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며 지난 1891년 미국에서 첫 등장한 자선냄비가 한국에 들어온 지 꼭 80해가 된다. 올해의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자선냄비의 훈훈한 정을 다시 지피울지 관심이 간다. 특히, 10년 만에 소위 ‘左’에서 ‘右’로 이동한 이명박 정부. 감세정책을 통해 사회 양극화를 해결하겠다며 노무현 정부가 박은 ‘종부세 대못’뽑기에 나섰지만, 경제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70년대 말에나 찾아볼 수 있었던 연탄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특히, 내년은 6년 만에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을 예측하고 있어, 달력 한 장 남긴 올 겨울은 어느 때보다 추울 전망이다. 이런 어두운 국면 속에서 ‘익명의 기부천사’가 나타나 우리의 우울증을 풀어주고 있다. ‘익명의 기부천사’는 다름 아닌 갓 20대 문근영. ‘국민 여동생’ 문근영은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만 8억5000여만 원을 기부했지만,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해 오다가 인터넷 누리꾼들에 의해 알려졌다. 문근영은 그 동안 고향인 광주지역 장학재단과 사회복지재단 등에도 수시로 거액을 기부해 왔다. 문근영은 또 광고 모델료 전액을 소아암 환자를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그래서 문근영이 기부한 금액이 얼마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문근영의 아름다운 기부행위는 때마침 종부세 일부 조항에 위헌판정이 내려진 시점에서 등장해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종부세 위헌에 대해 쾌재를 부르고 있는 일부 부자들은 있는 자가 더 베푸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멀리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행위는 세계적 갑부 빌게이츠와는 상반된 세상을 산다고 볼 수 있다. 빌게이츠가 매년 수백억 원을 세계의 어려운 곳에 내놓는 것은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정신이다. 빌게이츠는 기부단체인 윌리엄 H.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 매년 2조 원 이상의 엄청난 액수를 기부하고 있다. 아프리카 에이즈 치료사업이나 공공 도서관, 인구문제, 교육 등 지금까지 기부한 액수만 무려 250억 달러(약 30조 원)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기부문화는 미국에서는 아주 보편화되어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재단을 만들어 일정한 금액 이상 기부하고 있다. 또, 문근영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연예계에서 모범이 되어야 한다. 물론, 가수 김장훈이 셋방살이를 하면서도 기부문화에 나서고 있지만, 반면에 일부 연예인들은 국민이 상상할 수 없는 고액 출연료를 받으면서도 기부는 뒷전으로 한 채 사회 해악행위를 하여 지탄을 받고 있다. 일부 연예인들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 때 수억 원의 국민 세금을 펑펑 써 국민의 지탄을 받더니, 인터넷 도박에서 수십억 원을 탕진하는 등 흥청망청 쓰고 보자는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연예인들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사회 악의 축’이라고 까지 비난하고 있지 않은가? 올 연말에도 자선냄비가 다시 찾아온다. 올 연말 이웃돕기 모금 실적이 예년보다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고소영’ ‘강부자’ ‘강금실’이라고 불리우는 이명박 정부에서 가진 분들의 1%의 기부행위가 필요한 때이다. 그래서 ‘제2의 문근영’, ‘제2의 김장훈’을 잇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