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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옥, 보자기에 담아낸 소중한 어머니의 메시지

소통을 주제로 한국인의 진정한 삶과 정성을 담아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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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2호 왕진오⁄ 2011.07.26 17:04:45

아주 소중한 물건이 담겨있을 것 같은 귀한 보자기로 겉을 감싸고 있는 물건이 화면 중앙에 놓여있다. 얼핏 보면 선물을 주고받을 때 사용했던 포장지를 이렇게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에 대해 관객의 입장에서는 눈길을 오래 주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려 한다. 작품을 바라보는 많은 이들은 전시장에 걸려 있는 김은옥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며 눈에 익숙한 그림으로, 색채가 아름다운 그림으로만 생각을 하곤 했다. 익숙함에서 오는 의미의 반감으로 인해 처음에 집중을 하지 않다가 잠시라도 보자기가 그려진 작품 앞에 시선이 고정되는 순간 어린 시절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보자기의 의미가 마음 한 구석에서 뭉클하게 떠오르게 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작품 앞에 멈추어 서서 화려한 문양의 보자기에 싸인 그 내면의 무수한 이야기를 이해하며 자신의 과거 속 향수를 떠올리며 대화를 시작하게 된다. 즐거웠던 어린 시절의 애틋함, 그리고 명절을 맞이하여 고향집에 다니던 그 시절까지 한순간 머릿속 기억의 흔적으로 생생하게 보여주게 된다. 김은옥 작가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소통의 주제를 담고 있는 대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방법으로 택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한 도구로서 화면에 등장시킨 것이 한국인들이 과거부터 애정을 가지고 무언가를 전달하려 할 때 가장 화려하고 정성을 가득 담아 선물하였던 보자기라고 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주요 소재로 사용하는 보자기에 대해 “어려운 주제는 아닌 것 같아요, 이미지를 통해서 내용적인 것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동양은 정신적인 것을 중요시하는 것 같았다”며 ‘가문의 전통 같은 것을 지키기 위하여 담아 내었던 보자기를 통해 한국적인 것을 은유적 표현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자기에 담긴 가족의 사랑 그리고 한국의 美 김은옥 작가가 보자기에 매료된 것은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가족들, 특히 어머니에 대한 기억에 의해서라고 한다. 지방의 한적한 지역에 거주하던 작가의 일상은 학교 수업 후 어머님과 보내던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고, 특별한 놀이보다는 어머니가 집안에서 활동하는 모습에서 정갈함과 소박한 감정을 쌓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당시 집안 한편에서 다듬이질을 하거나 반짇고리, 예전의 화장품들 그리고 반닫이에 쌓인 이불 사이에 끼어 있는 베개에 수 놓여 있는 전통 문양 등을 보면서 현재 작업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작업을 하면서 그는 한국이란 공간에서만 작업을 매진하다 보니 답답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고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기보다는 해외에 위치한 창작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견문을 넓혀보고 싶은 생각이 작업을 하면서도 꾸준히 머리에 맴돌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감성은 현재 자신의 작업이 너무 국지적인 느낌이 강한 것에 기인한 것 같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보자기라는 아이콘이 현재 자신에게 수식되어지는 상황에서 변화를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과정의 하나로 여겨지는 것 같다. 김은옥 작가는 보자기만을 작품의 주제로 고집하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단지, 한국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모티브로서 자신에게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보자기에 대해 그가 가진 핵심은 “서양의 가방은 고정된 사각의 이미지만 보여주는 것 같다. 누구에게 대상을 전달하고 나서도 그 형태는 그대로이지만 우리의 보자기는 무엇을 담아내기에도 자연스럽고 사용 후에도 자신의 존재를 숨길 수 있는 미학이 강하며, 이러한 정서가 바로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잠시 잊고 있던 한국의 진정한 어머니의 넉넉함과 삶의 온기가 은은히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

하루의 일과를 치열하게 작품 창작에 매진하고 있는 김은옥 작가는 지금의 작품에서 한국적인 것과 더불어 향후 한국적 이미지를 끌어내면서 내용과 기법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모든 것을 담아내는 보자기가 가진 여유로움과 넉넉함을 보여주려 한다. 작품을 설명하기 위한 미사어구가 아닌 화면에 담긴 이미지를 바라보면서 누구나 편안함을 느끼고 향수를 떠올리며 과거의 추억을 가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를 만들어주려는 것이다. 서양의 문물을 무조건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은 점차 사라져 가는 한국의 미를 살리는 첫 걸음일 수 있다. 그래서 작가 김은옥이 그려내는 화면에 담긴 보자기가 더욱더 우리의 마음에 와 닿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우리 것을 대하는 일상의 생활이 만들어질 때 진정한 한국의 미와 생활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하는 것이다. 서양화가 김은옥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였고 2008년 골든아이아트페어, 2009년 한국구상대제전, 세종갤러리 초대전, 2010년 수호갤러리 초대, 소울아트스페이스 초대 개인전을 펼쳤다. 또한 샘터윈도우갤러리 개관 초대전, SOAF , 2009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방글라데시 비엔날레, 부산 비엔날레, 선화랑 개관33주년 기념 전 등 150여 회의 단체전 활동을 전개 중인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수원 지방검찰청 안양지청, 주일 한국대사관저, 중동 예멘대사관, 신용보증기금 본사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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