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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명절증후군, 이렇게 극복하자

장시간 운전, 과중한 가사노동 신체적 후유증,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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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37-138 박성훈⁄ 2009.09.29 13:57:14

바야흐로 `민족의 명절 추석 연휴이다. 아무리 먹고살기가 팍팍해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명절에 대한 가슴 설레는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멀리 떨어져 지내던 가족과 친지, 고향 친구들까지 오랜만에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고향으로 향하는 민족의 대이동은 어느 해나 한결같다. 이처럼 오랜만에 보고 싶던 가족과 친지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마음마저 따뜻해지는 명절이면서도, 모두가 즐겁지만은 않다. 바로 명절증후군 때문이다. 명절증후군이란 평소 접촉이 적었던 가족과 친지를 만나면서 겪는 정신적인 압박과 과도한 가사 노동, 장거리 운전 등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기인하는 각종 정신적·신체적 증상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형제·고부·동서 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크고 작은 불협화음들이 주먹다짐으로 이어져 설 연휴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결혼이 늦은 노총각·노처녀의 스트레스, 취업 못한 청년들의 한숨, 유산 등 경제적인 문제로 생기는 갈등은 추석의 의미를 무색케 한다. 명절만 되면 집안일이 몇 배로 늘어 피로감을 느끼는 주부의 가사 부담은 추석을 앞두고 한숨부터 짓게 한다. 장시간 운전에 시달려야 하는 운전자들도 명절 증후군을 피해가기는 쉽지 않다. 많은 이들이 가족과 함께 따뜻하고 평안한 시간을 보내야 할 추석에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는 점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더구나 이번 추석은 예년보다 연휴가 짧아 고향을 다녀오는 마음이 더욱 분주해질 수밖에 없어, 명절증후군을 겪는 이들은 더욱 많아질 게 뻔하다. 해마다 명절증후군에 시달렸다면, 이번에는 미리 ‘명절 증후군 극복법’을 숙지해 ‘가위눌리는’ 한가위가 아닌 ‘기쁨 한가득’ 한가위가 되기 바란다. 명절증후군 극복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운전시 바른 자세, 적절한 스트레칭 중요 먼저 명절증후군의 신체적인 특징을 알아보면, 명절증후군은 소화에 장애가 생기고 구역질이 올라오며 식욕이 떨어지는 소화기계 장애와, 두통과 어지러움을 동반한 신경계 장애 등, 신체적인 경우가 대표적이다. 평소 요통과 같은 만성 통증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통증의 악화를 호소하기도 한다. 요통·어깨·무릎 등 관절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이같은 명절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연휴라고 실내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틈이 날 때마다 스트레칭과 야외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명절 때 급작스럽게 관절에 통증이 생기면 차가운 물이나 얼음으로 찜질을 한 뒤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올해는 연휴 기간이 짧아 극도의 교통체증이 예상된다. 오랜 시간 집중해서 운전을 하다 보면, 어깨·허리·발목 근육에 무리한 힘이 들어가 긴장성 근육통이 생길 우려가 있다. 특히 자동변속기(오토 방식)차량을 운전할 경우에는 악셀레이트 페달 하나만 사용하기 때문에, 클러치까지 사용하는 수동방식 운전자들에 비해 자세가 틀어질 가능성도 높다. 오른쪽 다리만 쓰면 자세도 오른쪽으로 쏠리게 되는 것이다. 앉아 있는 자세는 서 있는 자세보다 허리에 2배 이상의 부담이 가중된다. 앉은 자세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운전을 할 때는 엉덩이와 허리를 좌석의 등받이와 방석 사이에 깊이 붙이고, 등받이는 수직으로 세우는 게 좋다. 등받이를 뒤로 젖히고 눕듯이 앉아 운전하면 디스크에 무리가 생겨 요통이 올 수 있다. 목만 앞으로 숙인 채 운전하면 목 근육이 긴장돼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목 받침대의 높이는 뒤통수가 닿도록 하고, 뒷머리를 목 받침대에 대고 운전하면 목이나 어깨의 긴장이 한결 완화된다. 차에서 내려 잠시 걷거나 크게 기지개를 하는 등 가볍게 몸을 풀어주는 운동도 관절 피로를 풀어주는 데 좋다.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1시간마다 차 안에서라도 발목으로 원을 그리는 등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여, 굳어 있는 근육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조리대에 키 맞추고, 장시간 서 있지 말아야 장시간 부엌에서 요리와 설거지를 하는 주부들도 관절을 잘 사용해야 한다. 숨돌릴 틈도 없이 몰려든 가족들을 위해 음식장만, 설거지, 청소, 짐 옮기기 등 중노동을 해야 하는 주부들은 명절이 끝나면 관절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무거운 것을 들 때는 최대한 허리를 편 채 무릎을 굽혀서 들고, 상을 옮길 때는 가능하면 둘이 함께 드는 게 좋다. 키에 비해 싱크대가 높다면 발판 등을 이용하여 높이를 맞추고, 싱크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일을 하면 자연히 허리가 구부러져 부담이 가니 싱크대에 가까이 붙어서 일을 하는 것이 좋다. 한 자세로 오랜 시간 서 있으면,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틈틈이 자세를 바꾸면서 일하는 게 좋다. 이를테면, 발 받침대를 놓고 한쪽 발씩 번갈아 올려 일하는 방법이 있다. 무릎에 가장 무리를 줄 수 있는 자세는 전을 부치거나 음식을 만들 때 쪼그려 앉아 일하는 경우이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무릎을 완전히 구부리고 앉으면 무릎 관절에 7배 이상의 부담이 가해지며 고관절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명절 음식을 준비할 때는 가급적 식탁에 앉아서 하고, 바닥에 앉을 경우엔 목욕탕 의자에 앉아 틈틈이 다리를 펴고 옆으로 벌린 상태에서 양쪽 다리 사이에 일감을 놓고 작업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정신 스트레스가 더 크다 우리 명절은 전통적인 가부장제에 기반하는 만큼 기본적으로는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더 많은 스트레스가 가게 마련이다. 특히 여성들은 짧은 기간에 과중한 가사 노동을 해야 하므로 크고 작은 명절증후군을 대부분 겪게 된다. 실제로 여성이 남성보다 명절증후군을 자주 겪는다는 점은 여러 통계에서 입증된 바 있다.

