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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경선 레이스 돌입…李ㆍ朴 ‘당심잡기’ 치열

벌써 조직대결 조짐 “공정경선 약속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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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호 ⁄ 2007.07.03 09:06:21

한나라당이 험난한 경선룰 협의를 거쳐, 드디어 본격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은 23일 대선후보 경선업무를 총괄하는 ‘경선관리위원회’와 후보 검증을 주도할 ‘국민검증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앞으로 한나라당은 잠정투표일인 8월19일까지 3개월간 대선 경선을 치르게 된다. 총 13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경선위 위원장은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맡았다. 부위원장에는 서울시당위원장인 박진 의원, 간사에는 제1사무부총장을 맡고 있는 이종구 의원이 각각 기용됐다. 또 검증위 위원장에는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이 임명됐다. 검증위는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됐으며 간사에는 당 제5정조위원장인 이주호 의원이 기용됐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새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삼두마차가 오늘부터 힘차게 출발한다”며 “경선관리는 삼두마차로 끌고 가게 되는데 경선위와 검증위가 차질없이 발족하게 됐고, 정책비전대회도 29일부터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인선배경에 대해 “경선위는 중립적인 선거관리에 초점을 맞췄고, 검증위에는 검찰·국세청·감사원 출신 등 말 그대로 검증에 적절한 인사들이 선출됐다”고 설명했다. 양 대선주자측은 이번 경선위와 검증위 구성에 대해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형준 의원은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남김없이 검증을 받겠다는 입장”이라며 “검증위가 객관적으로 본선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검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측 최경환 의원도 “당이 고심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보며 원칙대로 중립적으로 잘 해주길 바란다”며 “공정경선이 되게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이번 경선관리에 대해 불만을 터뜨린 측은 양 후보 캠프가 아닌 박 전 대표의 지지클럽인 ‘박사모’. 박사모는 경선위와 검증위가 발족된 23일 ‘한나라당 부패 이미지, 모두 내보내고 다시 시작하자’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너무 늦기 전에 출당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전 시장의 MB연대도 이를 반박하는 성명을 내면서, 정작 경선이 시작하기 전부터 지지층 간에 마찰이 일고 있다. 박사모는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횡령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 “윤리위원장은 횡령혐의, 대권후보는 범죄인 도피, 대표는 윤리위원장을 검증위원장으로 중용하겠다고 언론에 흘렸다”며 “모두 탈당하라”고 촉구했다. 또 박사모는 이들을 ‘부패 의혹 트리오 세트’라고 규정하고 “너무 늦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부패 이미지 요인들을 모두 제거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MB연대는 “박사모, 박근혜 전 대표님께 오히려 누를 끼치는구나”라는 제목으로 “박사모의 성명을 살펴보니 한나라당의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경찰의 조사를 받았음이 곧 한나라당의 모든 도덕적 가치가 땅에 떨어졌음을 의미하며, 이에 혼자만 깨끗한 박근혜 전 대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지독히도 독단적이자 자칫 해당행위로까지 여겨질 수 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제 본격적인 경선과정을 거쳐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하고, 나아가 12월19일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하는 이 중요한 시국에, 당의 분열을 촉구하며 자신들이 지지하고 있는 대권후보의 탈당을 종용하는 성명을 발표하다니, 박사모란 단체는 정녕 제 정신이란 말인가”라며 비판했다. MB연대는 “박근혜 전 대표께서 이 성명을 본다면 아마도 당장 박사모 단체의 해체를 원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라며 “박사모는 이전에도 총동원령 등 오히려 박근혜 전 대표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행위를 하더니, 급기야 오늘에 와서는 한나라당의 해체와 박근혜 전 대표의 탈당까지 종용하기에 이르렀다”고 맞받아쳤다. ■ 李-朴 “당심 잡아야 경선 이긴다”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 경선을 이끌어 갈 경선관리위는 책임당원 모집방식을 비롯한 선거인단 구성문제와 여론조사 방식, 경선일과 경선방법, 선거운동기간 등 세부적인 경선 규칙을 확정하게 된다. 경선위에서 결정될 세부 경선규칙과 검증위의 검증 문제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되면서, 경선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후보들의 검증을 맡게 되는 검증위원회는 6월에는 자료수집과 검증을, 7월에는 현장조사와 신고자·관련자 조사라는 2단계 절차를 밟게 된다. 경선에 대한 소리없는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특히, 광주를 시작으로 29일부터 한 달 동안 열릴 ‘정책비전 토론회’는 상대 후보의 정책공약을 집중 점검, 공략하게 되는데 후보 간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이어 6월 초에는 후보 등록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양 후보는 이르면 이달 말 후보등록과 함께 사실상의 선거운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선거법상 당 경선후보로 등록하면 경선결과에 불복해 독자출마하는 것이 금지되기 때문에 후보 등록을 한 직후부터 양측은 사실상 ‘전면전’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측은 후보등록 시점을 전후로 선대본부를 발족시켜 경선체제를 갖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전 시장측은 경선에서 ‘본선 경쟁력’과 ‘대세론’을 무기로 내세울 전략이며, 박 전 대표측은 ‘검증문제 확산’과 ‘당원들에 대한 높은 지지율’로 이 전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당심잡기’ 경쟁이 벌써부터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다. 