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자유경쟁을 통해 돈 많고 힘 있는 자들이 조금 더 많은 이권을 가지고 또 그만큼의 책임을 지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경제체제이다. 그러나 서민들의 삶, 분배정의 실현, 양극화 해소 등을 무시할 수도 없는 일. 비자본주의적 정책들도 위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분적으로 함께하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경제시스템이다. 그리고 자본주의 체제가 만들어 내는 그늘을 지적하고 이로 인해 고통받는 서민들을 대변하면서 우리의 노동계는 커져왔다. 그런데 이같은 노동계 일각에서 국민의 지지를 망각한 채 자신들의 위상을 스스로의 권력으로 착각하는 오판을 벌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명분으로 노동시장 유연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냉혹한 자본의 논리로 부터 근로자들의 이익과 입장을 대변해야 할 노동조합. 더욱이 최근 발생되고 있는 비정규직법 시행령·규칙 등과 관련, 자본의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재계의 주장으로부터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할 노동조합이 대한민국의 서민 근로자 전체의 입장 보다는 조합원의 비리 감싸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현대차 노조, “절도범도 우리 식구. ‘건들지마’” 23일 민주노총의 대표적 사업체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직원의 회사 부품 절취에 대한 형사고발과 관련 “사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노조탄압을 획책한다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번 사건은 현대차 아산공장 직원 10여명이 후방카메라 등을 부품창고에서 무단으로 빼낸 뒤 자신의 차에 장착한 사건이다. 이 후 현대차는 자재 확인 과정에서 재고 부족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수사를 통해 내부직원 10여명으로부터 범행을 자백받고 종결된 사건. 그러나 현대차노조는 이와관련 어떠한 유감표명도 없이 사측에게 자신들을 건들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와관련 민주노총의 일부 관계자들은 사석에서 “이번 건은 현대차 노조에서 일단 유감을 표명한 후 사측에게 일을 키우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이 순리”라며 “국민들이 어떻게 볼 지 모르겠다”고 씁쓸함을 남겼다. ■ LS산전 노조, 사측의 비조합원 부당해고 암묵적 동의 한편 한국노총 소속 LS산전은 지난 2월 공구사업팀 소속 13명의 부당해고자를 제물로 삼은 점이 밝혀져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작년 10월 경 LS산전은 공구사업 부문이 매각하면서 이에 대한 종사자 94명에 대해 보직이동을 통한 고용승계를 약속한 바 있다. 당시 LS산전 노동조합은 생산직 조합원 60여명과 사무직 비조합원 34명을 대표해 노사협의회 대표 자격으로 사측과 교섭해 이들의 보직이동 약속을 받아냈었다. 그러나 3개월 후 사 측은 노조의 암묵적 동의 아래 사무직 비조합원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했고 이에 끝까지 고용 승계를 원했던 13명은 하루 아침에 길거리에 나 앉게 되었다. 이와관련 LS산전 내부에서도 “노 사 협의회 이후 노조가 사무직 비조합원 해고에 침묵하는 대가로 사 측으로 부터 뭔가를 얻어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이같은 노동계의 태도와 관련 정치권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노조가 전체 노동계 및 근로자를 바라보기 보다는 자신들만의 이익단체화 될 경우 대다수 근로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이는 노조의 영향력을 격감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박현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