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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정동영 출판회서 이례적 축사 주목

이유있는 손학규·정동영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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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호 ⁄ 2007.07.03 09:07:43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연대설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정 전 의장의 사실상 대선 출정식인 ‘개성역에서 파리행 열차표를’ 출판기념회에 손 전 지사가 참석해 축사를 한 것. 출판 기념회가 열린 5월 22일 오후 63빌딩 국제회의장에는 김근태 전 의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천정배 의원 등 범여권의 유력 대선주자가 자리를 함께 했으나 나란히 착석한 정 전 의장과 손 전 지사를 겨냥한 카메라 플래시가 유독 빛을 발했다. 정 전 의장과 손 전 지사의 우연한 회동은 광주에서 마련된 5·18 민주화 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의 시사회에서였다. 손 전 지사는 18일 시사회 당시, 전날 개최된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 기념식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탑승자 명단에서 제외된 데 대한 안타까움을 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손 전 지사는 정 전 의장과 악수를 나눈 후 “기차를 못타서 어쩌나”고 인사를 건네자 정 전 의장은 “돈(철도연결비용)은 지사님 경기지사 하시던 때 다 냈는데… ”라고 화답해 관심을 보였다. ■ 鄭 “손학규 탐나네” ‘개성역에서 파리행 열차표를’이라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정 전 의장은 남북 철도연결에 이어 대륙연결철도의 필요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평화가 돈이다’라는 출판회 캐치프레이즈 역시 남북통일과 평화가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방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선 주자로서 ‘북한 경제재건 10개년 계획’을 주창하고 있는 손 전 지사와 시각이 일치하는 부분이다. 더욱이 손 전 지사는 참여정부의 한·미 FTA 추진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등 개방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바 있다. 이외에도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후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대선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지지도 5%를 넘고 있어 정 전 의장의 연대대상으로서 충분조건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에서 가장 경계하는 범여권 대선주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일 대선주자들의 동선을 따라다니는 기자들이 뽑은 우수한 대통령감 순위에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또하나 손 전 지사는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 전 의장의 대북관과 일치한다. 정 전 의장은 ‘9·19 공동성명’이라는 남북관계의 커다란 성과를 이뤄냈고,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소속이던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승계했다. 특히 손 전 지사는 지난 9일부터 3박4일간 평양을 방문해 북한내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손 전 지사의 주요 방북 목적이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 토론회’ 기조연설에 앞서 북측은 성대한 환영식도 마련해줬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당적도 없는 손 전 지사측에 김영남 위원장을 접견하는 장면의 방송 송출도 허용하는 등 북한은 이례적으로 귀빈대접을 해줬다는 평가다. 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도 성사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올 정도였다. ■ 孫 “축하해요” 鄭 “와주셔서 감사” 정 전 의장의 출판기념회장은 평일임에도 불구, 정치인을 포함 3000여명의 인사가 운집한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 손 전 지사는 행사장 입구에서 내빈을 맞이하는 정 전 의장에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입장했다. 정 전 의장의 부인인 민해경 여사에게도 “얼굴이 더 좋아지셨네요”라고 안부를 전하는 등 밝게 인사를 나눠 정-손 연대설에 불을 지폈다. 더욱이 이날 출판회장은 손 전 지사의 지지모임을 방불케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정 전 의장의 출판기념식인 만큼 대거 참석한 범 여권 인사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는 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날 일정도 정 전 의장이 직접 축사를 요청했으며 손 전 지사는 워싱턴 방문 일정이 취소되면서 이를 수락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현장에는 정 전 의장의 팬클럽인 정통들이 “정동영”을 외치는 구호에 이어 “손학규”를 연호해 좌중의 시선을 모았다. 