서울식 소불고기 전골을 메인으로 구성한 명절 한상 콘셉트 도시락이다. GS25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GS25 명절 도시락은 출시 직후 도시락 매출 1위에 단숨에 올라서고, 동시에 추석 명절 연휴 기간(당일 포함 3일 기준) 동안 2위 도시락과 매출 격차를 2배 이상 벌리는 등 독보적인 매출 특수를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에도 GS25는 가성비를 앞세운 명절 도시락으로 한가위 특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마트24 매장에서 고객들이 설 선물세트 카달로그 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는 가성비를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이마트24는 선물세트 종류를 지난 설 명절 대비 50여 종 축소하고, 대신 카테고리별로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베스트 상품은 지난 설 명절 12종에서 올해는 16종으로 확대해 할인 판매했다. 이마트24 측은 “명절선물에 대한 걱정과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상품 품목수를 줄이는 대신 베스트 상품에 할인혜택을 집중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고물가 속에 실속형 소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5만 원 이하의 가성비 선물세트 비중을 지난 설 명절 대비 10% 늘렸다.

이 일환으로 2만 원에서부터 7만 원대로 가성비 높은 선물세트상품 16개를 선정해 8월 말일까지 할인 판매를 진행했다. 이마트24의 가성비 높은 베스트 선물세트 상품은 안동사과, 설성 이동소갈비선물세트 등 신선식품과 식용유/통조림세트, 생활용품세트 등 비식품 및 생활용품 16종으로, 매년 명절에 가장 인기를 끌었던 상품들로 눈길을 끌었다.

행사카드(KB국민/비씨)로 베스트 선물세트 16종을 결제 시 20% 할인된 가격인 2만 원대부터 7만 원대로 명절 선물세트를 준비할 수 있게 했다. 해당 상품들은 무료택배(신선식품) 또는 2~5개 단위(신선식품 외) 구매 시 배송비 없이 원하는 장소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올해 추석 명절에는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좋은 실속형 선물을 중심으로, 이색 선물세트까지 다양하게 선보였다”며 “편의점이 명절 선물 구입처로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과 할인 행사를 강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고물가와 경기 불황으로 인해 가성비를 내세운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전 예약판매 기간을 이용해 더 저렴하게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라며 “이 가운데 특별한 선물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희소성 있는 상품들도 동시에 인기를 끌며 양극화 현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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