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5.12.18 18:23:50
부산광역시가 주최하고 부산문화재단(대표이사 오재환)과 뉴욕한국문화원(원장 김천수)이 공동 주관한 해외교류 쇼케이스 지원사업 「Waves from Busan」이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이하 비팜)과 연계해 12월 10일(수) 뉴욕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본 사업은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공연예술 단체들이 세계 공연예술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현지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킹 및 기관 방문을 병행하는 국제 교류 사업으로, 부산 공연예술의 창작 역량과 국제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본 행사에는 미국 공연예술계 주요 관계자 65명과 일반 관람객 70명 등 총 135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공연예술전문가협회(APAP), 브루클린 아카데미 오브 뮤직(BAM), 링컨센터(Lincoln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뉴욕 라이브 아츠(New York Live Arts), 라 마마 실험극장(La MaMa Experimental Theatre Club) 등 주요 공연예술 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Waves from Busan」의 메인 행사는 12월 10일(수)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렸으며, 부산시·부산문화재단·비팜 소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으로 해외 투어 역량 및 유통 가능성이 높은 6개의 공연단체를 소개하며 유통기회를 확보했다.
소개된 단체는 ▲ (연극) 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 ▲ (뮤지컬) ㈜페르소나경주플라잉 ▲ (음악) 예풍단 ▲ (음악) 동백유랑단 ▲ (무용) 모던테이블 ▲ (무용·음악) 축제의 땅 이다.
쇼케이스에 앞서 뉴욕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인 피터 고든(Peter Gordon)과 부산 지역 음악가 유시은, 최형석이 참여한 협업 오프닝 무대가 펼쳐지며, 본 사업이 지향하는 국제 협업의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어진 쇼케이스에서는 연극·무용·다원 장르를 대표하는 세 단체의 공연이 소개됐다.
첫 번째 무대는 씨앗프로젝트의 「오함마백씨행장완판본」으로, 빛과 오브제, 그림자를 활용한 무대 구성을 통해 관객의 감각을 자극했다.
두 번째로 현대무용단 자유의 「파라다이스」가 공연돼, 집단적 움직임과 공간 활용을 통해 정서의 흐름과 장면의 변화를 밀도 있게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아이컨택의 「일장춘몽」은 라이브 연주와 신체 움직임, 전통과 현대적 요소가 결합된 구성 속에서 단체가 지향하는 복합적 공연 형식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각 단체는 약 15분간의 쇼케이스를 통해 작품의 성격과 예술적 방향성을 압축적으로 제시했으며, 공연 후 현장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와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공연 이후 시작된 리셉션에서는 뉴욕 공연예술계 주요 관계자들과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유통 가능성을 논의했다.
뉴욕 라이브 아츠(New York Live Arts)의 예술감독이자 세계적인 안무가 빌 티 존스(Bill T. Jones)는 “작품들이 매우 독창적이며, 동시대성 뿐만 아니라 지역성과 한국적 정체성을 동시에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호평했다.
리셉션에서 축사를 맡은 APAP 대표 리사 리차드 토니(Lisa Richard Toney)는 비팜 방문 경험을 언급하며 부산의 도시 인프라와 부산 공연예술의 잠재력과 국제 무대에서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행사 당일 오전에는 부산문화재단과 뉴욕한국문화원 간 업무협약(MOU)이 체결돼 향후 공연예술 교류와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이어 오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 전문가 협회인 APAP(Association of Performing Arts Professionals)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APAP가 외부 기관과 체결한 첫 공식 업무협약 사례로, 향후 부산 공연예술의 국제 네트워킹 확대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쇼케이스를 넘어, 뉴욕의 주요 공연예술 기관 및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제작과 유통 구조, 국제 협업 방식, 중장기 교류 가능성에 대해 폭넓게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지역 기반 공연예술이 국제 무대와 접점을 형성하는 다양한 방식을 살펴보는 기회가 됐다.
브루클린 아카데미 오브 뮤직(BAM)에서는 시설 견학과 함께 예술감독과의 교류를 통해 복합 문화공간의 제작·운영 구조와 프로그래밍 전략, 공동제작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중견 극장인 조이스 극장(Joyce Theater)에서는 총괄 프로듀서와의 대화를 통해 무용 중심 작품의 제작 및 유통 환경을 살펴보고, 전문 프레젠터 극장이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이해를 공유했다.
뉴욕 라이브 아츠(New York Live Arts)에서는 제작 및 유통 체계를 토대로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작업 흐름을 중심으로 무용과 다원예술의 창작 맥락, 예술가 중심 제작 방식, 국제적 협력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한 라 마마(La MaMa Experimental Theatre Club), 더 키친(The Kitchen), 피아노스(Pianos) 등 실험·인디 성향의 공연예술 공간과의 교류를 통해 신작 발굴과 프로그램 구성 방식, 현장성 강한 창작 환경을 살펴보며 부산과의 연계 가능성을 모색했다.
레드 핫 오가니제이션(Red Hot Organization)과의 교류를 통해 음악을 기반으로 한 국제 협업 방향을 모색했으며, 에미상을 다수 수상하고 뉴욕 최대 규모의 야외 공연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종합 문화기관 브릭(BRIC)과의 만남을 통해 대형 야외 음악 행사를 포함한 프로그램 운영 사례를 살펴보고, 음악·공연·미디어가 결합된 공공예술 플랫폼의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편, ISPA(국제공연예술협회) 데이비드 베일 대표는“「Waves from Busan」은 지역 기반 공연예술이 국제 무대와 연결되는 매우 설득력 있는 사례”라며, “부산은 동시대 공연예술 담론 속에서 국제적 파트너로 성장할 충분한 잠재력을 지닌 도시”라고 평가했다.
「Waves from Busan」은 비팜에서 3년간 다원예술 프로그래머로 활동한 그루잠 프로덕션 김형준 대표와 뉴욕에서 활동 중인 비팜 컨설턴트이자 변호사인 제이크 정(Jake Chung), 음악가 피터 고든(Peter Gordon)이 현지 시장을 분석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었다.
본 사업은 단순한 공연단체의 해외 홍보를 넘어, 부산 공연예술이 뉴욕 현지에서 실제 관객과 주요 관계자를 직접 만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국제 협력 가능성을 현장에서 검증한 사례로 평가받았다.
부산문화재단 오재환 대표이사는 “이번 행사는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지역에 뿌리를 두고도 세계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시도였다”며, “앞으로도 비팜을 중심으로 부산 공연예술의 지속적인 글로벌 진출과 국제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