이에 정 전 의장도 손 전 지사의 옆에 나란히 마련된 좌석에 착석하며 “손 선배님 와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손 전 지사의 축사에도 뼈있는 단어들이 등장했다. 정 전 의장이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음에도, 역사의 현장인 경의선·동해선 열차시험운행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한 것. 손 전 지사는 축사에서 정 전 의장이 경의선을 못 탄 이유에 대해 “(남한의)문산역에서 개성역까지 표를 사야 되는데 개성에서 파리행으로 가는 기차표를 잘못 샀다”고 말해 관객들을 웃음바다에 빠뜨렸다. 이는 정 전 의장이 통일부 장관 시절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등 에피소드를 묶은 저서인 ‘개성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이라는 책제목을 더욱 홍보하는 효과까지 가져왔다. ■ 孫, 정동영 칭찬 왜? 이어진 손 전 지사의 축사에는 정 전 의장을 향한 칭찬일색이었다. 손 전 지사는 “정 전 의장은 앞을 보고 멀리 보는 사람”이라며 “한반도가 분단체제에서 벗어나 평화체제로 가는 길목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탄탄히 닦은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정 전 의장은 얼굴만 잘 생기고 말만 잘 하는 줄 알았는데 통이 크다며, 경기지사 시절 당이 다른 데도 축사를 해달라고 요청해 온 적이 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손 전 지사는 “한반도 평화 체제의 길목을 탄탄히 닦아 놓은 정동영 의장의 앞날에 무한한 영광이 있기를 기원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평화의 길로 가는 정권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연대의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축사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통일과 평화를 위해 통일부 장관으로서 큰 기여를 한 정 전 의장이 앞으로 통일과 평화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을 너무 칭찬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한 것”이라며 확대를 경계하면서도 “출판회를 마음껏 축하할 수 있었던 점은 커다란 영광”이라고 답해 러브콜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출판 기념식의 주인공인 정 전 의장은 18번의 축사에 이어 단상에 올라 대선 출마의지를 밝혔다. 주로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분단 구조에 기생해 온 군사쿠데타, 개발독재, 냉전 세력은 여전히 낡은 발상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이들 과거 세력의 부활을 저지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정 전 의장은 “철조망 안에서 운하를 파고, 철조망을 피해서 페리로 연결하자는 생각이 바로 낡은 기득권적 발상”이라며 이명박·박근혜를 직접 겨냥했다. ■ 정동영 “참여정부 평가 달게 받겠다” 이에 남북평화 정책의 중요성을 역설해 나갔다. 10월 9일 북핵실험 당시 수구야당과 그 지도자들의 주장대로 개성공단을 철폐하고, 금강산 관광사업을 중단하고, PSI에 참여했으면 오늘 한반도는 어떻게 되어있겠냐며 항변했다. 또한 정 전 의장은 “문산에서 개성을 가는데 57년 걸렸다”면서도 “시동을 걸기가 어렵지 한번 시동이 걸리면 달리기는 쉽다”며 청소년들이 철도로 유럽에 수학여행을 갈 수 있다는 미래구상을 역설했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 전 의장은 “이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도망칠 생각이 없다”며 “잘한 것은 잘한 것대로 못한 것은 못한 것대로 자산과 부채를 모두 나의 것으로 끌어안고 책임과 평가를 달게 받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새로운 미래를 향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참여정부의 권위주의 청산, 정치부패 청산, 한반도 평화관리, 지역균형 발전 등의 성과를 거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또한 정 전 의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모든 것을 열어 놓고 민주적으로 국민의 여망에 따라 새로운 통합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며 “동과 서, 남과 북 그리고 뿔뿔이 흩어진 민주세력과 개혁세력을 하나로 묶어내는데 저의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장은 “패배주의를 걷어 내고 승리를 향한 도전 정신으로 무장해 12월 새로운 역사적 환희를 위해 앞장서 뛰겠다”고 목청을 높여 큰 호응을 받았다. ■ 정동영 출판회, 축사만 18명 특히 이날 출판회에는 발 디딜틈이 없을 만큼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병찬 아나운서가 “파리까지 입석으로 모셔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죄할 정도. 사회자가 18명이나 되는 내빈의 축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베개를 가져오신 분들, 베개를 꺼내주세요”라는 농담을 건넬만큼 정 전 의장의 ‘대선출정식’이라는 이름값을 했다. 이어지는 축사에서 나온 발언들도 눈여겨 볼 만하다. 