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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지원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의원

“국정원장, 발로 뛰어서는 안된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북미 간 직접대화 조속한 시일 진전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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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5호 심원섭⁄ 2009.02.17 11:33:24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2009년 2월 12일 임명된 원세훈 국정원정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한마디로 기대 반 우려 반”이라며 “그래도 원 국정원장은 어차피 국정원장에 임명된 마당에 33년 간 공무원을 했고, 11개월 행자부 장관을 했기 때문에 잘할 것으로 믿고 싶다”고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2009년 2월 13일 국히 귀빈식당에서 가진 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나도 국정의 한 축을 운영한 경험에 비춰볼 때 원세훈 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기 때문에 모든면에서 무난하게 하리라 기대하지만, 반면 또 최측근이기 때문에 자칫 강경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어 박 의원은 원세훈 국정원장이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정보 수집 가능성을 언급한데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국정원법 위반이라고 따지자 ‘어떤 경우에도 정치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답변했고, 내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추궁했던 국정원의 정치개입 8대 의혹사건을 상기시키면서 정치개입을 하겠느냐고 따졌더니 ‘그런 일을 안 하기 위해 왔고 그런 개혁을 하겠다’고 분명히 했다”며 “앞으로 국회차원에서 또 개인적으로 정보위원 차원에서 계속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국정원의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국정원장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국정원장의 조직개편이 있으면 정보위원회에 보고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보고 의견을 밝히는 것이 좋겠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박 의원은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 간 양자협상 개시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조속한 시일 내에 북미 간에 굉장한 대화가 진전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망하면서 “그런 의미에서 클린턴 국무장관도 아시아를 첫 해외방문지로 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부시 대통령도 나머지 2년 간 6자회담 틀 속에서 양자협상을 하여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고, 오바마 대통령도 후보시절부터 그런 얘기를 했으며, 클린턴 국무장관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라며, 양자협상 대표단의 수준에 대해 “현 수준보다 더 높은 차원의 직접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며, 종국적으로 그 길밖에 없기 때문에 김대중-클린턴 전 한미 대통령들이 사용했던 햇볕정책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2009년 2월 13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과 가진 인터뷰의 요지다. ■ 원세훈 국정원장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국정원장은 한마디로 발로 뛰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발로 뛰게 된다면 정치개입을 할 수밖에 었기 때문이다. 나도 정부에 있을 때 국정원장 제안을 받았지만, 평소 발로 뛰는 성격이라 정치개입이 될 것 같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연초에 전남도청을 방문했을 때 수행한 당시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이 진도까지 가서 전부 파악을 하는 것을 보고 ‘정말 발로 뛰는 장관이구나’ 생각했지만, 국정원장은 발로 뛰면 곤란하다는 면에서 우려를 표시했다. 행자부 장관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인물이라고 본다. 그리고 원 국정원장은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특히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오보라고 각종 의혹에 대해 답변을 회피하는 태도는 지적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일단 임명됐으니까, 33년 간의 공무원 생활과 11개월의 행자부 장관 경험을 살려 잘 수행할 것으로 믿고 싶다. ■ 원 국정원장이 인사청문회에서 정치 정보수집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정치사찰 논란이 제기되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이 체제전복세력 운운하면서 질문하니 원 국정원장이 그렇게 답변을 했지만, 야당 의원들이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국정원법 위반’이라고 따지자 ‘어떤 경우에도 정치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확실히 답변했다. 나는 믿고 싶다. 그리고 나는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작년도 국정감사에서 이명박 정부가 국정원이 정치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면서도 개입한 ‘8대 정치개입 의혹사건’을 추궁했더니 당시 김성호 국정원장이 부분적 시인과 사과를 한 내용을 상기시키면서, ‘정치개입을 또 하겠느냐’고 질문했고, 역시 ‘그러한 것을 안 하기 위해서 국정원장에 왔고 그러한 개혁을 하겠다’고 분명히 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국회 차원에서나 또 내 개인적으로 정보위원 차원에서 계속 관찰할 것이다. ■ 원 국정원장이 국내와 해외 부문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국정원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정원법 개정과 조직개편 방향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을 안 해봤지만, 국정원장이 효과적인 업무를 위해서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하면 그것은 우리 정보위원회에도 보고를 할 것이다. 그 내용을 보고 내가 의견을 밝히는 것이 좋지만, 원칙적으로 국정원장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는 데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설비를 계속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미국 위성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한다.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여러 가지 언론보도를 통해서나, 특히 보스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 일행이 이번에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의 강력한 부인이 없었던 걸로 봐서, 사실상 북한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렇지만 발사를 위해서는 약 2개월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북한에서도 국제정세, 특히 미국을 주시하면서 신중한 결정을 하리라고 본다. ■ 사실상 발사를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지난 연말에 이어 연초까지 북한의 대남 강경발언, 미사일 발사준비 작업까지. 