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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직장인…29세 취업, 44세 정년

상반기 채용시장, 정규직 40% 줄고 인턴직 4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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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6호 김대희⁄ 2009.07.14 15:31:48

올해 상반기 취업시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시즌이었다. 연초부터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계속되고 있다는 통계자료와 40대 가장들의 실업급여 수급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우울한 소식으로 심각한 ‘취업난’을 실감할 수 있었다. 청년 구직자들의 경우, 인턴 취업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줬지만 임시방편에 그쳐 실효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하반기 시작과 함께 비정규직법 처리 법안을 놓고 여야 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대량실직 사태가 우려되고 있어 이 문제 해결이 하반기 취업시장의 최고 화두가 됐다. 지난 상반기 동안 일자리 대란이 한바탕 쓸고 지나갔지만,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되어 곳간에 곡식만 가득 채우고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고용 없는 성장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지적도 크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2010년 최저임금을 2.75% 인상된 시간당 4,110원에 결정했지만, 시민단체 등에서 반발이 거세다. 실제로 사상 최저 인상이라는 지적이다. 주 40시간, 월 단위로 환산하면 85만8,990원이다. 물가 인상분을 감안하면 오히려 실질소득은 줄어든 셈이다. ‘스카우트’가 지난 상반기 동안 구직자와 직장인들에게 다양한 주제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6개월 동안 면접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구직자가 33%에 이르렀다. 이들 구직자들은 현재의 심경이 고립무원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숫자로 풀어본 올 상반기 채용시장 #6년여의 대학 재학 기간을 거친 후에도 끝 모를 취업난으로 113만 청년 니트족 대열에 합류. 정작 괜찮은 일자리에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지만, 정규직 일자리는 지난해보다 40%나 줄고, 인턴만 4배 가까이 늘었다. 스펙을 쌓고 취업 경쟁력을 높이려 졸업을 미루다 보니, 취업을 해도 이미 우리 나이 서른이 가까워진 늙은 신입사원. 임원이 되려면 21년이 걸린다는데, 예상정년은 44세에 불과하다…. ‘인크루트’가 올 상반기 채용시장에 드러난 트렌드를 숫자로 엮어 정리한 내용들이다. 이에 따르면, 올해 졸업한 대학생들이 대학에 머문 기간은 평균 6년(군 복무 기간 포함)이었다. 10년 전인 1999년 졸업생의 5년 7개월보다는 5개월이 늘어났다. 군 복무 기간이 단축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대학에 머문 기간은 더 늘어난다. 성별로는 남학생이 7년, 여학생은 4년 7개월이었다. 6 = 대학 재학 기간 올해 졸업한 대학생들이 대학에 머문 기간이다. 인크루트가 올 2월에 대학을 졸업한 1만1,161명의 이력서를 분석한 결과, 입학에서부터 졸업까지 평균 6년이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4년제 대학이 6년제가 돼 가는 셈이다. 성별로 나눠보면,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학생이 7년, 여학생은 4년 7개월을 재학하는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113만 = 청년 니트족의 숫자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보고서에서 밝힌 ‘한국형 청년 니트족’의 숫자이다. 한국형 청년 니트족은 괜찮은 일자리가 나올 때까지 장기간 취업 준비 상태에 머물면서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도 않는 15~29세의 청년층을 일컫는 말이다. 113만 명에 이르는 청년 니트족의 숫자는 공식적인 청년 실업자(32만8,000명)의 거의 세 배에 달했다. 버젓한 직장의 정규직이 못 될 바에야 집에서 쉬겠다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4와 40 = 전년 대비 정규직과 인턴 채용규모 올해 주요 기업들의 전년 대비 채용규모 변화를 나타내는 숫자이다. 인턴은 4배 늘고, 정규직은 40% 준다는 뜻이다. 지난 3월 인크루트가 600여 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09년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인턴이 전년 대비 4배 가까이(3.7배) 늘어날 것으로 나타난 반면, 정규직은 40% 감소할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정규직의 감소분을 인턴 채용으로 상쇄하는 모양새다. 인턴 모두가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힘든 상황에서 결국은 신규 ‘괜찮은 일자리’는 줄어든다는 결론이다. 29 = 남자 대졸 신입사원 나이 지난해 힘든 관문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남자 대졸 신입사원의 나이다. 인크루트가 2008년에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의 이력서를 분석한 결과이다. 만 29세(28.7세)이니, 우리나라 나이로는 서른이다. 10년 전인 1998년에 입사한 남성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나이가 만 26세(26.0세)였으니, 세 살 가까이 많아진 셈이다. 대졸 신입사원이 갈수록 늙어 가고 있다는 얘기다. 대학 재학 기간이 늘어 나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실업 상태가 아닌 재학 상태에서 취업준비를 하려고 졸업을 미루기 때문이다. 스펙 쌓기를 위해 한두 번의 휴학은 기본이 돼버린 풍토 역시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이다. -162만 = 대졸 초임 감소폭 대기업의 대졸 초임 감소액이다. 바늘구멍인 대기업 취업문을 뚫었다 해도 현실은 녹록치 않다. 지난해보다 대졸 초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인크루트가 올 4월에 주요 대기업의 대졸 초임(고정급 기준)을 조사한 결과, 평균 3,097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집계된 3,259만 원보다 162만 원 줄어든 금액이다. 기업들의 대졸 초임 축소 움직임과 정부의 잡셰어링 정책이 맞물린 결과이다. 21과 44 = 임원 승진기간과 예상정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에 성공했다 해도 그게 끝은 아니다. 직장생활의 시작일 뿐이다. 인크루트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신입 입사 후 임원이 되는데는 평균 21년 정도가 걸린다. 작년 신입사원의 입사 나이(만 29세)를 기준으로 할 때 꼬박 50세가 돼야 임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그 전에 회사를 그만둘 것으로 보고 있었다. 직장인들의 예상정년 조사를 했더니, 평균 44세로 나타났다. 임원이 되려면 아직 6년 이상은 더 있어야 하는데, 입사 15년 후인 44세엔 회사를 그만둘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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