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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부상 초래한 ‘대학로 돌허방’ 다시 덮는다

총 공사비 36억 원…부상·민원 잇달아도 사과 한마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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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7호 김진성⁄ 2009.12.07 14:11:18

3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했던 대학로 실개천 조성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돼 예산낭비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는 11월 17일자에서 대학로 실개천 사업이 통행인에게 심각한 부상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3일, 대학로 약국에서 혜화역 1번 출구까지 55m 구간에 조성된 실개천을 철판과 강화유리로 덮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현재 이 구간은 임시방편 삼아 나무로 개천을 덮어놓았다. 종로구 관계자는 “시민들의 안전과 관련된 민원이 계속 제기돼 실개천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며 “대학로약국-혜화역 구간뿐 아니라 관내의 30m 길이 실개천 6개도 모두 강화유리 등으로 곧 덮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도 이에 대해 “11월에 실개천을 준공한 후 안전사고가 몇 차례 일어나면서 실개천을 덮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제기됐다”며 이번 사업의 추진 배경을 언급했다. 한편, 서울시와 종로구는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시행한 이번 실개천 사업이 백지화된 것뿐 아니라, 기껏 조성한 실개천을 3000만 원의 경비를 들여 다시 덮는 등 예산낭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개천을 다시 덮는 공사비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대학로 실개천 조성 사업에 36억 원이 배정돼 있는데 그 안에서 실개천을 덮는 비용이 충당된다”며 “추가로 덮는 공사용 예산을 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덮는 공사를 예산낭비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보였다. 대학로 실개천 조성공사 중 보도 한복판에 설치하는 실개천 사업에 대해서는 점검 과정에서 “유흥가가 밀집돼 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로의 특성상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종로구와 서울시 관계자는 이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위치 선정이나 공사의 실무적인 부분은 모두 종로구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보행에 지장이 있을 수 있지만 미관을 보존하기 위해 완전복개보다는 실개천이 보이도록 안전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학로 이외의 지역에서 진행되는 실개천 조성 사업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대학로만 보도 중앙에 실개천이 조성돼 문제가 된 것일 뿐, 다른 지역의 실개천은 가장자리에 설치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가 없으며, 실개천이 개방된 형태로 공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와 철판 등으로 실개천이 덮이게 되면서 인근 시민들은 “서울시와 종로구가 약속한 ‘친수(親水)공간’ 대신 ‘36억 원짜리 유리로 덮은 하수구’를 갖게 됐다”고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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