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군사독재시절, 부일장학회(현 정수장학회) 설립자인 고 김지태 씨의 차남 김영우 씨가 12일 한나라당 검증위원회에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검증요청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10년간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맡았던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정수장학회의 운영과 이사장 재임시절 업무상 횡령, 탈세, 건강보험료 미납부 등의 의혹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5월29일 정수장학회에 대해 ‘강탈한 재산’이라는 결정을 내렸는데도 박 전 대표측은 돌려준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노무현 대통령은 진실화해위의 권고대로 법무부와 국방부에 정수장학회와 강탈(박 전 대표측은 자진헌납이라고 주장함) 당한 부지 10만평을 돌려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영우씨는 이번 박 씨에 대한 검증위 요청은 “그동안 박 씨에 대해 참을만큼 참았고,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와의 친분 때문에 되도록 박 씨와 함께 하려 했지만 박 씨가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며 “이는 그동안 아버님의 유언을 위해 늘 생각하고 있던 것이기도 하며, 절대 정치적인 목적 은 없다”고 설명한다. ■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검증 문제로 민감한 지금 시점에서 정수장학회의 문제를 제기한 이유가 무엇인가 검증 신청을 생각하게 된 큰 계기는 박근혜 전 대표(이후 박 씨)가 5월31일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 내용 때문이다. 보고, 그것이 상당히 우리에게 큰 쇼크였다. 그 전까지 우리는 박 씨가 우리와 같이 할 수 있다고 얘기해왔다. 박 씨가 대선에서 정수장학회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에서 정수장학회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었던 당시에도 혹시 박 씨가 다치는 일이 있을까 싶어서 걱정했다. 한 사람의 한을 풀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한을 맺히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늘 자상하게 대해주셨기 때문에 그분의 명예가 실추되는 일은 가능한 한 피하려고 했다. 그런데 박 씨가 그날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어거지’ 또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 것을 보고 우리는 크게 쇼크를 받았다. 조선일보가 정수장학회에 대해 물었을 때, ‘정수장학회에서 손을 뗐으니 코멘트할 입장 아니다. 정수장학회에 물어보라’고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어거지’라고 자꾸 이야기한다는 것은 본인이 깊게 관여되어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식구들은 더 이상은 말도 안 되는 것이고, 박 씨로부터 되돌려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법무부장관을 지낸 분과 장학재단의 이사장, 언론사 사장 등에 자문을 구했고, 제일 먼저 나온 얘기가 한나라당 검증 위원회에 신청하자는 것이었다. 감사위, 국정원에서 잘못된 일이니까 돌려주라고 결정이 났는데도 불구하고 박 씨측에서 공익재산이니까 사회에 환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수장학회를 국가재산이라고 말하는데, 국가재산이 됐으면 국가기관이 요구하는대로 유족들에게 환원되어서 새로 해나가야하지 않겠나. 특히 아버님이 장학회를 하시려고 준비하신 부산 땅도 함께 강탈해가서 장학회에 다 넣었다. 그 중 옥토 10만여평을 나라에 무상기증을 했다. 그런 엄연한 사실이 있는데도 다 무시하고 무얼 강탈해 갔느냐라고 나올 때 저희 형제들은 아연실색했다. 도저히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더 이상 박 씨와 같이 한다느니, 그런 생각을 아무도 갖지 말자고 했다. 짧은 시간에 나름대로 조사해보니까 박 씨가 10년동안 이사장하면서 공적재산에 상당히 기대서 살았고, 호의호식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0년동안 재단돈을 어느정도 가져갖는지 궁금하다. 정수장학회에 어느 기자가 질의했는데 대답을 안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자료는 없지만, 이제 밝혀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 한나라당 검증위원회에 검증요청서를 제출할 당시, 이명박 전 시장이 박 전 대표와 여권의 공격을 많이 받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는데 일단 정치적 목적이나 의도는 전혀 없다는 것을 밝힌다. 정치에 관심도 없고, 우리 가족 중에도 정치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 박 전 대표에게 검증신청하니까 다른 후보에게 반사이익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계속 기회가 있으면 이렇게 하려고 했다. 문제는 박 씨가 정수장학회를 떠났으면 가만히 있어야지, 잘못된 발언을 왜 자꾸 하는가이다. 