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무대에서 만난다!

무비컬 <마이 스케어리 girl>

  •  

cnbnews 제109호 이우인⁄ 2009.03.17 16:55:33

3월 6일 서울 흥인동의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에서 초연된 뮤지컬 <마이 스케어리 girl>은 2006년 흥행작 <달콤, 살벌한 연인>을 원작으로 한 ‘무비컬’이다. 서른이 될 때까지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한 ‘소심한 A형’ 대학 영어강사 황대우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비밀스런 여인 이미나를 만나 생애 처음 사랑에 빠진다. 진정한 사랑을 느껴본적 없던 미나 역시 대우의 순수함에 끌린다. 하지만 이내 대우는 미나가 여러 명의 사람을 죽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고 미나에게 이별을 고한다. 대우를 떠나 이태리에서 새 삶을 시작한 미나는 대우를 그리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영화 속의 미나는 4차원적인 정신세계와 동안(童顔)이 매력적인 연기자 최강희가, 대우는 표정과 말투가 다소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훈남 배우 박용우가 맡아 캐릭터를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여느 영화에 비해 낮은 제작비와 부실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기발한 내용과 독특한 캐릭터, 탄탄한 구성 등의 흥행요소를 갖추고 관객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작품으로, 지난해 개봉되며 1,0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롱런하고 있는 <과속 스캔들>과 닮았다. 지난해부터 <미녀는 괴로워> <라디오 스타> 등이 영화의 흥행성을 보장받고 무비컬로 탄생하며 사랑받은 만큼, <달콤, 살벌한 연인>의 뮤지컬 제작 또한 큰 기대를 모았다. 기대에 부응하려면 뮤지컬로 탄생하기까지 몇 차례의 시행착오와 충분한 연습기간, 실력을 제대로 갖춘 스태프와 배우 등이 필요했다. <마이 스케어리 걸>의 프로듀서는 (주)뮤지컬해븐의 박용호 대표가 맡았으며, 대본과 작곡은 현재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가 강경애와 작곡가 윌 애런슨(Will Aronson)이 호흡을 맞췄다. 연극 <쉬어 매드니스> <한국 사람들> <2007 날 보러 와요> 등을 연출하고 대형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협력 연출한 변정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뮤지컬 배우 출신 톱스타 신성록과 뮤지컬 <공길전> <김종욱 찾기>의 주역 김재범이 황대우 역에 더블 캐스팅됐으며, <헤어스프레이> <아이 러브 유>에서 뛰어난 노래 솜씨와 연기력을 검증받은 뮤지컬 배우 방진의가 달콤 살벌한 여인 이미나로 분한다. ■ [리뷰] 달콤 쌉싸름한 뮤지컬…<마이 스케어리 걸> <마이 스케어리 걸>은 귀여운 제목만큼이나 아기자기한 공연이다. 관객들로 빙 둘러싸인 작은 무대에서 6명의 배우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목청을 높여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하는데, 그 모습 역시 앙증맞다. 자칫 학예회 무대로 보일 만큼 율동은 유치하지만,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만큼은 수준급이다. 특히, 이 뮤지컬은 캐릭터들의 심리 변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배우의 표정이나 작은 제스처 하나도 극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배우의 이목구비와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까지 뚜렷이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소극장 뮤지컬의 장점이다. 대형 뮤지컬이었다면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미나가 사람을 죽이거나 당황할 때 무대를 꽉 채우는 빨강·파랑·녹색의 극단적인 조명은 웃음과 긴장감을 동시에 유발한다. 배우의 몸짓과 표정에 절묘하게 흐르는 배경음악도 재밌다. 마치 코믹 호러 무비를 보는 것처럼 무시무시하면서도 웃음이 튀어나온다. <김치냉장고 속에> <나는 정말 수박이 싫어> <여성 전용> <쓱싹> <내 입을 돈다발로> 등 25곡의 뮤지컬넘버도 제목부터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미나가 번뜩이는 칼을 쳐들고 무표정으로 관객을 주시할 때와 시체를 토막 내 랩으로 둘둘 말은 팔·다리·손 등의 소품은 너무 리얼해 소름을 돋게 한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대. 갖가지 문양으로 새겨진 원목 느낌의 무대는 기본적으로 미나와 장미가 사는 집으로 설정돼 있으나, 무대가 안으로 쑥 들어가고 난 후 남는 공간은 복도가 되기도 하며, 시체를 매장하기 위한 뒷산도 되니, 활용도가 대단하다. “코믹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영화와는 달리 두 남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부각시켰다”는 강경애 작가의 말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을 나누는 두 주인공이 을 듀엣으로 부르며 무대 중간에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교차할 때는 마음이 짠해진다. 엔딩이 독특하고 재밌다. 6명의 배우가 각자의 파트를 부르며 미나가 시체를 보관하던 김치냉장고 속에 들어가면서 관객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5월 17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 (문의) 뮤지컬해븐: 02-744-4337.

