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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쎌 작가 “내 몸만이 내 작품의 주제”

자신을 거울이 아니라 작품 속에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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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87호 김대희⁄ 2012.08.13 10:52:03

“대학시절부터 저 자신만 그렸어요. 풍경도 사물도 어떤 것도 그리지 않았죠. 나를 그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었어요. 다만 내가 아니면 인형을 그렸어요. 나를 인형으로 생각하고 작업한 거죠. 내 존재감이고 나를 보여주는 거예요.” 상수역 인근 작업실에서 만난 김쎌 작가는 자신이 작품의 소재가 되고 나아가 자신을 상품으로까지 내세우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그녀는 작업실이 작아서 볼품없다고 얘기했지만 이미 작업실 안에는 작업에 대한 열정이 넘치며 공간의 크기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페인팅 작업과 사진 그리고 마치 쎌(cell: 세포)처럼 퍼져 있는 많은 그녀의 손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작품 속 주인공은 모두 그녀 자신이라고 한다. 페인팅으로 그린 자화상도 사진 속 속살을 드러낸 여성도 모두 그녀였다. 어린 시절부터 똑같이 그리는 것만 좋아해 입시 때도 똑같이 그리기도 했다는 그녀는 “원래부터 사실주의 화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포토리얼리즘 자화상 작업으로 시작했어요. 물론 모두 제 자신을 그렸어요. 자화상만 그리다 보니 다른 여러 가지도 하고 싶어졌고 사진이 재미있어졌어요. 여기에 기획도 하고 싶었고….” 때문에 처음에는 자신의 자화상을 그린 페인팅 작업을 하다가 졸업 작품부터 패턴이나 다른 작업을 하게 됐다. 작업의 진행과정을 담은 작품도 있고 인형이나 만화 캐릭터 그리고 소녀 소재의 아이템으로 작업하기도 했다. 요즘에는 주로 패턴 작업을 많이 하는데 콜라주 패턴 작업이라고 한다.

사실 이제 시작이라는 그녀는 하나의 분야만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페인팅이나 사진, 조각, 미디어 등 여러 다양한 작업을 하고 싶어 했다. 이를 위해 ‘쎌러문 컴퍼니’라는 매니지먼트 회사도 설립해 콜라보레이션(협업) 작업을 하고자 한다. 사실 이 회사는 그녀 자신이 디렉터이고 모든 걸 다하는 회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실 그녀의 욕심만큼 모든 걸 그녀가 다 할 수 없기에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이유도 있다. “제가 하는 건 페인팅이었고 서로 협업을 해서 윈윈하는 거죠. 페인팅을 주로 하면서 영상 전시도 할 예정이에요. 내 브랜드를 내세우고 싶어요. 그동안 자화상과 사진 작업 위주로 하다 이제 제대로 시작하려 해요. 준비기간이 길었죠.”

그녀의 취미는 자신의 사진을 보는 것이지만 거울은 안 본다고 한다. 사진은 자신의 작업이기 때문이다. 작품에 있어서는 자신의 몸을 보여주며 다른 어떤 것도 함께 넣지 않는다. 시선이 분산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아니면 그녀의 손이 작품에 등장한다. 다른 사람이 작업에 등장할 때도 어떻게든지 그녀 몸의 일부가 나오도록 한다. 이처럼 자신의 몸을 소재로 하기에 여성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작가는 “소녀의 성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몸과 몸을 둘러싼 세포증식 같은 패턴 이름도 ‘김쎌-셀러문’으로 통일 최근 진행하려는 패턴 작업은 티셔츠나 스카프 그리고 가방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아트상품으로까지 넓혀질 수 있게 기획됐다. 앞으로 작업하면서 구체화시키려 한다. 그녀의 패턴 작업은 존재가 번식하는 느낌이다. 셀 개념으로 계속 증식시켜 점차 넓혀가는 것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김쎌이라는 이름이나 쎌러문 컴퍼니에도 세일러문을 좋아한 그녀가 쎌 개념의 작업을 하면서 쎌과 소녀적인 감성을 하나로 만들고 싶었던 의지가 담겨 있다. “내가 좋아하고 흥미를 찾는 과정이 길었고 그 과정에서 지금의 작업이 나왔어요. 오리고 붙이는 인형 놀이를 좋아했죠. 작업이 저에겐 놀이와도 같아 힘든 점은 없어요. 앞으로 많은 계획들을 정리하고 해결해 나가는 게 남은 숙제죠. 상품가치가 되고 사람들과 융화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작업 자체가 상상할 수 있는 게 많아요. 끊임없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며 내가 기획한 전시를 계속 만들어가겠어요.” 올해 11월 브레인 팩토리에서 열 첫 개인전을 페인팅과 영상 위주의 ‘쎌러문 창립기념 콜라보 전시’로 만들 계획에 그녀는 오늘도 바쁘다. -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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