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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환 건강 칼럼]‘연달아 송년 음주’ 때 간 지키는 3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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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6-197호 편집팀⁄ 2010.11.22 14:24:41

문일환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얼마 전 전국노래자랑의 국민MC 송해 씨가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한창 때 소주를 두 명이서 60병씩 마시던 대주가임을 밝혔다. 다른 좋은 선물들을 갖다 줘도 “소주가 제일 좋아”라며 천진난만하게 웃는 그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도 절로 따라 웃게 만들었다. 술에 특히 관대한 우리 사회에서 유명인, 일반인을 막론하고 애주가를 자청하는 사람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송해 씨처럼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고 80세가 넘도록 건강한 것은 천운이다. 참고로 그 날 방송 중에도 송해 씨의 가까운 술친구들은 이미 다른 세상 사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술이 백해무익한 것이야 모두가 알지만, 특히 간 건강에 있어서 술은 치명적이다. 간 질환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 중 간염, 간경변, 지방간 등 대부분이 음주로 인해 생길 수 있다. 우리 몸에 흡수된 알코올의 80~90%를 간이 분해하기 때문이다. 애주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이 간경변인데, 간경변은 간의 일부가 죽고 그 대신 섬유질이 생겨나 간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병이다. 악화되면 당연히 죽음에 이른다. 그 외에도 알코올성 간염이나 지방간 역시 술이 원인이다. 술을 유달리 좋아하는 나라답게 한국에는 간암도 많다. 사실 음주는 간암뿐 아니라 여러 암의 위험인자로 손꼽힌다. 그러나 음주의 위험성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애주가들에게는 잔소리에 그칠 뿐이다. 영국의 유명한 코미디언 헤니 영맨은 “술 마시는 게 죄악이라는 글을 읽었을 때, 난 독서를 포기해버렸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야채 많은 안주 고르고, 맑은 해장국 좋아 특히 이제 연말이 다가오면서 연이은 송년 모임의 ‘과음 스케줄’은 간에 엄청난 중노동을 예고한다. 어차피 마실 술이라면 간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도 주5일을 근무하고 이틀씩 쉬지 않는가. 간에게도 중노동 후 최소한 이틀씩의 휴가를 주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만성숙취에 시달릴 뿐 아니라, 간 건강도 크게 망가진다.

술자리에서 ‘뺀질이’가 되는 지혜도 필요하다. 잔을 너무 채우지 말고 항상 적게 받도록 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 물은 알코올 분해를 도와줄 뿐 아니라 포만감을 느끼게 해 음주량도 줄여준다. 무엇보다 대화를 많이 하며 템포를 조절해 천천히 마시도록 한다. 한 번에 많은 술을 들이키는 사발주나 급하게 마시는 원샷, 폭탄주 등은 그야말로 간에 치명타다. 안주를 고르는 우선권을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름진 음식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면 간에 두 배의 부담을 주게 되므로 알코올 분해를 돕는 채소나 과일 위주로 안주를 고르는 게 좋다. 샐러드나 과일안주를 추천한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필요하다면 담백한 국물에 채소를 많이 먹을 수 있는 샤브샤브도 좋다. 음주 후 해장에도 감자탕이나 라면, 짬뽕 같은 맵고 짠 음식보다는 맑은 콩나물 해장국이나 북어 해장국 등이 좋다. 혹자는 술을 ‘신이 만든 가장 인간적인 것’이라 한다. 여기서 ‘인간적’이라는 의미는 불완전하고 무모하며, 자기 파괴적인 면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러나 술 권하는 사회, 대한민국에서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비인간적’이란 의미로 오해될 수도 있다. 위의 몇 가지 팁으로 충분하지는 않지만 인간성과 건강 모두를 사수하는 지혜로운 연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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