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파워의 증대는 골프장의 높고 굳은 성차별이라는 철문을 깨고 말았다. 약 80년 동안 여성회원 입회를 금지해왔던 마스터스의 무대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지난 8월 20일 오랜 철칙을 깨고 첫 여성회원으로서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투자 은행가 다라 무어 2명의 입회를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클럽의 빌리 페인 회장은 클럽의 운영방침이 변경됐다는 사항은 코멘트하지 않고 “우리 클럽의 역사에서 중요하고 긍정적인 사건”이라고만 말했다. 남성만이 회원자격이 있다는 방침에 대한 여성들의 비판은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미국 여성위원회(NCWO)의 마사 버크 회장이 당시 골프장의 회장이었던 후티 존슨과 이 문제로 충돌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 미국의 대기업이나 일부 회원들의 반발, 막강한 여성 단체의 항의 그리고 최근에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여성 회원을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결국은 여론의 화살을 피하지 못하고 굴복해 여성회원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이번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여성회원 입회 결정은 골프계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여성들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는 아직도 여성회원을 받아들이지 않는 금녀의 클럽이 약 25개 정도 있어 계속적으로 개방 압력을 받고 있는데 이번 오거스타의 개방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일 것으로 보인다. 계속적인 개방 압력과 여성회원 증대 요청뿐 아니라 일반 골프장이 남성 위주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바꿔달라고 여성회원들이 강하게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부 골프장에서는 아직도 탈의실, 화장실, 샤워시설, 식당 이용과 티타임 배정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클럽이사회나 운영위원에 여성 참여가 당연시 될 것이다. 코스에서도 “여자가 가사일이나 할 것이지 무슨 골프냐”라고 비아냥되던 일부 몰지각한 골퍼들의 입을 막을 것이다. 이번 개방 조치로 여성 골퍼의 지위 향상이 뒤따르면서 여성 골퍼가 자연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 고객확보가 곧 경영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아는 마케팅 담당자들은 ‘여성의 날’을 늘려 잡으면서 각종 마일리지, 선물 제공 등을 통해 퍼블릭 코스의 판매 증대를 기할 것이다. 이번 오거스타 내셔널 여성회원에 대한 개방은 앞으로 골프계의 발전을 위해 참으로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2007년 골프의 성지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에 이어 이런 골프클럽의 여성 개방 바람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골프계를 비롯해 전 세계 골프장에 변화의 물결을 가져올 것이다. -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