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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채, 입체회화에 담은 ‘이산의 꿈’ 전

실존하는 장소와 자연에 담은 사회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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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1호 왕진오⁄ 2011.09.26 13:11:11

입체회화라는 새로운 장르로 미술계를 개척하고 있는 작가 손봉채가 ‘이산(離散)의 꿈’(The Dream of Diaspora)이라는 부제로 9월 21일부터 10월 23일까지 사비나미술관 전관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숲 또는 산에 자라난 나무가 뿌리채 뽑혀 도시 한가운데 곳곳에 옮겨 심어지는 모습에, 삶과 꿈을 위해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이주민의 삶을 투영하였다. 또 나무들이 구름 위에 떠있는 채로 존재함으로써 한곳에 정착하여 뿌리내리지 못하고 끝없이 떠돌아다니는 이주민의 삶을 그려낸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작가는 “산업화와 개발에 밀려 제 땅에 살지 못하고 뿌리채 뽑혀 도시 조경수로, 도회지 사람들의 정원수로 팔려나가는 나무들…. 이들은 산업화에 밀려 대도시로 선진국으로 살길 찾아 떠도는 현대인들의 자화상과 같다”라고 했다. 또한 “오늘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도회 변방을 헤매며 뿌리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내 작품은 변방의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오늘을 잘 견뎌내고 있는 이들을 향한 찬사”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전시제목인 ‘디아스포라’(Diaspora)는 본래 ‘이산(離散)’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유대왕국의 패망으로 유대인들의 민족적 분산 상황을 뜻하는 용어였으나, 현대에는 전쟁과 식민지화로 고국을 등져야 했던 난민이나 인민 그리고 그 후손들을 총칭하는 의미로 확장된다. 입체적으로 중첩시킨 패널 한 장 한 장은 시공간의 무수한 역사의 현장을 상징함과 동시에 시간 속에 묻힌 본질을 이야기한다. 특히 ‘이주자’(Migrants) 연작에서는 서로 다른 삶의 터전으로 옮겨진 조경수가 땅에 뿌리내리기 위한 시간과 공간을 겹겹의 레이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지하전시장의 ‘보이는, 보이지 않는’ 연작과 ‘자유 공산주의’는 세계 속의 강대국 미국이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보이지 않게 저지르는 폭력을 표현하며,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개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번 손봉채의 개인전은 ‘과거와 현재’, ‘국가와 개인’, ‘실재와 허상’ 등의 다양한 이분법적 해석을 유도한다. 또한 착시를 통한 시각적 유희와 초현실적인 작품 이미지를 통해 회화에 대한 새로운 감동과 더불어 사회현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문의 02-736-4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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