북한이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북한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대해 지난해부터 계속 강하게 압박정책을 펴면서 무력도발 의사를 밝혀 왔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특히 새로운 오바마 정부와의 협상에서 과거처럼 어떻게 우위를 점해볼까 하는 전술적 차원에서도 이런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북한의 ‘자존심 외교’ ‘벼랑끝 전술’이라고 본다. ■ 최근 북한의 발언을 놓고 볼 때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그리고 남북 간에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어떤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몇 차례 밝힌 바와 같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북한에서 첫 선물로 무력충돌이나 미사일 발사를 보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도 이제 마지막 기회이다. 과거 클린턴 대통령 때도 좋은 기회를 놓친 바 있다. 그런 경험을 가진 김정일 위원장이 부시 대통령보다 훨씬 유연하게 출발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런 모험을 할까 생각이 든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남북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한 군사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이 군사용 미사일이 아닌 위성운반체로 발사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이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과거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인공위성을 발사했다’며 ‘지금도 그 인공위성은 우주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북한의 인공위성 주파수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번에도 북한에서 그런 주장을 할 수는 있겠지만,그렇게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 미국의 클린턴 장관과 게이츠 장관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준비를 계속한다면 미국이 요격태세를 갖추겠다는 발언을 했는데, 실제로 미국이 미사일을 요격할 경우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 것으로 보는가? 미국 입장에서는 당연한 말을 했다고 본다. 또 대포동 2호 미사일의 발사 움직임이 있다고 하면, 더욱이 그것이 미국을 향할 수 있다고 하면, 그런 입장표명은 당연한 것 아닌가. 하지만 그러한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굉장히 어려운 형국이 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도 미국도 이런 불행한 사태가 나지 않도록 대화를 해서 해결해야 된다고 본다. ■ 북한이 강경론으로 나오는데는 혹시 김정일 이후의 후계구도와도 연관이 있는 게 아닌가? 북한 내부의 권력 관계 움직임들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아무래도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있었고, 실제로 그런 것은 확인됐다. 김 위원장의 나이로 봐서도 후계문제는 논의가 될 것으로 보지만, 그런 포석을 위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 뭐라고 답변하기 곤란하다. ■ 최근 평양을 방북한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 양자협상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한과 오바마 행정부가 양자협상을 개시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가? 당연히 조속한 시일 내에 이루어진다고 본다. 부시 정부에서도 8년 임기 중에서 6년 간 대북 강경정책을 폈으나 실패했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도 나머지 2년 간은 6자회담 틀 속에서 북미 간 양자협상을 하여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 않았는가.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그런 얘기를 했고,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6자회담 틀을 유지하고 북미 간 양자협상을 하겠다,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나는 6자회담의 틀을 유지하면서 북미 간에 굉장한 대화가 진전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그런 의미에서 클린턴 국무장관도 아시아를 첫 방문지로 택했지 않았겠는가. ■ 그렇다면 양자협상의 형식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그리고 대표단의 수준은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아직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현 수준보다 더 높은 차원의 직접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종국적으로는 그 길밖에 없기 때문에, 김대중-클린턴 대통령이 썼던 햇볕정책으로 돌아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대포동 미사일, 북한 핵문제 등 모든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 김대중-클린턴 대통령이 사용했던 햇볕정책으로 돌아가서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고, 또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 대통령도 지금의 강경노선에서 180도 전환하여 햇볕정책으로 돌아가야 된다’고 나는 조언하고 싶다. ■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입안한 것으로 알려진 ‘비핵개방 3000’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북한이 핵을 보유하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도 최근 왕자루이 중국 대외협력부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이야기했다. 긴장을 원치 않는다고도 했다. 국민의 정부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나와 만났을 때도 ‘김일성 유언도 한반도 비핵화다’ 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우리가 북한을 두둔하고 북핵을 인정하자는 게 아니다. ‘비핵개방 3000’은 핵을 폐기하고 개방하면 우리나라가 북한의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어주겠다는 것인데, 이건 어떤 의미에서 자존심 상하게 하는 일이다. 미국도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을 핵폐기 과정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너희가 핵을 폐기하면, 개방하면 3000달러를 만들어주겠다’하는 단서를 붙이는데, 그게 저 사람들에게 통하겠는가. 박 의원은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대북 강경정책을 써서 성공한 적이 없다. 김영삼 대통령도 실패했고, 부시 대통령도 실패했다”며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자일 때 동교동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하여 면담하는 과정에서 김 전 대통령이 2~30분 간 햇볕정책에 대해 설명을 하자, 이 후보는 다섯 번이나 ‘저와 똑같습니다’하고 동의했었다. 대통령이 돼서도 때로는 대북관계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청와대에 들어가면 틀어져 버린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실망했다”고 주장하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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