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무더위가 잠잠해지고 날이 선선해지면서 가을을 알리고 있다. 여름철 피서를 떠난 여행객들도 많지만 바쁜 생활에 휴가를 즐기지 못한 사람들은 다가오는 추석을 기다리고 있다. 추석 때 즈음해 뒤늦은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의 마음은 부풀어 있기 일쑤여서 자칫 건강 관리에 소홀할 수도 있다. 꼭 여름철 휴가 때만 건강을 주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귀는 민감한 부위이기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귀 건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Q. 피서지에서 걸리기 쉬운 귀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나? A. 가장 흔한 질환으로는 외이도염이 있다. 대부분 (귀에) 물이 들어간 뒤 귀를 자꾸 만져서 생기는 질환으로 여름철에 제일 흔하게 발생한다. 그 외에 중이염은 귀 고막에 구멍이 있을 때 물이 들어가서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Q. 외이도염의 원인과 증상은? A. 외이도염은 대부분 귀의 방어 체계가 무너져 산도가 유지되던 외이도의 균형이 깨지고 거기에 균이 들어가서 생긴다. 증상으로는 통증이 심하고, 입을 벌릴 때나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유발되며, 귓구멍이 부으면서 귀에서 물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Q. 외이도염은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만 생기나? A. 꼭 그렇지는 않다. 물이 들어가 귀 내부가 축축해지고, 산도가 깨진 상태에서 손으로 만져 균이 들어가거나 상처를 입어서 생기는 질환이다. 귀에 물이 들어간 것만으로 생긴다기보다는 위생적이지 못한 물을 통해 귀에 균이 들어가거나 혹은 물이 들어가 산도가 깨진 상태에서 손으로 만져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쉽게 발생한다. 여름철에 습도가 높을 때, 면역체계가 약한 환자들, 당뇨나 면역억제제 같은 약을 복용하는 사람에게 더 쉽게 생길 수 있다. Q.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응급 처치법은? A. 절대로 손으로 빼내려고 하면 안 된다. 귓속으로 들어간 물은 가만히 놔둬도 별 문제가 없다. 귀 안을 면봉으로 판다든지 닦아낸다든지 그런 시도를 하는 것보다는 한쪽 발로 뛰어서 물만 털어낸다든지, 아니면 드라이어의 찬바람을 이용해 말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Q. 외이도염은 어떻게 치료하나? A. 통증이 생기고 염증이 있으면 그냥 참고 지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럴 때는 병원에 내원해서 1주일 정도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혹은 간단한 약물로 거의 치료가 된다.
Q. 귀 건강을 위한 물놀이 주의사항은? A. 잦은 샤워와 물놀이를 하면 외이도염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귀에 물이 들어가도 절대 닦아내거나 손대지 말고 털어 내거나 찬바람을 이용해 말리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 특히 만성중이염이 있는 사람은 고막에 구멍이 있는 상태에서 지저분한 물이 귀로 들어가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으니 귀 안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한다. 물놀이를 할 때 귀마개를 이용하거나, 아이들의 경우 감기나 물놀이 후 혹은 중이염을 앓고 난 후 외이도염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감기 기운이 있으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Q. 캠핑이 유행하다 보니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자는 경우도 많은데 귀에 벌레가 들어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A. 간혹 벌레가 들어가서 응급실에 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벌레가 귀 안에서 움직여 통증이 생기는 것이 흔한 증상이다. 귀에 벌레가 들어가면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불을 비추거나 약을 넣으려고 하면 벌레가 더 기어들어가게 되고 통증도 더 심해지기 때문에 꼭 이비인후과에 가서 벌레가 있는지 확인하고, 병원에서 물이나 오일류를 이용해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Q. 귀 건강관리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A. 귀는 손을 대면 댈수록 병이 잘 생기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손을 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귀가 답답하면 근처 이비인후과 가서 치료를 받거나 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 중이염 환자들은 귀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특히 조심해야 한다. 아이들의 경우, 감기만 걸려도 중이염이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귀가 먹먹하다거나 텔레비전 볼 때 음량을 계속 올리거나 귀를 계속 손으로 만지는 증상이 있으면 이경을 통해서 귀 상태를 체크한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 김성헌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