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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화랑]몽환적 詩로 피어나는 꽃·꽃·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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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31호 편집팀⁄ 2009.08.18 15:01:37

글·김병호 작가 김종준의 그림은 어떤 기억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것은 잃어버려서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과거의 존재, 즉 대기의 향기와 빛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화석처럼 굳어 있던 자신의 내재됨에 관한 것이다. 예전의 평이하고 객관적인 느낌의 이미지에서 많은 부분 탈피해 좀 더 자신의 내면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의 그림은 이전과 여전하게 보편성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자신의 내면이 타인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이야기이다. (중략) 어설픈 보편성이 아니라, 하나의 잔재된 기억과 잊고 있었던 향기를 일깨우며, 그러한 여운으로 그 공감을 느끼게 하는 보편성을 가진 작가이다. 근작의 특이할 만한 변화 중 또 하나는 꽃의 소재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며, 이것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꽃은 창을 통한 풍경의 이미지 못지 않게 자의적인 해석과 개성적인 서정을 보이고 있으며, 또한 그는 꽃을 그리며 무언가의 상징을 만들고 있다(이 상징은 은유의 다른 이름이다.). 꽃은 그에게 어떠한 기억의 구체화된 대상이고, 그러한 기억은 잠재되어 있던 것들이 어느 순간 발현되는 모습이다. 그는 그러한 기억의 형태를 꽃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꽃은 이전처럼 서정적인 호소력을 가지는 구체적인 묘사를 통하지만, 구도법이나 색조에서 몽환적인 공간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꽃이 꽃임과 동시에 하나의 시로 드러나기 때문이며, 자신의 마음을 은유한 것이고, 사람의 마음을 적시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 꽃은 이전의 풍경에서처럼 정(定)의 느낌이 강한 정서를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정의 정서는 앞선 전시회의 점경인물 없는 아름답고 외로운 풍경의 뉘앙스와 상통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그 외 소품의 정물이나 일부 풍경에서 가끔 드러나는 형상의 자의적 해석이 희미하게나마 풍경 속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도 변화된 모습 중의 하나이다. 이렇게 서서히 변모하는 과정들이 때론 빠름의 미학에 길들여진 작금의 시각에 다소 진부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 나름대로 끊임없는 자기고찰과 새로운 조형욕구에 갈증하는 모습을 항상 보인다. 나는 이러한 변화의 가속으로 인해 향후 김종준이 진보적인 사실주의에 빠지든 형이상학적인 자기 세계관에 빠지든 괘념치 않을 것이다. 그는 은유를 보편적으로 말할 줄 아는 사람이고, 쉬이 갈 수 있는 길도 먼 산을 바라보며 가는 인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지금의 시대에 노동을 즐기면서 자신의 인생을 한곳에 투자하는 사람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모두에게 각인시켜주길 나는 그에게 기대할 뿐이다.

김 종 준 ·경북대학교. 계명대학교 예술대학원 졸업 ·개인전 11회 ·화랑예술제 및 봉산예술제(동원화랑, ART G&G) ·한국구상미술대제전(2007년 8월 예술의전당) ·2008·2009 ART DAEGU(전시컨벤션센터) ·동우갤러리 개관기념 정예작가 14인 초대전 ·LOVE 청도전(2008·2009) ·미술인의 날 특별 기념전(예술의전당) ·우리 땅 우리 민족의 숨결전(광주시립미술관) ·표상회 40여 회 및 대구 구상회화제 7회 ·현재 한국미협·표상회·대구시전 초대작가, MBC, 계명대학교 평생교육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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