특히,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내용은 도화선에 자신이 불을 붙인 격이다. 12일 검증위에 요청한 것은 박 전 대표가 정식으로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등록을 한 날짜에 맞춘 것이다. 아직 후보등록도 안했는데, 후보검증위원회가 검증을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보가 된 다음날로 택한 것이다. 또 열린우리당하고도 아무 상관도 없고, 대선 이슈가 되는지 여부도 별로 관심없다. 박 씨에게 유불리를 떠나, 만일 한나라당 검증에서 확실한 조사가 안 된다면 법정에라도 가서 조사를 하겠다는 생각이다. 횡령죄 등에 대해 국가권력기관이 수사하면 금방 나올 것이지만, 그 전에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 박 씨가 국정원과 진실화해위가 이미 강탈한 것이라고 인정한 것을 자진헌납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박 씨의 이런 아집이 상당히 자기를 해하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제가 법적으로 안하더라도 시민단체들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 박 전 대표에 대해 검증해 달라고 검증위에 요청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검증을 신청하는 것은 세가지에 대해서이다. 첫째는 박 씨가 말끝마다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했다고 말하는데, 그것이 무슨 뜻인지 밝혀달라는 것이다. 그 사회환원이라는 것이 도대체 누구에게 된 것이며, 어떤 방법으로 이뤄졌는가. 환원 방법은 경영과 소유의 분리가 되어야 한다. 즉 경영인은 분명히 있되, 소유자는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 씨가 부산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는 정수장학회를 ‘국가재산’이라고까지 했다. 박 씨가 말하는 국가라는 것이 무엇인가. 정부의 어느 기관이 정수장학회를 소유하고 있는가. 혹시 ‘짐은 곧 국가’라는 뜻에서 말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미 자신이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해서 모든 것이 자기 것이라는 논리인가. 둘째는 박 씨가 정수장학회 이사를 할 당시, 2억5천만원의 연봉을 횡령했다는 것을 밝혀달라는 것이다. 세계일보 특별취재팀에서 2002년 3월20일자 신문에 박 씨가 2000년 IMF 당시 구조조정으로 직원들 월급은 낮추는데 자기 급여는 두 배로 인상해 2억5천만원의 연봉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익단체인 재단은 정부 교육부의 관리감독을 받게 되어 있는데, 어느 관리가 직원들의 급여는 줄이고 이사장만 올리는 지출허가를 하겠는가. 장학재단 관계자는 이를 허가했을 리가 없다며, 이는 분명 횡령에 들어간다고 알려줬다. 개인돈이라면 몰라도, 공익재산의 돈을 그렇게 많이 받는 것은 법적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한 국가의 지도자로서도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박 씨는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세비도 나오는데, 4억~5억이라는 돈을 이중적으로 받은 것이다. 자세히 알아보려 했는데 교육부가 일반인에게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셋째는 세계일보에서 세금탈세한 것도 밝혀놓은 것을 봤다. 탈세·횡령 문제는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서 다루지 않을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공인인데 검증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넣어야 한다는 조언이 있어서 하게 됐다. 지금도 언론에서 이 문제는 본문제가 아닌데도 본질을 가려두고 이것만 부각시키고 있어서 조금 아쉽다. ■ 검증위에 검증을 요청하기 전이나 혹은 요청 후 박 전 대표측에서 별도의 연락이 왔는지 없었다. 전에도 그렇고 검증을 요청한 후에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아마 박 씨 자신은 아무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일찍이 청와대에 들어가서, 일반인인 우리와는 생각하는 잣대가 다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국정원에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정수장학회에 대해 조사하기 전에 사실확인을 해준 바 있다. ‘국정원 과거사건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2005년 7월22일, 입장을 밝혔을 당시에도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그런데 바로 그에 앞서 박 씨가 2005년 3월 정수장학회 이사를 그만둔 것이다. 그래서 당시 크게 문제되지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박 씨 자신이 이사를 그만 두고서, 자신의 비서를 했던 사람(최필립 씨)을 이사장으로 앉혔다. 실질적으로는 아직까지 박 씨가 정수장학회를 맡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최근 언론대학원 모임에서 박 씨 측근이 있었다. 가족회의에서 더 이상은 못 참겠다고 결정되서 그날 공식적으로 입을 열었는데, 그 의원이 지난 6월 4일쯤 조금 시간을 주면 안 되겠느냐며 연락했었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을 만나서 제 입장을 설명하고 이삼일내 다시 연락한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 연락이 없었다. 