가족 또는 친척들과의 잠재된 갈등이 있을 경우에는 남성들 역시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노년층은 오랜만에 찾아온 자녀와 친척들이 썰물 빠지듯 떠난 뒤에 극심한 허전함과 우울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불안감·두근거림·답답함·초조함·걱정·무기력감·불면증 등을 동반힌 정신적 증상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시댁과의 관계가 소원하거나 갈등을 겪고 있는 젊은 주부들은 겪게 될 갈등과 심리적 압박을 명절이 오기 전부터 염려하는 `’예기불안’ 증상도 보인다. 실제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동안 서울 가정법원에 접수된 이혼신청 건수가 설날과 추석 이후에 많이 증가한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명절 연휴 직후 여성의전화나 가정상담소에 걸려오는 이혼상담 건수도 크게 늘어난다. 배려와 이해가 `’약' 명절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도 가족 구성원과 친지 간에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여성들만 과도한 가사 노동에 시달리지 않도록 명절 연휴 때만이라도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적당히 일을 분담하는 게 좋다.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서 친지와 가족들의 속사정을 배려하는 대화도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중요하다. 가족·친지들과 모인 자리에서는 무심코 던진 말이 듣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거나 상처를 줄 수 있다. 가족 사이에 이전부터 갈등이 있었다면, 명절 기간에는 가급적 이를 언급하지 않고 나중에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푸는 등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면서 대화하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가족과 친지 간에 갈등을 더할 수 있는 만큼 오랜만에 만난 가족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재산의 분배 등 돈 문제가 가족 간의 중요한 이슈가 돼, 설이 가족 간 갈등이 충돌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갈등을 명절에 직접 거론하여 무리하게 해결하려다가는 갈등을 키우게 된다. 오히려 명절은 즐겁게 보낸 뒤에 묵은 갈등은 다른 자리에서 다루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서울 아산병원 홍진표 정신과 교수는 화목한 설을 보내기 위한 방법으로 “가족과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무심코 던진 말이 듣는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므로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면서 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누구는 대기업에 취직했다더라’, ‘아직도 취직 못 했니?’, ‘결혼은 언제 하니?’와 같은 말들은 별 생각 없이 하는 말이지만 듣는 당사자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만큼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적절한 놀이, 주변의 관심 중요 또 명절에는 가족·친지끼리 공유할 수 있는 놀이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함께 노래방에 가거나, 영화를 보거나, 공원을 찾아서 자녀에게 교육적이면서도 노인에게는 운동이 되는 문화활동을 공유하면 가족의 유대와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명절에는 주부의 ‘명절 스트레스’에 대해 남편 등 가족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에는, 시부모와 떨어져 살던 가정에서 시댁에 가기를 꺼리는 아내 때문에 몇 년째 명절에 부모 댁에 안 가는 경우도 있다. 또 명절에 시댁에만 가고 친정에는 가보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남편과의 갈등이 폭발해 이혼에 이르기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정신과 교수는 “명절 우울증은 가부장적 문화와 좋은 며느리 강박관념에 반발하는 신세대 부부와 구세대 어른 간의 가치관 단절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며 “스트레스의 당사자인 주부 역시 무조건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남편이나 시댁 식구와 대화를 하여 자신이 느낀 생각을 토로하고 이를 개선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절증후군은 명절이 끝난 뒤 일상에 복귀해 일주일 정도 지나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없어지지만, 2주 이상 불면증·식욕부진·무기력감·우울감·부적절한 분노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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