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조선·기계·전자·반도체 등의 업종은 호조가 예상되는 반면 건설·석유화학 등은 부진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업종별 단체 자료를 취합·발표한 ‘주요 업종의 2007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조사’에 따르면, 고부가가치 물량을 중심으로 한 선별수주 추세가 이어지고 채산성도 좋아지고 있는 조선과, 견고한 내수·수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는 기계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 호조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경기회복으로 내수부문에서의 부진 탈출이 기대되는 전자와, DRAM 가격 반등이 예상되는 반도체 역시 하반기 전망이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반기 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등 부동산 관련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건설과, 수출단가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연관 산업(화섬·건설 등)의 수요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석유화학은 업황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섬유는 부진한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생산·내수 감소세가 둔화되고 수출이 플러스 증가세로 반전되는 등 최근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정유는 수출은 호조를 유지하나 고유가로 휘발유 등 내수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고, 철강은 국제 철강가격 상승으로 호조를 보인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업황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는 전반적인 업황이 상반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수출·생산 증가율은 상반기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 조선 하반기 생산 및 수출 호황 누릴 전망 2005년 이후 수주된 고선가 물량 출하가 본격화되고 있는 조선은 상반기 수출 증가율이 무려 30.6%에 달하는 등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져 하반기 수출과 생산은 각각 13.0%, 12.8%의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고, 업계의 채산성 호조와 LNG선 등 고부가가치 물량을 중심으로 한 선별수주 추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 기계 하반기에도 생산·내수·수출 전 부문 선전할 듯 상반기 내수·수출·생산 등 모든 부문에서 두 자리 수의 높은 성장을 기록(내수 15.3%, 수출 19.6%, 생산 15.5%)한 기계 역시 하반기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내수는 전자·조선 등 연관 산업의 꾸준한 수요증가로 13.9% 성장이 예상됐고, 수출은 미국·일본·EU 등 선진국 수요확대가 이어지면서 17.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 역시 13.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 전자 하반기 내수·수출은 상반기보다 호전, 생산은 5.2% 증가에 그쳐 전자의 경우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라 상반기 중 부진했던 내수부문도 상반기보다는 호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은 디지털TV 등 국내제품의 지속적인 이미지 향상과 더불어 디스플레이·메모리반도체 가격반등 등 수출여건이 개선될 공산이 커 상반기 8.7%, 하반기 12.6%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수의 경우 하반기 4.4% 증가율을 기록, 수출보다 증가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반적인 소비심리 회복에 따라 상반기(2.5%)의 부진에서는 벗어날 공산이 큰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은 5.2% 증가해 상반기(5.3%)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 반도체 하반기 생산 7%의 증가 예측, 수출은 상반기보다 낮을 듯 DRAM 가격 폭락으로 상반기 당초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생산 5.9%, 수출 11.4%)을 기록한 반도체는 하반기 DRAM 가격 반등과 이를 위한 업계의 생산량 조절 노력 등에 힘입어 업황 개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 중 수출 증가율은 5.1%로 오히려 상반기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는 작년 하반기(33.6%)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데 따른 기술적 효과라는 설명이며, 생산 역시 상반기보다 높은 7.0%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관련 반도체 수출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DRAM 가격은 상반기 중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했으나(1월 4.9$ → 2월 4.2$ → 3월 2.2$ → 5월 1.8$) 최근 들어 반등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Nand Flash 역시 2월을 기점으로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1월 10.7$ → 2월 5.6$ → 3월 6.0$ → 5월 7.1$). ■ 건설 하반기 내수 부진 불가피할 전망 반면, 건설의 경우 하반기 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등 부동산 관련 규제가 본격 시행될 예정으로 있어 민간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반기의 