■ [리뷰] 눈ㆍ귀 사로잡고 침 꿀꺽!…뮤지컬 ‘드림걸즈’ 뮤지컬 <드림걸즈>는 1960년대 미국, 많은 흑인 스타들의 성공과 그 이면의 쇼 비즈니스의 어두운 부분에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가수를 꿈꾸는 한 소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녀가 속한 그룹인 더 드림즈(The Dreams)가 스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1981년에 초연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드림걸즈(Dreamgirls)>가 원작이다. 이 뮤지컬은 2006년에 팝의 디바 비욘세 놀스와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스타 제니퍼 허드슨 등이 출연한 영화 <드림걸즈>로 각광을 받았다. 지난달 국내에서 초연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뮤지컬 <드림걸즈>는 한미 합작으로 국내의 프로덕션과 브로드웨이의 프로덕션이 공동으로 제작에 참여하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뚜껑을 여니 뮤지컬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눈앞에서 영화와 화려한 축제가 동시에 펼쳐지니 말이다. 특히, 5개의 대형 LED(발광전광 영상) 회전무대는 감탄을 자아낸다. 무대의 배경, 메인 무대와 서브 무대를 2중, 3중으로 나누는 역할도 해 공연을 입체적으로 만든다. 세월의 흐름을 표현하기도 하며, 카메라에 비친 화면·거울·등장인물이 머릿속에서 구상하는 생각이 LED에 자유자재로 떠오른다. 120개의 무빙 라이트도 현란하다. 400여 벌의 의상과 112개의 가발 등의 소품도 화려하다. 주인공ㆍ앙상블 할 것 없이 아낌없이 투자를 한 티가 팍팍 난다. 배우들의 연기ㆍ노래ㆍ비주얼도 명품이다. 뮤지컬계의 톱스타들이 총출동했으니 알 만하다. 관객에게는 이들을 놓고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재미도 준다. 또 여성미를 극대화시키는 섹시한 의상은 남성 관객뿐 아니라 여성 관객의 눈을 동시에 사로잡는다. Steppin' to the bad side, I am Changing, Dreamgirls, Cadillac Car, I'm not going, Hard to say Good bye 등의 귀에 익은 뮤지컬 넘버는 관객의 흥을 돋운다. 극의 흐름과 전환도 빠르게 이뤄져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 배우들의 몸짓 하나에도 관객은 열광할 정도로 공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작품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신뢰가 느껴진다. <캣츠> <시카고> 등 기존의 대형 뮤지컬의 대부분은 신마다 너무 심혈을 기울이다보니 가장 중요한 드라마는 놓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드림걸즈>는 화려함 속에 드라마가 보이는 뮤지컬이다. 극중 에피(홍지민 분)가 친구들에게 외면당한 후 절규하고, 7년의 세월 동안 오만했던 자신과 싸워 벽을 넘어서는 과정들이 감동 스토리로 전달된다. 에피가 울 때는 눈물이 저절로 솟구친다. 에피와 디나(정선아 분)가 을 듀엣으로 부르면서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는 장면에서는 감정이 극에 달한다. 두 사람의 화해는 관객에게 아름답게 비쳐지며 감동을 준다. 이처럼 <드림걸즈>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뮤지컬이지만, 완벽하게 채운 만큼 관객의 상상력을 허락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 관객은 이 뮤지컬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이야기에 감탄밖에 할 것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7월 2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