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고 성장해가면서 사람들은 수많은 일을 겪는다. 하지만 그 수많은 일들 중에서도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어린 시절에는 환상이 가득한 세계를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춘기 시절이나 어른이 돼서는 달콤한 사랑에 행복도 느껴보고 때로는 사랑이 주는 상처에 몸서리치기도 했을 것이다. 사람들의 기억에 보편적으로 남아있는 이런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원성원과 장승효가 사진 작업으로 풀어낸다. 두 작가는 여러 이미지들을 조합하는 ‘포토콜라주’ 기법으로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기억의 파편들을 조합하면서 자신들의 내면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원성원의 작품 속에는 한 여자 아이가 등장한다. 작가의 일곱 살 시절을 상징하는 이 아이는 엄마를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에 등장하는 나무, 구름, 집 등은 모두 각기 다른 장소에서 찍힌 이미지들이지만 마치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한 마을의 풍경을 찍은 듯 너무도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상상 속에 만들어진 그 세계는 자유롭지만 혼자 있다는 사실에 문득 외로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외로움은 상상이 가득한 판타지 세계 속에서 치유의 과정을 거친다.
장승효의 작품은 처음 본 순간 SF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로봇처럼 다소 딱딱해 보이는 이미지는 가까이 다가갈수록 빌딩이나 자동차 부품 등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들로 구성돼 친숙하고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찍은 이미지들을 조합해 내면세계를 구축한다. 추억과 기억의 파편들인 사진으로 구성된 작품은 작가 자신과 아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작가의 삶을 말해준다. 특히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신화나 명화에 자신의 삶을 대입해 보다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판타지적인 요소를 품은 두 작가의 내면세계는 작품을 보는 이가 각박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한다. 또한 잊고 지냈던 기억들을 다시 회상하면서 일상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들의 내면 이야기를 들여다보면서 감춰왔던 자신의 내면세계 또한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작가 원성원은 하나의 프레임 이미지에 시간의 변화와 공간의 이동을 끌어들인 콜라주라는 기법을 통해 영화적인 내러티브가 흐르는 서사 구조를 만든다. 그리고 이 서사적 이미지들은 주변 친구들의 꿈을 실현시키기도 하고, 자신의 트라우마를 재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버려진 것과 변해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하기도 한다. 그는 꿈과 기억의 편린으로 짜 깁은 따뜻한 퀼트 이불 속에서 또 다른 꿈을 꾸고 따스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이다. -문성호 (미술평론가) 장승효는 자신의 작업 과정은 ‘한 여자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형상화하기 위한 퍼포먼스’라고 묘사한다. 매우 구체적이고 개인적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 수집한 이미지들은 일상의 풍경, 사건의 파편들이고, 이 익숙한 이미지들이 모여 만들어 낸 콜라주는 관객들로 하여금 자연스런 연상 작용을 가능케 한다. 비록 사이버틱하고 미래지향적인 형상을 취하거나 신화적인 모티브를 차용하고 있지만 그 바탕이 되는 지지대가 일상이기에 관객은 장승효의 새로운 시도를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이대현 (Hzone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