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를 맞은 프리즈 서울이 6일 막을 내렸다.
한국화랑협회가 운영하는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함께 열린 이번 행사는 전 세계 예술가와 기관, 컬렉터, 문화계 인사들이 서울을 찾게 했으며, 서울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미술 시장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매김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는 평가다.
3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프리즈 서울 2025’에는 28개국에서 121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나흘간 48개국에서 7만 명이 찾았으며, 160개 이상의 세계 유수 미술관 및 기관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주요 참석자로는 영부인 김혜경 여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있었다. 함께 자리한 작가로는 마크 브래드퍼드, 다카시 무라카미, 조엘 머슬러, 데이비드 살레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 블랙핑크 리사, BTS RM·V·제이홉, 이효리, 배두나, 이정재, 김연아 등 문화계 인사들도 현장 열기를 더했다.
여기에 을지로, 한남, 청담, 삼청 등지에서 펼쳐진 네이버후드 나잇은 리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시립미술관, 아트선재센터,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송은 등 주요 기관과 갤러리를 무대로 다양한 연장 운영과 이벤트를 선보였다.
프리즈 서울의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인 LG OLED는 예술과 기술의 교차점을 잇는 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글로벌 리드 파트너 도이치뱅크 역시 20년 넘게 지속된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국제 주요 갤러리 성과
국제 주요 갤러리의 성과를 살펴보면 하우저앤워스는 마크 브래드포드의 3부작(Okay, then I apologize, 2025)를 450만 달러(약 62억 6000만 원)에 판매하며 프리즈 서울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화이트 큐브는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작품(Erstens, bitte schön, 2014)을 130만 유로(약 21억 2000만 원), 안토니 곰리 조각 2점(각 8억 원·4억 7000만 원), 트레이시 에민의 청동(약 4억 1000만 원), 모나 하툼의 조각(약 3억 2000만 원) 등 10여 점을 판매했다.
스프루스 마거스는 조지 콘도의 작품(Thinking and Smiling, 2025)을 180만 달러(약 25억 원), 로버트 모리스 펠트 작품(약 8억 3000만 원), 바바라 크루거 작품 2점(약 7억 원·1억4000만 원)을 비롯해 10여 점을 판매했다. 타데우스 로팍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회화를 180만 유로(약 29억 3000만 원), 알렉스 카츠(약 12억 5000만 원), 마르타 융비르트(약 5억 5000만 원) 등 7점 이상을 판매했다.
국내 주요 갤러리 및 블루칩 국제 갤러리 성과
국내 주요 갤러리도 판매 성과를 올렸다. 학고재는 김환기의 유화(Cloud and the Moon , 1962)을 20억 원에 판매했다. 국제갤러리는 30여 점 이상의 작품을 판매했으며, 박서보의 캔버스 혼합매체 작품을 약 7억 5000만~9억 원), 제니 홀저의 작품을 약 5억 6000만~6억 7000만 원), 다수의 하종현 회화 작품을 약 1억 4000만~3억 8000만 원)에 판매했다.
갤러리 현대는 정상화의 회화를 약 8억 3000만 원), 존 배의 조각을 약 4억 2000만 원에 판매했다. 티나 김 갤러리는 김창열의 회화를 약 4억 9000만 원, 하종현의 회화 3점을 각각 약 3억 2000만~5억 4000만 원, 이미래의 조각을 약 5600만 원, 멀티미디어 작업을 약 3500만 원에 판매했다.
PKM 갤러리는 윤형근 작품을 약 5억 6000만 원), 유영국 작품을 약 3억 5000만 원, 정현의 작품 3점을 각각 약 8300만 원에 판매했다. 갤러리 조선은 최수련·우민정의 신작을 각각 1500만 원에 새 컬렉터에 넘겼다.
블루칩 국제 갤러리의 성과도 눈길을 끌었다. 리만 머핀은 라이자 루의 비즈 캔버스(약 3억3300만~3억 6000만 원), 헤르난 바스 회화(약 3억 1000만 원), 데이비드 살레 회화(약 1억8000만~2억4000만 원)를 판매했다.
알민 레쉬는 김민정 회화(약 1억 6000만~1억 9000만 원), 정영주 작품(약 9700만~1억 1000만 원), 로비 드위 안토노 회화(약 7000만~8000만 원), 사볼츠 보조 회화(약 4900만~6200만 원) 등을 판매했다.
메누르는 이우환 회화를 60만 유로(약 9억 7000만 원), 우고 론디노네 조각을 20만 달러(약 2억 7000만 원)에 판매했다.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살보의 회화(약 3억 9600만 원), 모린 갈라스 회화(약 1억 4000만 원), 조지 콘도 소품(약 2800만~1억 3900만 원), 아니카 이의 켈프 조각(약 8300만 원) 등을 판매했다.
갤러리 반응 “새로운 아트 허브로서 서울 잠재력 보여줘”
프리즈 서울에 대한 관계자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국제갤러리 이현숙 대표는 “올해 4회를 맞은 프리즈 서울은 다시 한 번 서울이 아시아의 새로운 아트 허브로서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했다”며 “이번 페어는 한국 작가들의 위상과 시장 경쟁력을 부각시키며 내년 프리즈 서울에 대한 기대를 더 높였다”고 말했다.
우찬규 학고재 갤러리 회장 또한 “거센 파도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프리즈 서울은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지속적인 성공에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리만 머핀 창립자 레이철 리만은 “한국 작가와 국제 작가 모두 활발히 수용되며 서울의 미술 생태계가 세계 주요 중심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니나가와 아쓰코 테이크 니나가와 창립자는 “서울은 여성 컬렉터들이 풍부한 도시라는 점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화이트 큐브 아시아 매니징 디렉터 웬디 쉬는 “서울 컬렉터들과의 교류가 뚜렷하게 늘었고, 아시아와 미국의 기관·큐레이터들과도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서울이 글로벌 아트 캘린더에서 핵심적인 만남의 장으로 자리잡았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 행사였다. 서울의 풍부한 예술 생태계와 학계, 헌신적인 컬렉터들이 국제 미술계와 긴밀히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두드러졌다”며 “동시에 프리즈 라이브, 프리즈 필름 등 페어의 큐레이션 프로그램은 서울을 단순한 시장 중심지를 넘어 세계 예술 담론이 교차하는 무대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프리즈 서울은 지난 2022년 키아프 서울과 공동 개최로 출범했다. 공동 개최가 내년 한 번만 남은 상황에서 사이먼 폭스 프리즈 CEO는 “서울을 아시아 미술 허브로 도약시키며 5년, 10년 이상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혔고,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 측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