그 전에도 그 측근의원이 박 전 대표에게 얘기를 했는데, 이건 내 개인문제니까 터치하지 말라고 해서 거부됐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한나라당 의원들을 통해 직접 얘기해달라고 했는데도 안됐다. 정수장학회 문제는 박 씨 말고는 입을 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경직적이었다. ■ 최필립 씨와 박 전 대표와의 관계가 매우 가깝다고 하던데 관계가 있는 정도가 아니고, 그분은 박 씨의 이익을 대표하는 정도가 아니라 박 씨가 시키는대로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이야기할 것이 없다. 박 씨가 한나라당을 탈당해서 미래연합 만들었을때 운영하고, 지금도 박 씨 측에서 앞장서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으로 안다. 정수장학회의 이사가 5명인데 최필립 씨 외 두분은 박 전 대표가 있을 때 있던 사람들이고 , 나머지 두 분은 최필립 씨와 손이 맞던 사람, 유신시대 외교부에 있던 사람의 손자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검증위에서 정수장학회는 국가에 헌납한 것이라고 결정을 낸다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법적 대응은 변호사를 통해 준비해 놨다. 하지만 최근 노 대통령이 법무부에 정수장학회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검토해서 보고하라고 한 이상, 기다려볼 생각이다. 법무부는 정수장학회, 국방부는 토지 10만평에 대해 어떻게 반환시킬 것인가에 대해 나라에서 검토하고 있다. 정부에서 하는 결과를 보지 않고 추진하기에는 시기상조이다. 아직은 못했지만, 우리도 나름대로 법무부와 접촉도 할 생각이다. 법무부가 법적 조사는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사정이 어떤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원칙은 가능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상황에 대입시켜봐야 할 것이다. ■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지난 5월29일 아버님인 고 김지태 씨가 재산을 강탈당한 사실을 공식 인정하고 재산반환·손해배상·명예회복 조치를 결정했는데 진실화해위원회는 진실을 규명하고 화해를 권고하고 피해보상 하도록 하는 기관이다. 법상 일반 국민들한테는 단순히 권고만 하도록 되어 있지만, 국가에는 권고 이상의 ‘국가의 의무’ 조항이 34조에 있다. 국가는 과거사위가 권고하는대로 필요한 조치를 해야한다는 의무조항 때문에 노 대통령이 해야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수장학회에는 직접 돌려주라고 강제 못한다. 쉽게 말하면, 국가에서 받아서 돌려주고, 국가가 받지 못할 경우, 즉 정수장학회가 내놓지 않는다면, 결국 국민세금 1조원으로 찾아와야 한다. ■ 박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서 평가한다면. 만일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보는가 그런 가상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웃음) 현실적으로 그런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한계는 이미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안 주는데, 대통령이 된다면 더욱 가능성이 없는 것 아닌가. 박 씨가 이번 아니더라도 다음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기업가는 정치인과 각을 세우지 않아야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됐다. 5월31일까지는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여사와의 개인적인 친분이 많았기 때문에, 그래서 화해를 하자고 박 전 대표에게 여러번 얘기했는데, 매몰차게 돌아서더라. 이런 성격이라면 국가지도자로서는 좀 곤란하지 않겠는가. 적어도 상대방이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직접 나서지 않고 밑에 사람을 시켜서라도 납득시킬 수 있게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개인뿐 아니라 회사도 마찬가지다. 회사도 직원들이 납득하지 않으면 잘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렇게 독선적으로 어떻게 국가를 운영해 나갈 수 있을까. 그렇게 뒷처리하는 걸 보니까, 다른 문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제를 지적하는 것마다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해놓고 여러번 답변했다고 하지만 답변다운 답변은 들어본 적이 없다. 조금이라도 이해가 됐다면 나도 이해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 박 전 대표가 ‘과거 아버지 세대에서 고통받은 분들께 사과’한 것도 정치적으로 유리한 사람들에게만 한 것이라고 비판했는데 진심이라면 당사자들에게 전화라도 해서 사과를 해야하는 것이 맞지 않나. 인혁당 사건만 하더라도, 판결하자마자 바로 사형을 집행했는데 결국 무죄라는 것이 알려지지 않았나. 되돌릴 수 없는 문제에 대해, 무죄판결 당시 박 씨가 유족을 찾아가서 사과를 했다면, 이명박 후보보다 훨씬 지지도 높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사실은 인정하지 않고 그 문제만 나오면 박 씨가 정치적 탄압이라고 말을 한다면 이중적이지 않나. 박 씨가 DJ한테 공개적으로 사과했는데, DJ한테만 잘 보이면 되느냐. 