먼저 또다른 경쟁 대선주자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개성역 매표소에서 파리행 기차표를 구하는 꿈은 정동영만의 꿈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꿈이라고 확신한다”며 평화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김 전 의장은 “개성에서 파리로 기차가 출발하는 날 정동영과 나 김근태가 함께 개성역 광장에서 춤판을 벌이겠다”며 “이 춤판은 이른바 춤판추태라고 지난번처럼 언론에 의해서 공격받지 않을 것을 보장한다”고 말해 보수언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저녁 김 전 의장은 ‘남북평화재단’ 창립대회에 참석해서도 방북 당시를 회상하며 “공식 기념식에서 북핵 실험이 잘못됐고 비판받아 마땅한 것이라고 역설했는데, 이 발언은 특권 언론에 의해 귀퉁이에 배치되고 개성공단 춤판만 강조됐다”며 뒤늦은 섭섭함을 표현한 바 있다. ■ 한명숙 “5월의 누이되겠다” 또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대비해 여성 대통령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도 이날 축사에서 “1930년대에 용산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 팔았다는 사실을 아시느냐”며 대륙철도의 역사를 소개했다. 이어 한 전 총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운동가인 나혜석 씨가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유럽여행을 자주했다”며 “정동영의 손을 잡고 함께 대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5월의 누이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는 “어두움이 짙다는 것은 새벽이 앞에 온다는 뜻”이라며 “정동영 의장의 평화에 대한 의지가 대한민국과 온 국민에게 퍼져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천정배 의원도 “분명한 민생개혁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대통합의 길로 간다면 우리에게 아직도 승리와 희망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도 축사를 통해 “옥중에서 공부를 한 사람으로서 개혁진영 무능하다는 얘기 참을 수가 없다”며 시민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축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최 대표는 “(정 전 의장은)평화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다보스 포럼 등 국제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정치인으로서 큰 틀을 이뤄놨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편,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를 비롯해 50여명의 정치권 인사가 참석했다. 박태준·이한동 전 총리, 정대철·조세형 고문, 김원기 전 국회의장,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함세웅 신부 등 정치권 안팎의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정풍운동 당시 사이가 소원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인 권노갑 전 고문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언론보도가 부담스러웠던 탓인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박스처리-------------- 개성발 파리행 평화열차가 출발할 예정입니다 출판기념회장 ‘개성역’으로 꾸며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과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와의 연대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정 전 의장의 출판기념회는 3000여명의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병찬 아나운서가 “파리까지 입석으로 모셔 대단히 죄송하다”고 비유할만큼 좌석이 모자랄 정도였다. 이날 출판기념식 행사장인 63빌딩 국제회의장은 입구에서부터 ‘개성역’이라고 적힌 현판을 시작으로 중앙 연단으로 올라가는 복도는 경의선·동해선 열차선로를 연상케 하는 침목모양으로 꾸며져 정 전 의장의 대북 평화정책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행사장 안팎에는 가상으로 꾸며진 ‘개성발 파리행 열차 시각표’가 게시돼 있는 등 블라디보스토크·상해·북경·파리 행으로 뻗고자 하는 정 전 의장의 의지를 형상화해 놓기도 했다. ‘개성발 파리행 열차 시각표’ 등 눈길 출판 기념회에 앞서 행사장 내에는 “개성발 파리행 평화열차가 출발할 예정입니다. 열차에 탑승해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는 등 기차역을 방불케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정 전 의장이 입장하는 순서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음악을 배경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당시 영상을 비롯,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 등 남북관계의 진전일정이 영상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이 지난 17일 열차 시험운행 탑승자 명단에서 제외된 만큼 개성역에 도착하는 여객 일정은 애니메이션으로 꾸며져 묘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정 전 의장의 입장에 앞서 방영된 홍보영상에는 “비정상적인 분단체제, 이대로 두시겠습니까”라는 문구와 함께 한국전쟁과 휴전협정을 주제로 하는 흑백사진 및 심금을 울리는 배경음악으로 표심을 자극했다. -최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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