경우 각종 부동산 관련 규제를 피하기 위한 민간주택 분양물량 증가와 정부재정 조기집행 등에 힘입어 민간과 공공부문을 합친 총 국내공사 수주가 11.1%(민간부문 8.6%, 공공부문 18.0%) 증가해 당초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작년 상반기 부진(-10.0%)에 따른 기술적 효과도 일부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며, 하반기에는 민간부문의 부진과 정부 재정사업 조기집행에 따른 공공부문 물량부족으로 국내공사 수주가 전년 대비 -15.0%로 큰 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민간부문 -17.7%, 공공부문 -8.3%). ■ 석유화학 하반기 전 분야 부진 예측 수출단가 약세 등 채산성 악화와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석유화학의 경우도 하반기 부진한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내수의 경우 화섬·건설 등 연관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상반기 -1.2%, 하반기 -0.2% 증가율을 기록, 2002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과 생산은 하반기 각각 12.4%, 6.3%로 상반기(수출 1.6%, 생산 0.3%)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는 작년 하반기(수출 0.9%, 생산 -2.9%) 부진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설명으로, 수출가격 하락과 납사 등 원료가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수입수요 증가세 둔화 등 업계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섬유 하반기 생산·내수·수출 전 분야 부진 예상 한편 섬유의 경우 중국산 저가제품의 국내외 시장잠식과 국내 제조여건의 악화로 생산·내수·수출 등 전 부문에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업계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생산 감소세가 둔화되고 수출이 상반기 중 플러스 증가세로 반전되는 등 모처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은 작년 -12.9%에서 상반기 -6.8%, 하반기 -3.1%로 감소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고, 내수 역시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의류소비 증가 등에 힘입어 작년 -8.9%, 상반기 -8.1%, 하반기 -5.1%로 감소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수출의 경우 2005년 상반기 이후 1년 반 만에 상반기 플러스(2.7%)로 전환된 가운데, 하반기에도 한-ASEAN FTA 발효에 따른 섬유소재 수출증가 등에 힘입어 1.9%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 정유 하반기 생산과 내수는 부진, 수출은 호조될 듯 이밖에 정유는 수출의 경우 상반기에 이어 호조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내수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는 고유가로 휘발유·경유 등 수송용 유류소비가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등유·중유 등 연료용 유류소비 감소가 지속돼 상반기 4.5%, 하반기 0.1%로 부진이 예상됐다. 반면, 수출은 중국·인도네시아 등 신흥공업국들의 경유·항공유·납사 수요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정제시설이 풍부한 국내 업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호조가 점쳐졌다. 다만 수치상으로는 작년 하반기 높은 증가율(12.3%)을 기록한 데 따른 기술적 하락으로 상반기(14.4%)보다 못한 0.6%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은 내수물량 부진의 영향으로 상반기 1.2%, 하반기 0.5%로 증가율 둔화가 예상됐다. ■ 철강 하반기 생산· 내수 전년 수준, 수출 무난히 증가할 듯 철강의 경우 상반기 국제 철강가격 상승에 따른 가수요 발생과 중동·일본 등 수출증가에 힘입어 호조(내수 11.8%, 수출 7.5% 증가)를 보였으나,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달리 업황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 철강가격이 약보합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반기 중 발생한 가수요로 재고물량이 늘어나 내수는 -1.3%로 전년 수준을 밑돌고, 생산 역시 0.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수출은 내수 부진에 따른 수출여력 확대와 중동 등의 수출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상반기(7.5%)와 비슷한 수준인 6.9%의 무난한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 자동차 하반기 생산 ·수출 상반기보다는 증가, 내수는 전년수준 유지 자동차는 하반기 전반적인 업황이 상반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출과 생산은 작년 하반기 부진(수출 0.9%, 생산 2.1%)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각각 전년 대비 7.5%, 5.9% 증가, 상반기보다 다소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반기에는 원-엔 환율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와 노사분규 등의 영향으로 수출과 생산이 이보다 낮은 4.1%, 2.4% 증가에 머물렀었다. 한편 내수는 주가상승과 2007서울모터쇼 개최 등 업계의 다양한 판촉 활동에 힘입어 상반기 5.6% 증가했으나 하반기에는 이보다 낮은 0.7%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라 전년 수준의 성장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염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