양측의 경선룰에 대한 첨예한 입장 차이로 내홍을 겪은 한나라당은 경선에서도 지나치게 후보 간 과열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로부터 다시금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경선 과열 불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지난 21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공정경선 결의를 다졌지만, 양 후보 간 예리한 대립각은 좁혀지긴커녕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배일도 의원은 “경선이 쉽게 페어플레이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후보들은 가면 갈수록 더 심하게 싸우게 될 것이고, 지지가 높아지면 끝내 파국으로 갈 확률도 높아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배 의원은 “앞으로 경선 싸움에서 무엇이 이슈화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지금 양 후보와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는 포장일 뿐, 실제 표와 연결되는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나친 경선과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선준비위를 신뢰할 수 있게 꾸리고, 사전에 양 후보 간 충분한 조율을 거쳐서 해나갈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며 “특히, 경선룰 공방으로 손상된 당 지도부의 리더십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 “경선룰이 오히려 싸움을 종용한다” 당내 지적 많아 심재철 의원도 “경선과 관련해 원래 책임 당원들에게 무조건 투표권을 주자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의 경선룰은 앞으로도 ‘줄세우기’를 조장해 끊임없이 잡음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 의원은 “만일 책임 당원들 모두에게 투표권을 준다면 책임당원들의 모집이 급격히 늘 것이고, 그러면 20만~30만은 가볍게 넘게 된다”며 “국민참여율이 높아지게 되면 후보들이 ‘줄세우기’를 할 실익이 없기 때문에 줄세우기와 같은 폐단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주자 간 싸움은 경선룰 자체가 싸울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 지금 룰은 지구당 위원장만 잡으면 이길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지구당 위원장을 잡으려고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우려속에 한나라당은 ‘사설위원장’ 논란을 통해 양측 갈등이 재점화됐다. 또 상대 측 입당원서를 거부하거나 상대 주자의 당원 간담회를 방해하는 일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 경선과열에 대한 당 안팎의 우려가 확산되자 양측 핵심 측근 의원 8명은 25일 만찬회동을 갖고 일종의 화해와 공정경선을 거듭 다짐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공정경선 다짐은 ‘보여주기식’ 또는 ‘양치기 소년식’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전 시장측에 따르면 최근 한 지역의 모 시당위원장은 한나라당 당원 가입을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親李) 성향의 한 인사가 당원 650여명을 모집해 왔지만, 평소 친박(親朴)으로 분류되는 위원장이 이를 받아주지 않았던 것. 결국 이 인사는 곧장 서울로 와서 이 전 시장의 캠프에 명단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측도 불만은 마찬가지. 박 전 대표측에 의하면 이 전 시장측이 친박 성향의 의원과 원외위원장들에게 “다음 총선 때 ‘배지’를 달아야 할 것 아니냐”며 공공연히 회유성 협박을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모 위원장은 아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며 합류를 종용했으며, 지지자들을 자신들의 회의 때 불러서 집중공략해 끌어갔던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급기야는 대선주자의 당원 간담회를 방해하는 일도 발생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지방의 한 도시에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이 전 시장과 가까운 해당지역의 도당위원장이 규정을 내세우며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 이 전 시장측 역시 지역의 중요한 행사가 있었지만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해당지역 위원장은 하루 전날 참석 요청을 해오는 바람에 결국 이 전 시장은 일정 조정이 안 돼 결국 참석을 포기해야만 했다. 이 밖에도 공정하지 못한 여론조사를 통해 자기 후보에게만 유리하도록 홍보하거나, 상대 후보가 방문했을 경우 간담회를 위한 당원 모집을 게을리 하는 일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지나치게 과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당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자, 한나라당내 무계파를 표방하고 있는 ‘중심모임’은 당 지도부와 후보 각 캠프에 대해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해당(害黨) 행위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과 경선을 망치는 행위에 대해 경고했다. 중심모임의 맹형규 회장은 최근 ‘장돌뱅이’ 발언을 포함해 ‘공주적 발상’, ‘이명박 고스톱’, ‘박 전 대표가 대선후보가 되면 당이 망한다’ 등과 같은 발언을 언급하며 “이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후보를 상처 입히고,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해당행위”라며 “금도를 넘는 막말을 엄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심모임은 “경선이 치열해짐에 따라 사조직 얘기가 들리는 등 위험스런 징후들이 감지되고 있다”며 “선관위와 당 지도부는 어느 때보다 엄격한 잣대로 공정 경선을 망치는 불법 행위를 색출, 엄벌해야 할 것이며, 캠프차원에서도 자중자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전 시장측 대변인을 맡고 있는 진수희 의원은 “한나라당내 많은 분들이 한나라당의 경선만 통과하면 대통령이 된다는 인식이 있다”며 경선에 대해 자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 의원은 “지방선거는 반사이익으로 이길 수 있지만, 대선은 반사이익으로 이길 수 없다”며 “여권의 움직임을 가벼이 봐선 안 되며, 노무현 대통령도 쉽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유력한 대선후보가 있다는 것은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를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본다”며 “훌륭한 후보와 쇄신된 모습의 한나라당이 같이 있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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