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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 궁중화가의 붓 ‘세상을 바꾸다’

조선화원대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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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4호 왕진오⁄ 2011.10.17 13:22:59

한국 회화사의 대표적인 예술가 집단이었던 화원화가들을 조명하는 기획전이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10월 13일부터 2012년 1월 29일까지 진행된다. 화원화가들은 최고의 필력을 지닌 인물들로서 궁중에 근무하면서 각종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였고, 화단에서는 여러 화가, 후원자들과 교류하며 수준 높은 작품들을 남겼다. 그들은 왕실과 조정의 모든 회사(會事)를 도맡아 하면서 왕과 조정의 권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였으며, 새로운 화풍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조선 화단에 널리 유행시키기도 했다. 몇몇 대가들을 제외하고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였는데, 이러한 편견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06년의 ‘조선말기회화전’ 이후 5년 만에 리움에서 열리는 고미술 기획전으로, 조선시대 회화사에 문인화와 함께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는 화원화를 본격적으로 조명한 최초의 전시이다. 특히 연대기적 구성이나 특정 화원에 집중된 전시방식을 지양하고, 화원화가들이 공사(公私)의 영역에 남긴 활동상을 왕실과 조선화단으로 나누어 살핌으로써 그들의 정체성을 부각시키려는 기획의도를 가진다.

‘왕실회화’에서는 왕실의 행렬, 행사, 궁중 장식, 어진, 지도, 불화, 출판, 청화백자의 그림 장식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화원의 공적이 전시된다. ‘일반회화’에서는 화원들이 필력을 바탕으로 조선 화단에서 이루어낸 업적을 대표작 중심으로 살피는 자리를 마련한다. 왕실회화부터 일반회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총망라한 대규모 조선회화 전시 화원들이 창안한 업적은 18세기 후반 이후 조선인의 일상을 생생하게 묘사한 ‘풍속화’에서 나타난다. 풍속화는 조선 초기부터 궁중 세화(歲畵-새해를 축하하고 재앙을 막기 위해 그린 그림)로 제작된 무일도(無逸圖-주공이 성왕에게 임금은 안일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계한 ‘서경(書經)’ 무일편의 내용을 표현한 풍속화), 빈풍도(통치자에게 백성들의 생업의 어려움을 일깨워 바른 정치를 하도록 한 ‘시경(詩經)’ 빈풍칠월편의 내용을 그린 그림)와 같이 감계(지난 잘못을 거울로 삼아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경계)적 의미를 지닌 그림들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18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도시 풍경과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그림들이 대거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그림에 뛰어났던 화가는 김홍도, 김득신 등으로 이들은 모두 화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다양한 그림들을 그려 내었다. 채색화도 화원들의 업적으로 빼놓을 수 없다. 화원화가들은 당대 화단과 교류하면서 왕실의 여러 주제와 기법을 화단에 전파하는 역할을 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채색기법이다. 채색화는 기본적으로 고식(古式)을 의미하며, 보통 궁중 회화에서 왕권의 유구함과 정통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기법이었다. 그러나 조선 후기 민화의 발달과 더불어 채색화는 일반 화단에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매개자 역할을 한 사람들이 화원들이었다. 화원들 가운데 한 분야에서 뛰어난 재주를 보이는 인물들도 있었다. 조선 중기에 활동했던 김명국은 인물화와 신선 그림에 특히 뛰어났으며, 허주 이징은 산수에 일가견이 있었다. 조선 후기에는 이러한 경향이 심화되어 각각의 분야에 뛰어난 대가들이 많이 나타났다. 변상벽의 고양이 그림, 이명기의 초상화 그리고 김홍도, 신윤복, 김득신의 풍속화, 장승업의 화조화(花鳥畵) 등도 당대 최고의 명성을 얻었다.

이들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그림들이 조선의 회화를 풍요롭게 하였음은 물론 화단을 선두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낸 선구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전시는 리움에서 5년 만의 고미술 기획전으로 현대적인 미디어에 익숙한 관람객들이 전통회화를 쉽고 편안하게 감상하여 오늘에도 빛 바래지 않는 아름다움과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디지털 장비인 갤럭시 탭을 이용하여 개성있는 공간 연출을 하였다. 유료관람으로 일반 7000원 초중고생 4000원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을 한다. 문의 02-2014-6900. 화원(畵員)이란? 국가에 소속된 전통시대의 직업 화가를 일컫는다. 화원들은 궁중에 근무하면서 왕실에 쓰이는 각종 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참여하여 왕실의 권위와 통치 이념을 시각화하는 한편, 당대의 여러 화가, 후원자들과 교류하며 가장 속된 그림부터 문인들의 전유물이라 여겼던 ‘관념산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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