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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검증싸움으로 배가 산으로

정두언·최경환·곽성문 의원 윤리위원회 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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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호 ⁄ 2007.07.02 13:26:3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8,000억 차명 재산보유설과 금융사기에 연루된 투자운용회사 BBK의 공동 발기인이었다는 의혹과 관련, 당내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인명진 윤리위원장,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 안강민 검증위원장이 7일 오후 긴급 4자회동을 열었다. 이번 회동에서 한나라당은 정두언·최경환·곽성문 3명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 윤리위 ‘경고’ 받으면 공천배제? 이에 정 의원은 이날 저녁 “윤리위 제소결정은 정당하지 못하다”며 항의했다. 정 의원은 “마구 우리욕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어 저 사람이 나쁘다고 했더니 나쁘다고 한 사람까지 싸잡아 문제가 있다고 하면 누가 이를 납득하겠는가”라며 매사에 정치적 배려를 하게 되면 지도부의 권위만 실추된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측 한선교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최경환·곽성문 의원에 대한 윤리위 회부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곽성문 사태는 정 의원이 내년 선거출마 운운하는 발언을 하면서 촉발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 의원의 경우에는 “공신력 있는 주간지에 엄연히 보도 된 사실의 확인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것이 도대체 어떤 윤리 규정을 어겼다는 것인가”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면서 한 대변인은 “언론에 보도 된 내용에 대해 진위를 밝히라는 요구조차 못한다면 이는 당의 모든 국회의원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한 대변인은 당이 박근혜 전 대표 캠프 인사들에 대해 유난히 편파적인 결정을 해왔다고 비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재섭 대표는 “윤리위원회의 경고를 받는 의원에 대해서는 다음 공천에서도 배제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천은 당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적행위로 경고를 받는 의원은 책임지고 내년공천에서 무조건 배제하겠다는 선언이다. 이와 관련,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4자회동 결과를 설명하면서 “(윤리위)징계수위에 따라 공천배제 여부가 결정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 대변인은 “어떤 조치 이상이면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그런 규정은 없다”며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 혹은 검증위가 요식행위로 전락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앞서 나 대변인은 이번 4자회동의 안건이 양측의 공방전으로 결정된 배경에 대해 “당내 대선 예비후보 간 상호 비방수위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는 모든 검증은 당 검증위원회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언론을 통해 폭로되고 있는 절차상의 문제만을 거론했다. 당 윤리위원회나 검증위원회, 네거티브 감시위원회 등 당내 기구들이 유명무실 하다는 비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반면, 원희룡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교육복지분야 정책을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절차와 방법만 따지는 것은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 차원에서 의혹이 제기된 부분을 명확히 밝히는 작업에 착수해야 하며, 공방 당사자들은 의혹의 근거가 되는 명확한 자료들을 검증위에 제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원희룡, 윤리위가 진위여부 밝혀야 이어 원 의원은 “절차와 방법만 따지는 것은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며 강 대표 등 지도부를 향해 직공했다. 또한 원 의원은 “(검증위의)정확하고 심도 있는 조사와 조치가 없다면 당의 공식기구가 마비되고 후보들 간 ‘이전투구’의 심각한 상황을 막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원 의원은 조사 시기에 대해서도 “검증위는 절차를 7월 10일로 예정된 청문회로 미룰 것이 아니고 그때그때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또다른 대선 예비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입을 열었다. 홍 의원은 5일 오전 정두언 의원을 비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마친 최 의원을 겨냥하며 “최경환도 공천탈락, 신동철도 공천탈락”이라며 격화되고 있는 비방전을 조롱했다. 이 전 시장의 대선기획본부장인 정두언 의원이 박근혜 측 최경환·이혜훈 의원을 지목해 공천에 배제될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한 반응이다. ■ 홍준표, 나도 공천 탈락?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교육정책을 발표하기 위해 기자실에 들렀다가 “이번 교육·복지정책을 발표하면 저도 공천탈락할지도 모른다”고 언급해 비방의 당사자인 양측 모두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홍 의원은 “특정 후보 진영에서는 마치 벌써 대권이라도 잡은 듯이, 무소불위의 황제적 대통령이 군림했던 권위주의 시대를 연상시키는 망발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이명박 측 정 의원에 더 큰 비중을 뒀다. 그러나 BBK 연루의혹에 대해서는 “이 전 시장이 BBK 김경준 대표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로 알고 있다”며 이 전 시장을 두둔했다. ■ 검증委 & 네거티브委 구분없다 인정 한편, 한나라당 네거티브감시위원회 위원장인 장윤석 의원은 7일 4자회동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나경원 대변인은 “네거티브감시위원회와 검증위원회의 구별이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네거위가 할 일에 대해서 월요일에 구체적으로 보고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당내 기구가 경선관리위원회, 검증위원회, 네거티브 감시위원회 등 복잡한 구조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지적을 당이 스스로 인정한 꼴로 해석되고 있다.

-최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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