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한국의집 대표 골프라는 운동은 힘보다는 리듬과 강약이 혼합되어 이뤄진 스포츠라 하겠다. 드라이버는 힘과 리듬을 필요로 하나, 퍼트는 힘이 아니고 강약과 정확한 스윗스팟으로 쳐야 성공하게 된다. 골프에서 벙커는 필요악이라 할 만큼, 긍정적일 때는 골프의 묘미를 더한층 붇독아주는 촉매 역할을 하나, 부정적일 때는 골퍼를 궁지에 몰아 패배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벙커는 이렇게 골프에서는 필요악이어서, 평소에 연습을 충분히 해놓아야만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경우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벙커나 인생이나 요령이 있어야지, 그냥 힘으로 밀어붙이면 될 게 있는가 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벙커야말로 요령으로 쳐야 하는 대표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무조건 벙커의 모래를 두들긴다고 공이 나오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벙커샷의 기본은 어드레스 자세가 좋아야 벙커샷을 잘할 수 있다. 모래에 두 발이 안정되도록 발을 비벼서 넣은 다음, 샌드웨지 클럽은 짧게 잡고 자세를 취한다. 공의 뒤 2cm를 아웃에서 인으로 스윙하되, 되도록이면 가볍게 쳐내야 한다. 마치도 엄마가 아기를 아빠에게 건네듯이, 또는 양동이를 좌우로 흔드는 리듬으로 피니시를 하면 된다. 모든 스포츠에서 중요한 것은 결정적일 때 눈을 감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모래가 눈에 들어갈까봐 눈을 감는 골퍼가 가끔 있는데, 절대로 눈에 안 들어간다는 신념을 가지고 벙커샷을 해야 한다. 어느 재벌 회장님이 미국의 전설이라는 아널드 파머와 라운드를 하고 난 후 무엇을 고치면 되겠느냐고 질문을 하였는데, 대답은 간단하였다. 헤드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벙커샷의 경우도 헤드업을 하면 실패하게 된다. 언제나 머리를 들지 말고 끝까지 공을 보라는 말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핀에 붙이려고 하면 실패한다는 것이다. 그저 깃대 옆에 가져다 놓는다는 개념을 가지고 벙커샷을 해야 한다. 욕심이 심하면 사망을 초래하듯, 그저 탈출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지난주 코스에 나가 벙커에서 4번 만에 탈출하고 크게 실망한 적이 있다. 전문 코치에게서 레슨을 받고 지금은 자신감이 생겼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공포감을 물리치는 최고의 무기이다. 어떤 골퍼는 벙카를 보기만 해도 무서워 벌벌 떠는 경우를 보는데, 이는 실패하는 근본 원인이 된다. 당당하게 도도하게 임하라. 힘으로 치지 말고, 꾀로 벙커샷을 하라. 이것이 벙커샷의 최고의 기술이다. 독자 여러분, 이 무더운 여름에 벙커샷 하나만이라도 기술을 습득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