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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유리로 새로운 역사를 쓰다”

미국 유리조형의 거장, 데일치훌리(Dale Chihu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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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34호 편집팀⁄ 2009.09.08 11:12:40

자료 : 성윤진 (롯데 갤러리 큐레이터) jakob12@naver.com 워싱턴주의 타코마시에는 거대한 유리 다리가 있다. 총길이 152미터에 달하는 이 다리를 지나다 보면 장식장에 진열된 색색의 유리 화병을 만나기도 하고, 바다 속 생물을 모티프로 만든 유리 작품을 터널 삼아 지나기도 한다. 다리 한가운데 세워진 12미터 높이의 수정탑이 빛을 받아 반짝이는 현란함도 목격한다. 세계적인 유리예술가 데일 치훌리(Dale Chihuly)의 작품이다. 데일 치훌리는 1941년 워싱턴 타코마에서 태어났다. 워싱턴대학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하던 중 유리를 접한 그는 졸업 후 미국에서는 최초로 위스콘신대학에 개설된 유리 프로그램을 수강했다. 이후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에서 학업을 계속한 다음 유리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10년 이상 강의를 하기도 했는데, 1968년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베니스의 베니니 유리 공장에서 도제로 일하게 된다. 치훌리는 베니스에서 팀워크로 유리 불기를 하는 작업 방식을 습득해 이를 치훌리식 협업의 방식으로 삼는다. 이는 한 숙련공이 녹은 유리를 불면 또 다른 숙련공이 유리가 식는 동안 모양을 만들고 도와주는 형태, 공동 작업 외에 배고픈 예술가가 골방에서 혼자 작업하는 방식에는 흥미 없다는 치훌리의 외향적이 성격을 그대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유리예술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해오던 그는 1971년에 워싱턴에 필척 유리 학교(Pilchuck Glass School)를 공동 설립했으며, 이 국제적인 유리 센터와 함께 순수 예술로서 유리 공예의 발전을 이끌었다. 언제나 아방가르드한 결과물로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 그의 작업은 ‘유리 불기(Glass-blowing)’로 이뤄지는데,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실린더 모양의 ‘실린더(Cylinders)’, 아메리카 원주민의 뜨개질과 바구니에서 영감을 받은 ‘바스킷(Baskets)’, 일본의 꽃꽂이를 본뜬 ’이케바나(Ikebana)’ 외에 ‘페르시안(Persians)’ ‘베네치안(Venetians)’ ‘마키아(Macchia)’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메트로 폴리탄미술관, 스미스소니언미술관, 루브르궁, 타코마미술관과 오클라호마시 미술관 등 전 세계200여 개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유리 요소들을 한데 모아서 대형 작품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치훌리의 작품은 다양한 식물원 전시로도 유명하다. 2001년 시카고 가필드 공원, 2005년 런던 외곽의 큐 왕립 식물원, 플로리다 코럴게이블에 있는 페어칠드 열대 식물원 전시 등은 치훌리가 창조한 유리 조형물이 실제 식물들과 어우러져 낯설면서도 인상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치훌리의 전시 목록에 핀란드와 아일랜드, 멕시코의 여정을 거쳐 베니스에서 마무리된 ‘Chihuly Over Venice’ 프로젝트를 빼놓을 수 없다. 장장2년에 걸쳐 이루어진 이 전시는 1996년 베니스의 운하와 광장 14곳에 그만의 거대한 샹들리에가 걸리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는데, 의외의 지역과 공간에 출몰한 유리 작품과 함께한 이 대장정의 기록은 동명의 책으로도 출판되었다. 또한 1999년 예루살렘에서 열린 전시는 예루살렘 역사 박물관 다윗탑에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다녀가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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