자기를 끌어주는 사람한테만 사과하고, 그러면서 다른 쪽으로는 그걸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는 모습은 피해당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 박 전 대표 측근인 이혜훈 의원이 ‘당시 고(故) 감지태 씨가 뇌물죄 등으로 소환이 되어 이미 기소가 되어 있었고, 부정축재자’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사실에 입각한 얘기를 해야 하는데, 완전히 엉터리 가설을 만들어놓고, 거기에서 반박을 시작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 의원은 아버님이 부정축재자였기 때문에, 민주당 정권 때도 입건돼 있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1961년 당시 5억9천만원의 벌금을 다 납부했다. 외환관리법 위반도 중앙정보부에서 만든 것이다. 실체가 있었으면 달랐겠지만, 결국 공소취하를 받았다. 이 의원의 주장은 아버님을 ‘범죄자’라는 오해를 받게 만들어, 당시 죄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하려는 의도이다. 사람들에게 그 사람이 아주 나쁜 사람이니까, 당연하다라는 식의 논리는 완전 잘못된 것이다. 군검찰이 죄가 있다고 7년 구형까지 했는데, 공소할 것 없다고까지 한 것은 군법원으로서 최대치욕이다. 그런 조작은 당시 군법원이니까 가능했던 것이다. 당시에는 기업회계와 세무회계 간 유리가 상당히 컸다. 둘 사이의 잣대가 틀려서 기업하는 사람들이 세무조사하면 몇억씩 내도록 했다. 그걸 정치자금으로 쓰기 위해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런 사회적 풍토 속에서의 일을 가지고 지금 잣대로 평가해선 안된다. 아무리 정치인이라지만 그렇게까지 거짓말을 해도 되는 것인가. 이에 대한 반론을 펼 생각이다. ■ 아버님이 정수장학재단을 뺏길 당시를 회고한다면 당시 대학교 2학년이었다. 아버지가 고통을 많이 당했다. 서울 공항이 여의도에 있었는데, 정보부가 당시 외국에 계시던 아버님이 들어와도 구속을 안 한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공항에서 바로 체포해서 부산으로 압송했다. 어머님도 구속이 되어 있었고, 회사 직원들도 10여명 구속되어 있었다. 그래서 아버님이 안 나오실 수 없었다. 사업을 하다보면 어려운 일도 많고, 굴욕적인 것도 많이 당하겠지만, ‘쇠고랑’차는 것은 굉장히 큰 것이다. 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도 찾아오려고 노력하시고, 말씀도 많이 하셨다. ■ 이후 정수장학회를 비롯, 강탈당한 재산을 찾아오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나 군사정부 때까지는 꼼짝 못했다. 전두환 시절까지는 못했다. 노태우 시절 88년 김영삼·노무현 의원을 비롯해 부산·경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소개의원들이 되어 국회에다 청원서 제출했다. 그러나 청원이 안 다뤄졌다. YS 시절때는 93년 3월에 형님하고 저하고 탄원서를 냈다. YS정권 때와 DJ정권 때는 여러번 얘기했다. 하지만 JP가 YS나 DJ정권을 만드는데 일조를 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나싶다. 아버님이 강탈당할 때 중앙정보부장이 JP였다. 부산에서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유세할 때 단 한사람의 은인이 있다면 저희 아버님이라고, 아버님이 장학금으로 다 대주셨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당시 노 후보가 대통령 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알았다면 선거운동도 돕고 그랬을텐데, 나중에 대통령 되고나서 개인적으로 부탁하려니 미안하더라.(웃음) 하지만 노 씨는 대통령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해주려고 하는데 지금까지도 못하고 있다. 여러 정치적 상황 때문일 것이다. ■ 정수장학회가 실질적으로는 박 전 대표가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는데, 그럼 앞으로 정수장학회에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지금 생각은 정수장학회는 완전히 문을 닫고, 새로운 재단을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 지금까지 장학금을 받고 있는 장학생들과 재단 직원들은 전부 인수해서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그 다음에 내부적인 점진적으로 고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버님이 물려주신 재산이기 때문에 그대로 장학회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개인 것으로 하려면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할 것이고 그렇게되면 재단규모가 작아질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아버님께 큰 죄를 짓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아버님이 남기셨던 재산은 그대로 남기는 것을 원칙으로 할 생각이다. 구체적으로는 장학재단은 장학재단으로 남기고, 정부로부터 받는 땅은 문화재단으로 만들 생각이다. 그래서 부산이 서울에 비해 문화적으로 뒤떨어져있으니까 아버님이 좋아하시던 부산의 문화발전을 위해 남겨졌으면 좋겠다. 아버님의 호를 따서 재단이름은 ‘자명장학회’로 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 -김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