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4.11.01 15:50:36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비엔날레급 작가’ 10명이 한데 모인 전시가 오는 11월 15일~12월 19일까지 울산 장생포문화창고에서 열린다(관람 시간 10:00 ~18:30/무료 관람). 전시회 제목은 ‘한중일 현대미술 인류 공동체를 향한 메시지’. 참여 작가들은 유성숙, 김진열, 이주영, 황승우, 박야일, 이달비(한국), 조지강, 장효몽(중국), 마츠모토 다카시 츠부라 카메모토(일본)이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 한국과 중국, 혹은 한국과 일본 작가들이 참여하는 통상적인 기획, 교류전과 달리 컬렉터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작품성이 검증된 수준급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 때문에 전시 전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미술 애호가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 주제와 어울리게,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이들은 각각 지역 현안과 정체성에 대한 고뇌를 작품을 통해 나타내고 있지만, 이들이 다루는 조형 언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 개인이 속한 민족이라는 경계를 벗어나 인류 공동체를 향하고 있다는 공통 분모를 추출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해외 커미셔너이자 작가로서 참여하는 조지강은 흔히 ‘중국 현대 미술의 4대 천왕’(장샤오강, 웨민준, 팡리쥔, 쩡판즈)으로 불리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인물로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상상미술관의 예술총감독을 맡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개별성과 국가주의와의 관계를 조명하는 작업으로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여류 화가로서 그동안 수백 여 회의 국내외 아트페어 참여와 개인전을 통해 신앙을 향한 인간의 원초적인 고뇌와 그 터널을 통과한 뒤의 겸손을 그려 온 유성숙 작가는 200호에 이르는 대작을 선보이며 한층 깊고 원숙해진 작품 세계로 관람객들을 맞는다.
이외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들의 독특한 캐릭터가 도드라진 작품을 다수 만나볼 수 있다.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 시대의 현실을 보여주거나(김진열), 인간의 다양한 내면을 보여주는 조각(황승우), 콘테로 나타낸 숙명처럼 삼아온 사회의 모순(이주영), 어렵고 불편한 세상에 대한 한 차원 높은 이해(박야일), 결과 중심의 세태를 비판하고 과정을 중시하는 사회를 씨앗으로 표현한 작품(이달비)들이 그것이다.
또한 사이보그를 통해 미래의 인간을 입체와 평면으로 보여주는 작품(장효몽), 인간과 이웃한 생명의 원형질을 테라코타로 만든 작품(마츠모토 다카시), 늘상 접하는 자연 현상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성을 조명하고 있는 작품(츠부라 카메모토)은 전시를 관람하며 눈여겨볼만 하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