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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건강 칼럼]“심장 질환, MRI 로 정확하게 진단”

방사선 전혀 이용하지 않고 뇌·심장 이상여부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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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7호 박현준⁄ 2011.06.20 12:03:19

김영진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영상의학과 교수 최근 심장 질환이 급속도로 증가하며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심장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암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하며, 단일 질환으로는 첫 번째 요인을 차지한다. 심장 질환이 발생하는 연령대도 예전보다 낮아지고 있다. 40~50대 중년 인구의 비중이 증가하였으며 이는 개인을 넘어서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한 번 심한 손상을 입으면 본래의 상태로 회복되기가 어려운 심장 질환의 특성상, 위험인자의 제거와 같은 예방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일단 발병이 되면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계획 수립, 합병증의 예방이 목표가 된다. 심장 질환은 일반적으로 다소 심각하고 두려운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비약적인 의학 및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에 따라 보다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심장 질환에 대한 진단 장비로는 심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이 쓰이고 있다. 심초음파와 CT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으나, 심장 MRI는 다른 장비들보다 비싼 검사, 오래 걸리는 검사 등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비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MRI는 다양한 각도에서 영상을 제공하여 구조와 기능을 정확하게 평가함으로써 질병의 진단과 치료 및 예후 예측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의학계에서 이미 중요한 진단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심장 MRI의 촬영 수가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MRI란 커다란 자석으로 된 기계 안에 사람이 들어가게 한 뒤 고주파를 발생시켜 인체에 있는 수소원자핵을 움직이게 하고(공명), 여기에서 나오는 신호를 인식하여 영상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이것은 단순 방사선 촬영이나 CT촬영과 달리 방사선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뇌나 심장 등 연부 조직의 이상여부를 파악하는 데 용이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심장을 영상화하는 데에 있어서는 시간해상도와 공간해상도가 중요하다. 시간해상도가 높다는 것은 셔터스피드가 빠른 디지털 카메라를 생각하면 되는데, 심장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으므로 심장의 영상을 얻으려면 카메라의 빠른 셔터스피드와 같은 시간해상도가 필수적이다. MRI는 심초음파보다 공간해상도가 높고, CT보다 시간해상도가 높은 검사이므로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는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검사방법이다. 심장 MRI는 한가지 방법이 아니라 다양한 촬영기법을 이용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러한 특징 때문에 다른 영상촬영기법과는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검사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영상기법(cine imaging)을 사용하면 심장근육의 수축과 이완 및 판막의 움직임을 동영상처럼 볼 수 있으며, 심실의 수축 및 이완 등 운동이상 및 기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즉, 수치화해서 평가할 수 있다. 속도표지기법은 혈류의 속도와 양을 측정할 수 있어, 판막 협착이나 폐쇄 부전 정도를 정량화하여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심근관류검사기법은 핵의학검사처럼 심근허혈(혈액공급의 부족)을 평가할 수도 있다. 최근 가장 유용하게 널리 사용되는 검사기법은 가돌리늄이라는 조영제를 정맥으로 주입한 후에 얻는 지연기 조영증강 영상인데, 조영제가 정상적인 심근세포 내로는 침투하지 않고, 죽은 조직이나 주변의 간질조직에 분포하는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조영제를 주고 약 10분 정도 지난 후 특정 기법으로 영상을 얻으면 죽거나 섬유화된 심근은 하얗게 보이고, 살아있는 정상심근은 검게 보이게 된다.

이러한 기법은 죽은 심근의 위치와 범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현존하는 유일한 검사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심근경색 환자뿐 아니라 각종 심근질환에서 심장근육의 생존여부 및 예후 평가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심근경색 환자에서는 막힌 심장동맥을 개통한 이후 소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미리 예측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촬영기법을 이용하여 3차원 및 4차원의 원하는 맞춤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심장 MRI의 특징이며, 다른 검사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중요한 정보를 추가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정밀검사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기법을 통한 정보 제공 외에도 MRI는 방사선 피폭의 염려가 없어 방사선에 민감한 소아나 임산부 등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또한 각종 선천성 심장 질환의 진단에도 적합한 진단 수단으로, 선천성 심질환을 가진 환아의 치료 전후 평가 및 추적 검사에 이용되는 등 그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MRI 촬영에 있어서 몇 가지 한계점 및 주의할 사항이 존재한다. 첫째로 관상동맥의 평가에 있어서 CT혈관조영술보다는 아직 공간해상도가 좋지 못해서, 주로 방사선에 취약한 사람들이나 요오드 조영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 관상동맥 MRI가 이용되고 있다. 관상동맥 평가에 있어서 현재까지는 CT혈관조영술이 더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둘째, 촬영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기계 안의 침대에 누워서 30분에서 1시간 가량 검사를 하게 되며, 검사하는 동안 움직이지 않아야 하며 잠시 호흡을 참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좁은 공간에 두려움을 느끼는 폐쇄공포증이 있거나 협조가 어려운 환자의 경우 움직임에 의해 영상의 질이 저하되어 정확한 평가가 어려워질 수 있다. 셋째, 조영제를 사용하여 MRI를 촬영할 때 콩팥기능이 안 좋은 경우, 드물지만 조영제에 의한 전신성 섬유화증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심장 보호 원칙의 첫째는 위험 인자 조절을 통한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이며, 둘째는 조기의 정확한 진단, 셋째는 신속한 치료이다. 이 중 진단부분에 있어서 최근 급속한 영상기법의 발달, 특히 심장 MRI의 기술적 진보로 인하여 진단의 정확도가 크게 증가하였고, 진료 수준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영상 기법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 현실적으로 비용 대 효율을 생각하여 결정하되,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MRI 촬영을 통하여 정확한 평가 및 효과적인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다른 영상기법과는 차별화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제공하며 방사선의 피폭에서 자유로운 심장 MRI의 장점을 살려 그 활용도가 더욱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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