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가 올해 글로벌 영토 확장을 집중 추진한다. 경기 둔화와 유통업계 경쟁 심화로 국내 물류산업의 수익성이 압박받는 상황 속 해외 시장에서 외형을 확장하며 질적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목표다.
강병구 대표, ‘확실한 액션’과 ‘성과 창출’ 강조
지난 3월 2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는 “지난 2025년은 글로벌 복합 위기와 국내 경기 침체가 맞물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짚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817억 원으로 전년(902억 원) 대비 9.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연결 매출액은 3조 4015억 원으로 전년(3조 5733억 원) 대비 4.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34억 원으로 전년(405억 원) 대비 67% 감소했다. 택배사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배송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전반적으로 이어진 소비침체에 따른 영향이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를 체질 개선의 원년으로 삼고, 수익성 회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히는 데 집중한다. 강 대표는 올해 경영 키워드로 ‘확실한 액션’과 ‘성과 창출’을 제시하면서 “단순한 운영을 넘어 임팩트 있는 성과를 통해 글로벌 물류 시장을 리드(LEAD)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에 대규모 골드체인 센터 구축…성장 가능성 주목
현재 11개 국가에 진출해 법인 11곳, 지사 10곳을 운영 중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올해 행보에서 주목되는 곳은 베트남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호텔 등 현지에 진출한 롯데그룹 계열사의 지난해 상반기 베트남 매출 합계는 4104억 원에 달했다. 이는 4년 전 2021년의 연간 매출(3961억 원)을 6개월 만에 뛰어넘은 수치로, 베트남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 기대되는 시장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008년 베트남 첫 진출 이래 식품, 수출입 등 유통물류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물류 사업을 전개해 왔다.
이는 현재까지 이어져 지난 3월 베트남 농·축산물 유통 기업 ‘떤롱그룹’과 베트남 현지 물류 사업 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거점을 둔 떤롱그룹은 베트남의 농·축산물 유통 회사로, 각종 곡물 수출입을 확대하며 베트남 내 식량 유통사업의 강자로 성장해 왔다.
양사는 현지 사업 확장을 위한 시스템 및 인프라 확보와 신사업 발굴에 공동 대응한다. 특히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떤롱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물류 시장을 이끄는 물류 리더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베트남 동나이 지역에 대규모 골드체인 센터를 구축하며 보다 영향력을 넓힌다. 동나이 콜드체인 센터는 5만 5553㎡(1만 6804평) 부지에 2만 6167㎡(7916평) 센터 규모로 조성된다. 콜드체인 1동, 일반 1동으로 이뤄진 물류센터는 올해 5월 중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나이 콜드체인 센터가 자리한 동나이성은 호치민과 인접하며, 베트남 주요 항만 및 신공항과도 가까운 물류 요충지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자사의 베트남 특화 유통물류 운영 노하우와 동나이 콜드체인 센터의 내륙 및 해외 수출입 운송에서의 지리적 이점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나이 콜드체인 센터는 수출입, 보관, 수배송 등 원스톱(One-Stop) 토탈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센터는 신선식품부터 고부가가치 상품까지 다양한 상품군 보관 및 유통 역량을 보유할 예정이다. 또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수출입 기업 물류 지원에 협력하며 상생의 가치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형 운영 프로세스 현지에 적용…영향력 높여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유통·소비재 물류에서 축적한 한국형 운영 프로세스를 현지 거점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북미에서의 영향력도 높이고 있다. 먼저 북미 지역 새로운 물류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멕시코에 2024년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미국 건강기능식품 판매 플랫폼 ‘아이허브(iHerb)’와 손잡고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도시권 덴턴시에 ‘덴턴 풀필먼트센터’를 열었다. 풀필먼트는 재고 관리, 입출고, 포장, 배송 등 복잡한 물류 과정을 함께 처리하는 서비스다.
약 2만여㎡(6500평) 규모로 구축된 덴턴 풀필먼트센터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첨단 로봇 기술과 AI(인공지능) 기반 운영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비타민부터 뷰티, 영유아, 헬스케어 등 아이허브가 취급하는 다양한 특성의 상품들을 최대 6만 종까지 동시에 보관 및 출고 가능하며, 하루 최대 2만 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덴턴 풀필먼트센터에 적용한 물류 기술과 컨설팅 역량을 발판으로 현지 신규 화주 및 고객사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미주 시장에서 자사의 기술을 표준으로 삼는 물류센터 및 인프라망을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중앙아시아의 심장부인 카자흐스탄 공략도 한창이다. 중앙아시아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으로 구성돼 있는데,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 시장으로 꼽힌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9월 중앙아시아 빙과 제조사인 카자흐스탄 ‘신라인그룹’과 ‘중앙아시아 물류 협력 강화’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3월 ‘중앙아시아 물류 선도’의 공동 비전을 발표했다. 양사의 파트너십 강화, 상호 전문성 결합으로 물류 시너지를 창출해 중앙아시아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물류를 선도하는 ‘중앙아시아로 가는 가장 스마트한 길(Smart Way beyond Central Asia)’이 되겠다는 내용이다.
양사는 협력을 통해 향후 중앙아시아 현지를 비롯해 한국과의 운송 간에도 통합 물류 운영을 추진해 물류 효율화와 최적화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선진 풀필먼트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현지 이커머스 풀필먼트 사업을 선점,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확장하고 이를 통해 현지 식품·유통업체의 물류 수요 공략에 집중한다.
이 밖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근 경제 지위가 높아지고 있는 인도 지역 공략을 위해 법인 설립도 검토 중이다. 이집트에서는 설계·조달·시공(EPC) 물류 기반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핀포인트 전략을 통해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헝가리 법인을 중심으로 동유럽 물류 허브도 구축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속한 글로벌 물류 시장은 산업 확장과 함께 빠르게 성장 중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내년까지 연평균 7.3% 성장해 약 27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6.8% 성장해 약 8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새로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는 등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며 “해외 11개국 거점을 기반으로 창고, 내륙 운송, 포워딩까지 전 영역의 물류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편, 가시성 있는 글로벌 진출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