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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셸 오토니엘…작품 속에 담긴 은밀한 이야기, 예술이 되다

프랑스 작가 장-미셸 오토니엘, 삼성미술관 플라토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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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1호 왕진오⁄ 2011.09.26 13:06:07

파리 루브르박물관 지하철역 입구에 설치된 유리구슬 덮개로 만든 왕관 모양의 조형물 ‘야행자들의 키오스크(2000)’로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47)이 개인적인 삶이 반영된 독자적인 조형세계의 작품을 9월 8일부터 11월 27일까지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선보인다. 그의 아시아 첫 순회전의 일환이다. 그의 작품에는 아름다움을 넘어 개인적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들어있다. 어린 시절 사제의 길을 가려던 신학생을 사랑했는데, 그 여인은 종교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극적인 죽음으로 인해 작가는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고 미술가의 길을 걷는 동안 개인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작업으로 펼쳐보였다. 20년 넘게 개인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던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세상에 공개하며 그간의 고통의 기억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이번 전시에는 오토니엘의 은밀하고 시적인 초기작들이 관객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자전적 경험과 혼란을 겪었던 그의 작업은 유황, 인, 왁스, 유리와 같이 예측할 수 없는 민감한 재료들을 실험해 온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매체의 사용은 작가의 독특한 관심을 반영하며, 마치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것처럼 견디기 어려운 세상으로부터 벗어나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된다. 독특하고 희귀한 재료로 유두, 구멍, 입술 혹은 눈과 같이 신체의 구멍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작가는 1990년대의 몸 담론이나 성정체성 논의와 같은 맥락 속에서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이 경험하며 인내해야 했던 고통의 시간을 공감하게 한다.

재료의 아름다움과 혐오감 사이를 오가며 삶의 양가성을 천착해 온 그의 작품 세계는 주류 미술계의 개념적·형식적 계보와는 거리를 둔 ‘개인신화’의 영역을 만들어낸다. 전시를 앞두고 작가 오토니엘은 “예술가로서 나는 세상에 다시 마법을 걸고 싶다. 생존자의 통찰력으로 많은 기준들이 무너져내리는 비극적인 순간에서 자연의 아름다움, 재료의 경이로움 혹은 감정의 진실함과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발견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루브르 박물관, 알함브라 궁전 등에서도 전시했던 오토니엘의 작품을 유리로 만든 건축 공간인 플라토의 글라스파빌리온의 자연광 속에서 관람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인간의 장엄함과 비참함이라는 상반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로댕의 ‘지옥의 문’, ‘깔레의 시민’과의 시적인 대화를 통해 오토니엘의 작품 속에 흐르는 ‘육체와의 연계성’, ‘자유로워지는 법’, ‘사랑의 애도’를 보다 강렬하게 이해할 수 있다. 문의 1577-7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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