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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미국 시카고박물관, 독립된 한국실 확장 재개관”

재개관 기념 전시 진행…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서봉총 금관 등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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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4.11.08 10:40:28

미국 시카고박물관 한국실 전시장 전경.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미국 시카고박물관(관장 제임스 론도) 한국실의 확장 재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11월 1일부터 2026년 9월까지 약 2년간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을 대여 전시한다고 밝혔다. 전시 기간 중 ‘서봉총 금관 및 금제 허리띠’ 등 지정문화유산을 포함한 특집 전시는 내년 2월까지 3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시카고박물관의 한국실 확장 이전 재개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국실 지원 사업으로 진행됐으며, 기존 대비 세 배 가량 확대된 새로운 상설전시 공간에서 한국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자체 소장품을 보유한 지 100여 년 만에 독립된 한국실 전용 공간을 마련하고, 첫 한국실 전담 큐레이터가 한국실 확장 개편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한국실 지원 사업의 의미 있는 결과물로 평가된다.

시카고박물관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보스턴박물관과 함께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대표적 문화기관이다. 1920년대부터 한국미술을 수집해 왔으며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도자, 회화, 현대미술품 300여 점 등 다양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러나 100여 년 수집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독립된 전시실이 없어 중국실 내에 위치한 몇 개 진열장에서 한국 문화유산을 전시해 왔다. 진열장의 한계로 고려청자 위주의 도자 전시 등만 이루어졌던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시카고박물관 한국실 내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우), 시카고박물관 지연수 큐레이터. 미국 시카고박물관 한국실 전시장 전경.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새로 탄생한 독립된 한국실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한국 미술 전시가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급증하는 관심을 다각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풀 수 있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그간 한국 문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온 시카고박물관은 더 확장된 공간에서 더 많은 관람객을 맞이하며, 폭넓고 깊이 있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관 기념 전시에서는 ‘한국의 미술’을 주제로 금관과 금제 허리띠를 비롯해 책가도 병풍, 분청사기, 백자 등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과 불상과 고려청자, 현대미술품 등 시카고박물관의 소장품이 함께 어우러져 다양한 한국의 문화유산 61건을 공개한다.

보존 처리를 마치고 100년 만에 공개하는 시카고박물관의 소장품인 18세기 불상으로 한국의 불교문화를 소개하고,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시카고박물관의 고려청자 소장품으로 한국의 다도 문화를 다룬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인 책가도 병풍을 비롯해 분청사기·백자·연적과 벼루 등으로 조선시대 물질 물화와 문화적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전통재료인 한지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 작품인 전광영 작가의 작품도 소개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전시품은 단연 신라의 뛰어난 금속공예 기술과 예술성을 잘 보여주는 보물 서봉총 금관과 금제 허리띠다. 서봉총 금관은 맞가지 모양과 엇가지 모양의 장식 등 기존에 출토된 신라 금관들의 전형적인 형태를 보여주지만, 다른 금관에는 없는 열 십(十)자 모양의 금판과 봉황 모양 장식 등 화려함이 돋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서봉총 금제 허리띠’ 신라 5세기, 드리게 85cm.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서봉총 금관과 금제 허리띠는 신라 왕실의 위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고대 유물이다. 금관에는 일제 강점기 발굴 이후 잘못 조합된 부분이 있었는데, 2016년 국립중앙박물관 연구자들이 올바르게 복원했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서봉총 금관과 허리띠는 고대 신라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한국의 문화유산이다. 이번 전시로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과 높은 관심이 이곳 미국에서 더욱 확산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백자 연적도 매우 독특한 전시품으로 주목할 만하다. 용, 학, 복숭아, 만(卍) 무늬 등 화려하게 장식된 연적 안에 사찰 전각 조각과 인물이 감춰져 있어 보는 이의 상상과 감탄을 자아낸다. 과학적 조사를 기반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제작한 연적의 구조와 물길을 보여주는 고화질 영상 자료는 전시기간 동안 한국실 내에서 상시 상영될 예정이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과 시카고박물관의 자체 소장품이 함께 어우러져 소개됨으로써, 더 많은 이들이 한국의 역사와 예술을 접하고, 양국 간의 문화 교류 또한 한층 깊어질 것이라 기대한다”는 축사를 전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향후에도 K-컬처에 대한 높은 관심에 부응하고, 다양한 국가와 기관에 대한 한국실 지원 사업을 활성화하여, 세계가 공유하는 글로벌 문화유산으로서의 한국 전통문화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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