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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한국 경제, ‘터널 끝’이 보인다?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로 세계 놀라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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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48-149 김진성⁄ 2009.12.14 16:25:44

한국 경제의 2009년은 ‘충분한 가능성을 본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 일부 분야에 걸쳐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으며, ‘출구전략’ 논의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발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경제 전문가 누구도 한국 경제의 전망을 밝게 본 사람은 없었다. ‘9월 대란’ ‘3월 붕괴’ 같은 시나리오가 공공연히 거론됐으며, “IMF 외환위기 때의 고통과는 비교도 안 될 엄청난 재앙이 몰아쳐올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 전문가들의 입에서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대란·붕괴는 일어나지 않았으며, 한국 경제는 올 1분기에 저점을 찍은 뒤 상승세로 돌아서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한국 경제의 이러한 성장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마이너스 예상 뒤엎고 2분기 이후 상승세 올해 초까지만 해도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1980년, 1998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1998년 외환위기 때는 동아시아 일부가 위기에 빠졌지만, 이번에는 전 세계적으로 불황에 빠진 경우이기 때문에,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선진국 경제의 하락으로 더욱 큰 고통을 겪게 되며, 회복의 실마리를 찾기도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 대책을 펼치고, 이를 보조할 만한 세부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재정 집행의 가속화, 추경예산의 편성이 그나마 경기침체 타격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전략은 크게 힘을 발휘했다. 한국 경제는 2분기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가, 3분기 들어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 2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실물경기·수출·금융 등 완연한 회복세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성장했으며, 2분기보다는 2.9% 성장했다. 이 중 재고의 성장기여도가 2.9%P를 기록해 재고 누적이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산과 소비·투자 등 실물경기가 모두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세를 보인 것도 3분기의 특징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이런 회복세에 대해 “외환위기 때는 구제금융 신청 뒤 3분기 가량 지나서야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금은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이 다른 점”이라며 “범세계적인 정책 공조가 사람들의 공황심리를 제거하면서 금융 불안도 없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출은 한국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이 경기 회복을 선도하면서 덩달아 회복되는 양상이다. 3분기 들어서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수출 감소율은 지난 9월에 9%의 감소세를 보여 작년 11월 이후 계속된 두 자릿수 감소율을 열 달 만에 벗어났다. 10월에는 이보다 0.5% 줄어든 8.5%로 줄어들었으며, 10월에 기록한 하루 평균 수출액 14억8000만 달러는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수출 증가를 이끄는 요인은 역시 중국의 회복세다. 10월 한 달 동안 대중국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5% 늘어나, 한국 경제 회복의 견인차가 중국 시장임을 알 수 있게 했다. 아시아에 대한 수출도 10월 중 0.2% 늘어나 미미하지만 되살아나는 양상을 보였다. 2010년 한국 경제 “시계 제로”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성장세에 대해 “지난해 11월의 수출 실적이 워낙 안 좋아 비교하면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일 뿐 아직 정상 수준을 회복한 것은 아니다”라며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론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올해 11월의 수출액이 320억 달러가량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 액수는 2008년의 월평균 수출액 350억 달러에도 못 미치는 액수”라고 경계했다. 금융 시장은 계속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11월 말 두바이의 채무지불유예(모라토리엄) 사태가 주식 시장을 잠시 뒤흔든 것을 제외하면 주가와 환율 모두 지속적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낙관론자들은 내년 코스피 지수가 2000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내놓고 있다. 2009년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201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경제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달 말 내놓은 보고서는 “내수와 수출의 개선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년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다”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출구전략을 예상보다 빨리 실시하면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수출 성장세가 식으면서 수출이 경기 회복을 이끈 한국의 상승세가 꺾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도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없다. 현재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긍정적인 환경이 되겠지만, 만약 원고·고금리·고유가 등 3고(高) 현상이 벌어진다면 내수가 급속히 위축될 것이라고 삼성경제연구소는 경고했다. 아울러 금융 불안의 재현과 시중 단기자금이 부동산 시장 등 자산 시장으로 쏠릴 우려도 여전히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그 어느 해보다도 밝은 전망으로 1월 1일 새해를 시작할 한국 경제가 2010년에도 순항을 계속할지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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