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지역주민들까지 수많은 찬반 논란을 거듭하며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월 재개가 결정된 경인운하 건설 공사가 1992년 굴포천 방수로 사업이 시작된 지 17년, 2003년 경제성 부족과 환경파괴 논란으로 백지화한 지 5년여 만에 3월 25일 첫 삽을 떴다. 이날 착공된 경인운하는 굴포천의 홍수방지를 위해 시행 중인 ‘굴포천 방수로’를 한강과 연결하여 평상시에는 뱃길로 활용함으로써 굴포천의 홍수피해를 예방함은 물론 수도권의 교통난 및 물류난을 완화하고 수송비 절감 등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여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한국수자원공사는 기대했다. 그리고 수자원공사는 “운하 주변을 따라 수향8경으로 대표되는 전망대·생태공원·자전거길 등 다양한 친수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경인운하가 완공될 경우 화물과 승객을 실어 나르는 단순한 물길이 아니라, 홍수예방·관광·레저 등 복합기능을 가진 명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번에 착공하는 구간은 총 18㎞의 주운수로 가운데 굴포천 방수로와 한강을 이어주는 연결수로 3.8㎞ 구간의 일부로, 수자원공사는 공사비 190억 원, 보상비 130억 원 등 약 320억 원을 투입해 오는 12월까지 연장 1.5㎞, 저폭 80m의 운하수로를 우선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결수로 이외의 본공사는 인천·김포터미널, 갑문 2개, 횡단교량 7개 등을 포함해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오는 6월 착수해 2011년 12월에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수자원공사, “2만5000개 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 이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경인운하 건설과정에서 대략 2만5000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3조 원 정도의 생산유발효과를 발생시켜 침체된 경기를 진작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정치논리에 의해 조성되는 운하라는 비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인운하사업의 경제성을 판단하는 비용수익비율(B/C)이 1 아래로 낮아져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최근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가 공사를 강행함에 따라 경인운하 반대론은 더욱 거세어질 전망이다. 특히 서울과 인천·김포 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경인운하백지화 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 30여 명은 이날 인천시 계양구 다남동 연결수로 현장과 장기동 수자원공사 경인운하건설단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경인운하의 문제점이 매일 드러나는데도 편법적인 행정절차와 졸속 추진으로 ‘묻지마’ 착공에 나섰다”고 비난하며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박용신 수도권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환경부는 경인운하의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문제점들이 산재되어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환경영향평가 협의 및 경인운하 연결수로 실시계획 승인을 내주었다”며 “환경부는 국토부의 손바닥 안에 있는 행태를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경인운하 착공에 대한 이 지역 민심은 지역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이유 때문에 찬성 쪽에 기울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결수로와 김포터미널이 들어서는 지역인 김포시 고촌면 전호리의 한 주민은 “요즘 쌀 농사를 지어 예전의 수입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측면에서 부재지주가 많은 이곳의 특성을 감안하면 토지 보상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그 동안 서울 근처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토지가 그린벨트로 묶여 제대로 된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보상을 받게 돼 숨통이 트였다”고 찬성 입장을 보였다. ■ 토지보상 둘러싼 갈등과 반대여론도 거세 이처럼 경인운하 건설에 따른 토지수용과 추가개발 기대감 등이 운하에 대한 우호 여론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경인운하지역협의회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방수로 공사가 진행된 상태에서 이제 와서 어떻게 되돌릴 것이냐. 이를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현실론을 펼치면서, 운하를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반대 여론에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지역민 중에서도 반대 여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인천시에 사는 한 주민은 “지난번 임시방수로가 건설될 때 다남동의 지하수가 고갈되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따라서 경인운하를 만들기 위해 추가로 굴착하는 과정에서 지하수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포시의회 민주당 소속 정왕룡 의원은 “해사부두 바닷모래 세척수와 경인운하 바닷물의 한강 유입 문제에 대해 명확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만약 한강이 오염될 경우, 신곡정수장에서 농수를 끌어다 쓰는 주변 지역 전체가 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해 해수로 인한 주변 농지 피해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토지보상 문제로서 “정부의 보상이 주변 시세와 맞게 이뤄져야 한다”며 실제 보상을 둘러싼 갈등은 심상치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4월 8일까지 감정평가를 마친 후 이틀 뒤인 10일부터 보상비를 통보하고, 13일부터 본격적인 보상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만약 주민들과의 협의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주요 공정이 착공되는 6월 이후에도 보상을 둘러싼 수공과 주민의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향후 경인운하사업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저널은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경인운하 건설과 관련하여 심원섭 대기자의 진행으로 한국수자원공사 김종해 경인운하 사업본부장과, 오랫동안 환경운동에 전념해 온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을 가감없이 게재함으로써 국민들의 판단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